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받은) 후기 그리고 그걸 나눔(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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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나눔(받은) 후기 그리고 그걸 나눔(한) 후기 SWAT 24 5517 2023.10.05 22:54

구구절절 긴 이야기입니다. 먼저 나눔 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아래에 이야기들은 모두 당사자들에게 허락을 받은 이야기들입니다. ----------------------  모든 개개인이 다 사연을 가지고 있 듯. 저 역시 못 다 이룬 꿈을 가지고 그래도 마음에 품고서 사는 아조씨 입니다. 꿈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일을 하며, 정신이 피폐해진 채로 오늘도 달은 벌써 모습을 감췄구나..생각하며 밤 늦은 퇴근을 하면, 다음날 새벽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도. 얼마전까진 꼭 키보드 커스텀은 하고 잠들곤 했었습니다.   엉뚱하지만, 저는 그래야 "내가 살아 있구나,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ㅎㅎ 비싼 커스텀도 아니고. 그냥 저가 키보드들을 사서. 종이 테이핑도 해보고.. 어떤게 소리를 더 잘잡아 주나.. 싶어 문풍지부터 다이소 발패드 까지 넣어도 보고.. 하는 커스텀이라 부르기도 뭐 한 커스텀 이었지요 ㅎㅎ  .... 저도 넉넉과는 영 거리가 멀지만. 후배가 일하는 청소년 센터에 자원봉사를 해오곤 했었습니다. (절대 공식적인건 아니고.. 사실 후배한테 놀러 갔다가 제가 그래도 조금은 더 아는 부분을 공유해주고.. 저 배고픈데 옆에 지나 가길래 같이 맛있는거 먹고 하는 정도.. ) 당연 할 수도 있지만 참 다양한 사연을 가진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 그 중 한 학생은 참 격이 없는 놈이더라구요. 항상 하는 말이.  " 제가요? " " 왜요 ? " 였습니다.  학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학생 어머니는 일찍 도망 가셨고 아버지에게 자존심만 깎이는 말과 행동을 당하며 살아왔는데. 고등학생이 되다보니. 어느날 보니 자기가 아버지를 이기더랍니다. 그래도 본인은 기쁨보단 '아.. 아버지도 이제 나이가 드셨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학생의 아버지께서는 마치 왕좌에 도전당한 리더 사자 처럼, 폭행이 너무나 심해졌고. 저번 겨울 그래서 집을 나왔답니다. 몇 푼 안되는 돈으로 찜질방을 전전하다..  그러다..  밥도 준다 하고 숙소도 준다 해서  청소년 센터에 들어왔다고 하더라구요. 얼마 뒤, 저와 몇 번 얼굴을 보고서 신경쓰이게 챙기진 않고, 무심한 듯 툭툭 대화를 건네주니. 어라, 스스럼 없이 대화를 잘 받아 줍니다.  조금은 친해지고, "야 너도 피씨방 같이 갈래?" 하게 되고.. 게임 이야기 하게 되고.. 뭐 남자들이다 그렇지요( 형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어릴때 부터 해왔어" 라고 했더니 "아 좀비모드! 저도 잘해요" 라고 하길래 나의 카스는 그런게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다시는 상대 안해야지.. 생각 한 적도 있긴 하지만요.. ) 아.. 이 아이는 그게 무엇이든 간에 보고 배울, 어른을 필요로 하는구나. 싶더라구요. 그러다. 후배가 틈틈히 공부하는 파이썬을 보더니. 오 너무 멋지답니다. 그 말에, 관심도 없는 후배에게 커스텀 키보드에 대해 제가 열변을 토할적에. 눈도 ○ 모양, 입도 ○모양으로  ○ 0○ )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던게 생각이 나서.. 키보드 하나를 선물해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한때 코딩하시는 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닌가..) 키크론에 폼떡도 하고 윤활도 해주고 엄청 공들여 준비를 했는데. 아뿔사. 분해도중 "ㅇ"키가 하나 사라지고 없더라구요.. 그래서 키크론에 구매를 하고싶다고 연락 했었는데. 국내 정품임이 확인이 되었지만, 공식 스토어에서 구입하지 않은 제품은 해당 서비스가 불가 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알리 키캡을 사서 끼워 줄까.. 싶다가도, 외관은 정품 그대로 오롯이 주자 싶은 마음에. 새 키캡 세트를 사려하니 오우.. 이건 또 가격이 뭔가아쉽고.. 그래서 키마게에, 키크론 K8 키캡 사용 안하시는 분 계시면 구매 하고 싶다고 글을 올렸었습니다. 그 때 한 분이 선뜻 나눔을 지원해 주셨습니다. <img src="https://img2.quasarzone.com/editor/2023/10/05/13903fefd81046e7f458454993117186.jpg" alt="퀘이사존" style="width: 50%;"> 감사하게도 너무나도 깔끔한 새제품이었고.  몸이 아픈 곳이 있어 병원 신세를 지느라 전달도 조금 늦었지만. 그 친구가 선물 같은 선물은 처음 받아 본다며 아랫 입술을 꽉 깨무는걸 보자니. 나눔해 주신 분 저는 먼저 떠 오르더라구요. 보셨으면 저보다 더 기뻐해주셨을 것 같습니다. 선물 전해준 곳도 제가 누워 있는 병실이라 전달식 사진도 없지만. 다시 한 번 나눔해 주신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영화 에반 올마이티 속의 한 대사를 참 좋아 합니다. <img src="https://img2.quasarzone.com/editor/2023/10/05/374caac635f50f6403685a51498c941a.png" alt="퀘이사존"> 영화 속에서 '신'인 고든 프리먼 할아버지가.에반 벡스터에 본인이 그렇게나 일구어 내라던 Ark(방주)의 속 뜻을 영화 끝에서 말해주죠. 그 Ark는.. "Act Random Kindness"즉 "아무 대가 없이 일상 속에서 베푸는 작은 친절의 마음" 이었다구요. 그 친구에게도 이 말과 함께, 키캡을 너를 위해 같이 보태주신 분도 계시다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 친구는 입술을 더 꽉 깨무는것 같았구요. 계속 병원에 누워 있던 터라 나눔 받은 걸 인증 해야하는데.. 인증 해야 하는데.. 라며 과업같이 느껴졌는데.. 이제서야 뒤 늦게. 주절주절. 사진도 제대로 없는 인증글 적습니다.    키캡 나눔 해 주신 선생님. 선생님 덕분에 그 친구도 행복했겠지만 저도 너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일상 속 베푸는 마음 덕분에. 여럿이 행복해졌습니다.

SW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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