DARK CORE
브랜드마다 제품명을 만들어내는 철학이 다르겠지만, 유난히 신경 써서 만드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업체들이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가 범선 로고로 유명한 CORSAIR인데요. 시그니처 헤드셋은 좋은 착용감에 착안하여 VOID라는 단어를, 음향 성능에 집중한 제품에는 연주 분야 거장 혹은 명연주자를 뜻하는 VIRTUOSO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여 제품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마우스는 HARPOON(작살), GLAIVE(넓은 칼), SCIMITAR(언월도), SABRE(날이 휘어진 무거운 칼 혹은 펜싱 경기에 쓰이는 가늘고 가벼운 칼 / 마우스 제작 의도로 유추해본다면 후자를 의도했다고 예상해볼 수 있음), NIGHTSWORD, IRONCLAW 등 주로 무기와 관련된 단어를 활용했습니다. 마우스를 칼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주 적절한 작명이라고 볼 수 있죠.
CORSAIR 제품은 제품명으로 콘셉트를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에 요목조목 뜯어보는 입장에서 더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에 퀘이사존 본부에 입고된 마우스는 DARK CORE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어린 나이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단어 두 개가 결합한 다크 코어는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CORSAIR가 걸어 온 그동안 행보를 본다면 아무렇게나 붙인 제품명은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이미지 출처: 코펜하겐 대학교
(https://socialsciences.ku.dk/news/psychologists-define-the-dark-core-of-personality/)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심리학과 잉고 제틀러 연구진은 인간이 가진 어두운 면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존재하는데 이런 어두운 면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공통분모(D 인자)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다크 코어'라고 칭하는데요. 간단하게 축약하자면 개인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일반적인 경향(타인을 희생 시켜 목표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정말 피곤하겠지만, 승부 세계에선 무기를 휘두르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죠. 꿈보다 해몽일 순 있겟지만, CORSAIR 기술력을 끌어모아 만든 마우스라는 걸 고려한다면 얼추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CORSAIR DARK CORE RGB PRO SE는 스마트폰에 주로 활용되는 Qi 무선 충전 기능을 특징으로 했던 DARK CORE SE 마우스 사양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으로 PIXART PMW3367 센서가 PAW3392 센서로 바뀌었고, 폴렝레이트를 2,000Hz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유선 제품에서도 보기 힘든 폴링레이트를 무선 마우스가 지원한다는 사실이 놀라우실 텐데요. 2,000Hz가 실질적으로 체감이 되는가에 대한 논쟁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절대적인 스펙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는 건 최고로 만들어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사양으로는 CORSAIR 끝판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제품 특성은 이어지는 사진과 글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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