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OS GTW 270 Hybrid

aptX-LL 코덱 동글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TWS, 게임과 동영상 시청도 문제 없다!

QM깜냥
488 2438 2021.04.07 18:25



 

 

TWS, 그 편리함에 대하여


    최근 들어 TWS라는 단어 많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TWS가 정확히 무엇을 줄인 준말인지 모르는 분이 많으시더군요. 풀어서 쓰면 True Wireless Stereo로, 진짜 선이 없는 스테레오 이어폰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선이 있는 무선 이어폰이 존재한다는 걸까요? 모순되는 듯하지만, 존재합니다. 넥밴드형이라고 불리는 이어셋들이 바로 그러한 제품입니다. 왼쪽 유닛과 오른쪽 유닛이 케이블로 연결된 형태인데요. 연결 방식이 무선일 뿐, 완벽한 무선은 아닌 셈입니다. 넥밴드 이어셋은 유선 이어폰보다 음질이 떨어진다거나 목덜미에 느껴지는 이물감 등으로 인해 시장 흐름을 뒤바꿔놓지는 못했습니다. 주로, 운동용으로 사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죠. 하지만 TWS는 달랐습니다. 넥밴드 이어셋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유선 이어폰의 점유율을 아주 쉽게 가져왔습니다.

  

    그렇다면 TWS는 완벽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음질은 여전히 유선 이어폰을 따라잡았다고 하기 어려우며, 배터리 충전도 신경 써야 합니다. 블루투스를 활용하는 만큼 신호 지연 및 끊김 현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죠. 주변에 2.4 GHz 대역을 활용하는 무선 기기가 많은 환경, 예를 들면 지하철과 같은 공간에서 음성이 밀리거나 끊기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좌우 유닛끼리도 페어링이 필요한데, 신호 전송이 부적절한 공간에선 페어링이 풀리기도 합니다. 저는 초창기 TWS에 아주 큰 관심을 보이며, 꽤 많은 제품을 구매해봤는데요. 앞서 언급한 소소한 단점들로 인해 결국 유선 이어폰과 블루투스 리시버 조합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 취향과는 관계없이 TWS가 대세인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며, 앞으로도 강세를 쭉 유지할 거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컴포넌트 구분 없이 무선이 선사하는 편리함을 맛본 이들은 유선으로 회귀하는 걸 거부합니다. 그중 이어셋은 무선이 선사하는 장점이 유독 강조되는 편인데요. 케이스에서 분리하는 순간 스마트폰과 페어링 한다거나, 디바이스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결을 유지하는 등. 소소하지만, 막상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면 불편함이 느껴지는 편의성을 지녔습니다. 인간이 이런 편의성을 그냥 지나칠 리 없습니다.





    TWS 시장에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일찌감치 발을 들여놓은 덕분인지 보급이 굉장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전에 봤던 한 리포트에서는 1 스마트폰 1 TWS가 될 거라는 예측도 있을 정도인데요. 음향 전문 기업들 역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속속들이 TWS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아직까진 시장이 막 커지는 단계이며, 관련 기술이나 제조 노하우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제조사마다 특색이 뚜렷하다는 시장 특성이 있습니다. 마치 빌드 오더가 정립되지 않은 초창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흥미롭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EPOS가 새롭게 내놓은 TWS를 소개해드릴 텐데, 젠하이저와 한솥밥을 먹으며 노하우를 쌓아올린 곳이라 기대감을 안고 제품을 살펴봤습니다.



Demant와 Sennheiser, 그리고 EPOS


    젠하이저는 2003년 덴마크 보청기 회사 Demant A/S와 Sennheiser Communications A/S라는 합작 회사를 설립합니다. 이 회사는 2020년에 합작 투자가 종료되고, 엔터프라이즈와 게이밍 헤드셋 분야는 EPOS로 독립하게 됩니다. Demant A/S 산하에 있는 EPOS는 비즈니스 전문가와 게임 커뮤니티를 위한 장치를 개발 및 판매하는 오디오 회사입니다. 브랜드명인 EPOS는 라틴어와 고대 그리스어에서 파생되었으며, 서사시, 언어, 시를 묘사하는 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오디오를 통해 의사소통 방법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의미한다고 하는군요. Demant 사장 겸 CEO인 Søren Nielsen은 “EPOS 설립은 오디오 시스템과 프리미엄 사운드 경험을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독립 회사의 시작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Sennheiser Communications의 유산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EPOS 지분 100%를 갖게 된 Demant는 1904년 설립한 보청기 전문 회사입니다. 오티콘(Oticon Medical, 보청기 회사)를 비롯하여 Bernafon, Sonic, Philips HearLink, Audika, Oticon Medical, MAICO, Interacoustics, Amplivox, Grason-Stadler, MedRx,  Audioscan 그리고 EPOS 등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보청기를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가는 기업답게 단순 마이크-증폭스피커 조합이 아닌, 인지 음향(사람이 소리를 어떻게 듣는지에 대한)에 근거하여 연구를 통해 음향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젠하이저가 가진 음향적 노하우와 귀를 잘 이해하고 있는 Demant 보청기 기술이 만나서 어떤 제품을 완성했을까요?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상자를 처음 마주하고, 튼튼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검은색 바탕에 에메랄드빛 녹색으로 포인트를 줬는데요. 오른쪽 모서리 중간 부분에 천 재질로 손잡이를 마련해놓은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손잡이를 잡고 위로 올리면 상자 앞면이 열리는데, 벨크로 대신 자석을 활용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가장 위에 있는 얇은 상자 중앙에도 손톱이나 손가락을 집어넣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런 세심함 덕분에 좋은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충전 케이스와 동글, 이어폰은 완충재가 안전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워낙 꼼꼼하게 포장해둬서 배송 중에 제품이 파손되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구성은 TWS와 충전 케이스, 동글, 동글 케이스, 추가 이어 팁 세 쌍, 충전 케이블(USB Type C to A), 동글 어댑터(연장 케이블), 관련 문서로 되어 있습니다.

 

 


    동글은 USB Type-C 단자를 활용합니다. TWS에 무슨 동글이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둔 건데요. 안드로이드는 물론이고 PC,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 4와 호환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제조사인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4와 호환되는 장치는 5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언급한 바가 있는데요. 이는 GTW 270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5와 함께 사용할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일단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건 플레이스테이션 4입니다. Type-C 단자가 없는 장치라면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하는 어댑터를 활용하면 됩니다. 참고로 동글은 제품명 뒤에 Hybrid가 붙은 제품만 제공하며, 동글을 제외한 GTW 270은 30달러가량 저렴합니다. 한국에서는 Hybrid 제품만을 판매한다고 하는군요.

 

    동글 오른쪽에는 버튼이 하나가 존재합니다. 페어링 기능을 담당하는데, 제품 초기 상태는 이미 페어링이 되어 있으므로 따로 눌러줄 필요는 없습니다. 블루투스로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글 신호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연결되는데요. 이때 이어버드에서 동글과 연결됐다고 음성으로 안내합니다. 연결 전까지는 파란색 LED가 깜빡이며, 이어버드와 연결되면 보라색으로 변합니다. 


    만약 페어링이 풀렸다면, 버튼 조작을 통해 연결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이어버드를 충전 케이스에 집어넣습니다. 이때 케이스는 닫지 않고 열어 둡니다. 그다음으로 디바이스에 동글을 연결한 뒤 동글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길게 누릅니다. 그러면 페어링 모드로 진입하는데, 이때 충전 케이스에 있는 버튼을 길게 누릅니다. 빨간색과 파란색 LED가 번갈아 점등하다가 멈추면 정상적으로 연결된 겁니다.


 


 

    기본 구성품으로 동글 케이스도 제공합니다. 흠집을 예방할뿐더러 끈이 있어서 분실을 방지하는 역할도 담당합니다. 위 사진처럼 항상 근처에 두는 스마트폰이나 케이스에 결속해서 보관하면 바로바로 꺼내 쓸 수 있어서 좋더군요. 

 

    이렇게 동글을 제공한다는 건 꽤 흥미로운 일입니다. 대다수 제품이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죠. 동글로 인해 활용도가 훨씬 넓어집니다. 별도 장비를 구비하지 않아도 PC 혹은 콘솔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입니다. 또한, 저지연 방식인 aptX-LL 코덱을 활용하기 때문에 신호 지연에 대한 부분에서도 강점이 있습니다. 게임이나 동영상을 감상할 때 특히 와닿는데요. 다른 제조사는 동영상 재생 속도를 늦추는 방법으로 싱크를 맞추곤 하는데, EPOS는 전송 속도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동영상 재생 속도를 늦추는 방식은 게임에서 약점을 보이곤 하는데, GTW 270은 게임에서도 나쁘지 않은 싱크를 제공합니다. 다만, 동글 연결 방식은 블루투스 연결 방식에 비해 무선 신호를 유지하는 범위가 좁은 편입니다. 그래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기보다는 PC나 콘솔과 함께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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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버드는 검은색 바탕에 메탈 그레이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무채색 위주인 데다가 EPOS 로고가 있는 회색 부분이 메탈이라서 고급스럽습니다. 흠집이나 오염에 취약한 유광 코팅을 활용하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듭니다. 왼쪽 유닛에만 버튼 하나가 자리 잡고 있으며, 다른 제조사 이어버드처럼 터치 조작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EPOS 로고 아래에는 상태를 안내하는 인디케이터가 있으며, 오른쪽 이어버드에만 1차 마이크와 2차 마이크가 있습니다. 이외에는 부피가 큰 편이라는 점, 접점부가 다른 TWS보다 많은 점 등이 특징입니다.

 

    왼쪽에 있는 버튼은 단 하나지만, 상황에 따라 꽤 많은 기능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들을 때와 전화받을 때, 두 가지로 상황을 구분할 수 있는데요. 우선 음악 감상 중이라면 짧게 한 번 눌렀을 때 재생과 일시정지가 됩니다. 빠르게 두 번 누르면 다음 곡으로 넘어가며, 세 번 누르면 이전 곡으로 넘어갑니다. 전화벨이 울린다면 버튼을 눌러서 수신할 수 있습니다. 전화가 마무리되어 끊을 때 역시 한 번만 누르면 되고요. 스팸 전화라면 3초 정도 길게 눌러서 수신 거부를 할 수도 있죠. 조작 방법이 버튼과 터치로 차이가 있을 뿐이지, 기능 자체는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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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버드 부피가 큰 만큼 충전 케이스도 작지는 않습니다. 진회색으로 외관을 꾸몄는데, 이어버드와 마찬가지로 금속 재질감을 잘 살려서 고급스럽습니다. 열고 닫을 때 느낌 또한 굉장히 좋은데요. 최대한 열었을 때 직각을 이루며, 직각을 이루는 데까지 총 두 번 걸립니다. 열고 닫을 때 손에 전달되는 감각이 워낙 좋아서 여닫는 걸 반복하는 걸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되더군요. 케이스 뚜껑이 이어버드와 맞닿을 때 흠집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무를 덧댄 점도 마음에 듭니다. 고가 제품인 만큼 세심한 부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런 세심함부터 마지막 마감까지 흠잡을 만한 구석이 없습니다.

  

    앞면에는 남아 있는 배터리 상태를 안내하는 인디케이터를 배치했습니다. 총 다섯 개 LED가 점등하는데, 한 칸당 20%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 있는 버튼은 앞서 언급했듯이 길게 누르면 페어링 모드로 진입하며, 짧게 누르면 인디케이터 LED가 점등합니다. 연결이 꼬여서 초기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어버드를 케이스에 넣고 뚜껑을 닫습니다. 그리고 LED가 보라색으로 깜빡일 때까지 버튼을 세 번 눌러주면 페어링 목록이 삭제됩니다. 그다음 다시 페어링을 진행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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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버드 배터리 상태는 로고 부분에 있는 인디케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색과 노란색, 빨간색으로 안내하며 완충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급속 충전 기능도 있는데요. 배터리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때 15분 정도 충전하면 1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완충 기준으로 5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케이스로 이어버드를 3회 더 충전할 수 있습니다. 즉, 총 20시간 정도를 사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충전 케이스는 USB 케이블을 연결해서 1시간 45분 정도 충전하면 완충됩니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말 그대로 케이스라서 크게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만약 사용 기간이 길어져서 이어버드 충전이 잘되지 않는다면, 면봉으로 접점부를 잘 닦아주면 다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이어버드부터 충전 케이스까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만한 외관을 갖췄으며, 굉장히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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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W 270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에 의존해야 하죠. 여기에서 액티브란 별도 마이크를 통해 능동적으로 외부 소음을 제거하는 방식을 말하며, 패시브는 물리적으로 귓구멍을 틀어막아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액티브 방식은 외부 소음을 수음하는 마이크가 노후화되면서 성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서, 아직까지 완전한 기술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EPOS는 최대한 귓구멍을 틀어막는 방향으로 선회한 듯합니다. 패시브 방식은 이어 팁 크기가 아주 중요합니다. 약간에 여유를 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꽉 찬 느낌으로 착용해야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데요. GTW 270은 이어 팁이 귀 깊숙하게 들어가는 편이며 착용만으로도 외부 소음이 확 줄어듭니다.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 이후로는 아주 큰 소리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고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으로 유명한 Etymotic 이어폰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차단 성능을 구현합니다.


    이어 팁은 다른 크기로 네 쌍을 제공하며, 두 번째로 작은 이어 팁을 기본으로 장착해뒀습니다.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아서 모양이 잘 변하기 때문에 조금 더 큰 크기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기본 이어 팁이 가장 잘 맞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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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 EPOS 제공 인포그래픽


    보청기 제조사들이 음악 감성용 이어폰을 내놓은 사례는 꽤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Phonak을 예로 들 수 있겠군요. 현재는 사업을 철수한 상태지만, PFE 시리즈를 한참 판매할 때는 Etymotic ER 시리즈를 착용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이어폰은 Phonak에 직접 방문하여 청력 테스트를 진행한 뒤에 구매할 수 있었는데요. 중립적인 소리 성향과 함께 착용감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씩 꺼내서 사용할 정도로 훌륭한 제품입니다. 이렇듯 보청기 제조사들은 귀에 대한 이해가 남다릅니다. 정확히는 어떻게 소리를 듣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다 보니, 귀 구조만큼은 음향 전문 제조사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입니다. 


    EPOS도 마찬가지입니다. Demant 산하에 있는 기업답게 귀에 대한 연구를 면밀하게 진행했습니다. 표본 10만 명을 연구하여 통증을 느끼는 위치와 원인을 파악했는데요. 이 자료를 기반으로 GTW 270을 설계했습니다. 그래서 이어버드 안쪽을 보면 굴곡을 크게 형성해놨는데요. 위 사진에서 Non-flexible area는 이어버드가 닿지 않도록 했습니다. 실제로 착용해봐도 해당 부분은 붕 뜬 상태가 되더군요. 나머지 두 부분은 최대한 자극이 생기지 않도록 둥글게 마감했는데, 막 착용했을 때는 깜짝 놀랄 정도로 착용감이 좋습니다. 동료 직원들에게도 체험해보게 하니 반응이 한결같이 긍정적이었습니다. 다만, 착용 시간이 길어지면 닿아있는 부분이 뻐근해질 수 있습니다. 장시간 착용은 청력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가져줄 필요가 있습니다. 착용감 부분에선 지금껏 사용해본 TWS 중 최고였습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 자료 출처: EPOS



▲ 자료 출처: EPOS 제공, 제품 사용 설명서


    가끔 이어버드를 반대로 착용하고 불편하다고 문의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하는군요. 아마 콩나물처럼 생긴 애플 에어팟으로 인해 긴 부분이 아래쪽으로 와야 한다고 생각하신 듯합니다. 하지만 TWS 대부분은 긴 부분이 위를 향합니다. GTW 270도 마찬가지인데요. 이어 팁을 귓구멍에 삽입하고 유닛을 조금씩 돌려가며 가장 편한 위치에 정착시키면 됩니다. 닿는 면적이 좁으면 좁을수록 좋은 위치입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퀘이사존이 운용하는 장비는 이어폰을 측정할 때 한계가 있습니다. 이어폰 측정은 이어 팁 재질과 크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이어 팁의 삽입 깊이에 따라 저음역과 고음역의 양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측정한 뒤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8k 이후로는 신뢰도가 떨어지므로 이 부분은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헤드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이어폰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젠하이저와 함께한 시간 덕분일까요? 토널 밸런스를 젠하이저가 제조한 이어폰과 비슷한 성향으로 세팅했습니다. 저음부 양감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며, 이로 인해 소리가 묵직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단하기보다는 살짝 퍼지는 저음이라서 소리에 따듯한 기운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중음역도 나쁘진 않습니다. 저음역 양감으로 인해 아주 말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스킹 현상이 크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고음역으로 향할수록 양감이 줄어들어서 해당 음역대를 주로 활용하는 악기나 보컬이 살짝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고음역은 중음역, 저음역과 비교했을 때 양감이 부족합니다. 중고음역의 연장선으로 보컬과 목관악기 소리가 무언가에 가려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8~10 kHz 부근에 있는 피크로 인해 심벌즈와 같은 높은 음을 내는 악기 소리가 다소 거칠게 들릴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종합하자면, 전체적으로 따듯한 느낌을 주며, 특정 악기 소리를 제외하면 편안한 소리를 내줍니다. 음악을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다는 느낌이 덜했습니다. 인도어보다는 아웃도어에서 강점을 발휘할 만한 세팅이며, 힙합이나 EDM을 듣는 분들에게도 잘 어울립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젠하이저 이어폰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좌우 편차가 없다시피 해서 음상音像 성능 부분에서 굉장히 훌륭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 정도 좌우 편차라면 선별 작업을 진행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이크를 사용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마이크는 오로지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만 작동하는데요. 동글 연결 방식을 택할 경우 핀 마이크나 PC용 콘덴서 마이크 등 외부 제품을 활용해야 합니다. 이는 aptX-LL 코덱을 활용하는 동글 특성이라고 하는데요. 서드파티 블루투스 동글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으나, 신호 전송 속도나 품질 면에서 저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처럼 내장 마이크가 있는 디바이스는 내장 마이크가 기본 마이크로 지정됩니다. 


    TWS는 구조상 헤드셋처럼 고품질 마이크 성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른쪽 유닛에만 1차 마이크와 2차 마이크가 존재하는데요. 2차 마이크는 주변 소음을 걸러내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위 녹음 자료를 참고하시면, 목소리가 살짝 멀리서 들려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품질 자체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지향성 마이크를 활용하기 때문에 주변 소음을 잘 걸러내준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즉, 주변 환경이 시끄러운 상황이라면 목소리를 구분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는 TWS 이어폰이라면 대부분 해당하기 때문에 단점으로 꼽기는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반대로 주변이 어느 정도 조용한 상황이라면 보이스 채팅 및 통화 용도로는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소프트웨어로 음성 안내 언어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도 지원하는군요. 칼럼 작성일을 기준으로 헤드셋 펌웨어를 정상적으로 업데이트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데이트 가능' 문구가 사라지지 않는데요. 이는 소프트웨어 버그입니다. 업데이트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게 맞으며, 해당 문제는 추후 소프트웨어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마이크 관련 메뉴는 지원하지 않으며, 소리 부분은 제한적으로 기능을 제공합니다. 9 밴드 EQ 조절이 가능하며, EPOS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EQ 프리셋으로도 변경할 수 있습니다. EQ는 꽤 잘 반영하는 편인데요. 아래 비교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글 연결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때 가장 큰 장점은 가상 7.1채널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단락을 별도로 구성하여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EQ 비교: flat vs. ESPORTS(TREBLE) preset


 




    이어폰/헤드폰에 흔하게 쓰이는 공간감이라는 단어는 사실 정위감1)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합합니다. 정위감을 넘어서는 공간감을 느끼도록 시도한 게 바이노럴, 입체 음향 등입니다. 지금부터 강성훈 음향 공학 박사가 출판한 음향 관련 도서 내용을 인용하여 공간감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간략하게 언급해보겠습니다. 다소 따분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입체 음향을 구현하는 방법과 매우 밀접해서 최대한 간략하게 요약하겠습니다.

1) 정위감: 악기나 보컬 이미지가 정확하게 위치하고 깨끗하게 그려지는 사운드 스테이지 특성  


    첫 번째로 소리 크기 차이로 인한 거리(원근)감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로, 소리가 클수록 가깝게 느껴지고 작을수록 멀게 느껴집니다. 가까운 경우 저주파~고주파까지 명확하게 들리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고주파가 감쇠되어 버리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이 거리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두 번째로 두 귀가 떨어져 있어서 느낄 수 있는 방향(정위)감입니다. 특정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 사이에 있는 머리가 장애물 역할을 하게 되어 시간차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단서가 되어 방향감을 자각합니다. 다만, 주파수 파형이 장애물 역할을 하는 머리보다 큰 경우 단서를 알아채기 힘들게 되어, 마찬가지로 저음보다는 고음이 공간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접음으로 인해 느껴지는 확산감입니다. 굽은 길이나 온갖 구조물 등에 반사되어 전달되는 간접음은 소리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합니다. 그 대신, 공간에 대한 상상을 하도록 만들어서 공간감 자각에 도움을 줍니다.


    귀만 공간감 형성에 기여하는 게 아닙니다. 일정한 크기 소리라도 시각적으로 다른 물체보다 가까워 보인다면 더 크게 들리는 듯한 심리적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연구 사례가 있는데, 한 명도 빼놓지 않고 가까운 물체에서 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입체 음향이 음원보다 게임이나 영화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TWS가 가상 다중 채널을 잘 구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라운호퍼가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프라운호퍼는 집적회로 연구소로 오디오 및 미디어 기술, 영상 시스템, 에너지 관리, IC 설계 및 설계 자동화, 정보통신시스템, 측위, 의료기술, 센서 시스템, 안전 보안 기술, 공급망 관리, 비파괴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이번 테스트는 홈페이지에 있는 'HTML5 AAC Audio Playback Tests - Multichannel' 항목에서 가장 밑에 있는 7.1채널 식별 음성 파일을 기반으로 Gaming Suite 설정을 변경하며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EPOS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EQ 프리셋에 따라 가상 7.1채널 성능이 미묘하게 차이 납니다. 그래서 총 세 가지 상황을 가정하여 테스트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EQ를 적용하지 않은 상태와 MOVIE 프리셋은 느낌이 비슷합니다. 프런트Front 소리가 눈앞에 있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사이드Side와 비교했을 때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리어Rear는 뒤통수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방향감이 정확한 편입니다. 거리감 또한 훌륭합니다. 이보다 더 명확하게 방향감을 구현하는 건 ESPORTS(TREBLE) 프리셋이었습니다. 다른 부분은 비슷합니다만, 프런트에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거리감도 훌륭했는데요. 이 덕분에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알아채는 게 수월했습니다. 진동판 위치가 고막과 가까운 TWS라는 걸 고려한다면 꽤 좋은 성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특색이 뚜렷한 TWS, 그 시작점엔 동글이 있다

    시중에 흔한 TWS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모양 자체가 아주 독특한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세밀한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애초에 동글을 제공하는 제품은 흔하지 않습니다. 동글을 제공함으로써 호환성 측면에서 큰 이점이 생겼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USB 출력을 지원한다면 GTW 270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TV에 있는 USB 포트는 입력만을 지원할 확률이 높아서 잘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호환이 가능해서, 범용성이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aptX-LL 코덱을 활용해서 지연 속도까지 신경 썼는데요. 이로 인해 유선 이어폰만큼은 아니지만, 게임이나 동영상 시청 시 어색한 느낌을 최소화했습니다. 


    뚜렷한 특색과 함께 탄탄한 기본기도 이 제품이 가진 강점입니다. 소리 세팅은 워낙 주관이 강력하게 개입하는 부분이라서 좋다 나쁘다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GTW 270은 플랫함과 거리는 있지만, 기존 젠하이저가 선보이던 이어폰과 같은 길을 걷는 소리 성향입니다. 착용감만큼 소리가 편안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외부에서 주로 활용하는 TWS라는 걸 고려한다면 저음 양감이 많은 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확하고 날카로운 소리 성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소 불만족스러울 순 있겠습니다. 제가 주목한 부분은 좌우 유닛 간 균형입니다. 측정 오차를 고려한다면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인데요. 이로 인해 음상이 굉장히 정확한 편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충전 케이스에서 이어버드를 꺼냈을 때 스마트폰과 페어링 하는 속도,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등 사용하면서 만족스러운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 GTW 270이 가진 최대 강점은 착용감

    최근 출시하는 고가형 TWS는 대부분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합니다. 반면에 GTW 270은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액티브 방식은 앞서 설명했듯이 성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 외 미세한 노이즈 등 자잘한 단점 등으로 인해 ANC에 대한 환상은 이미 깨진 상태인데요. 어찌 되었든 간에 기능은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무조건 좋습니다. 이 지점은 분명 GTW 270이 가진 최대 약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의식했는지 강력한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귓구멍 깊이 이어 팁을 삽입하는 Etymotic ER 시리즈 급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보여줍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위에서도 알아봤듯이 10만 명을 조사한 데이터베이스를 기준으로 최대한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형태로 이어버드를 설계했으며, 동시에 이어 팁이 귓구멍에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테스트를 위해 일부러 장시간 착용을 해봤는데, 제 기준으론 3시간 정도까지는 통증 없이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4시간 정도 되니, 이어버드가 닿는 부분이 살짝 뻐근해지더군요. 지금껏 사용해본 TWS 중에는 최고 수준입니다. 동료 직원들도 착용감에 놀라움을 표했으니, GTW 270이 가진 최고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TWS는 편의성을 위해 일부를 포기하는 제품입니다. 그만큼 편리함을 느끼도록 만들기 위해 많은 제조사들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 편의성의 완성은 착용감일 겁니다. 

    지금까지 QM깜냥이었습니다.




댓글 반응 중 이어버드 블루투스 버전을 4.2로 오해하시는 듯하여, 다시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이어버드 블루투스 버전은 5.1이 맞으며, 동글 블루투스 버전이 4.2입니다. 즉, 스마트폰 등에 블루투스 방식으로 연결한다면 5.1 버전을 활용합니다.


* 블루투스 5는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사물 인터넷(IoT)이 타깃입니다. 송수신 거리와 속도 등에서 차이가 있으며, 블루투스 4.2와 5 사이에 음질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블루투스 버전보다는 코덱이 음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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