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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12:43
키보드 수집이 취미인 분께 어느날 여분의 키캡을 받았습니다.쌓아놓은게 하도많아서 개중 하나 선물로 주겠다고 하여 덥썩 받았습니다.막상 받아보니 이걸 교체할만한 키보드가 없더랍니다.그렇다고 키캡갈이에 취미가 있지는 아닌지로 그대로 창고행이 되어 몇 달을 보관하고 있었는데,또 우연히(?)이번엔 컴퓨터 부품을 수집한 분께 키보드를 받게되었습니다.정말 이상한 우연인고로 본체는 존재하는데 키캡은 어디갔는지 단체실종돼서 쓸모가 없어졌답니다.이 녀석도 덥썩 받았습니다.
그렇게 받은 커세어 K70 입니다. "정발" 커세어 K70 입니다.정발을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다.멋모르고 받았는데, 온갖 애로사항이 뿜뿜 튀어나올 줄은,이때까진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커세어 네 이놈!허나, 저 사진을 찍고 있을 당시에는 순진무구하였기에장착 전 세족식 마냥 깨끗하게 키보드를 한 번 닦아주고기분좋게 새 키캡 박스를 뜯어 윗줄부터 하나씩 끼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하지만 문제는 맨 아랫줄에서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오잉?? 이거 맨 아랫줄 배열이 왜 이렇다냐???그간 써왔던 키보드들을 생각하며 키캡을 꽂는데 스페이스바 양옆으로 키캡이 뭔가 더 많더랍니다.필시 좌한자 우한영 이 간악한 녀석들을 커세어는 배려랍시고 알박기시켜둔 것이 분명했습니다.아니 커세어 형...
이러면 나중에 키캡 갈 때 어떻게 하라고 이래 맹글어논거야...
출처: 검은동네
이 괴상한 배열의 정체를 찾아 인터넷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열심히 뒤져보니이 "정발" 커세어 K70 키보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놓으신 분이 계셨습니다.요컨데 정리하자면,"옛날에 출시한 구형 정발 커세어 키보드들은 다른 동네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도 없는자신들만의 독창적인 키보드 배열을 사용한다."그런 것이었습니다.제 옛날 고등학교 선배의 표현을 감히 빌려 인용하자면, 커세어 이 놈들은 참 "창의적인 개쉐이"였음이 분명했더랬습니다.하지만 안 선생님,저는 농구가, 아니 키보드를 쓰고 싶은 걸요...
그래도 세상이 무심한 것은 아니었는지알리에 들어가니 이 요망한 4.5u 스페이스바 키캡을 파는 판매자가 딱 하나 나오더랍니다.오 지쟈스! 없던 신앙심이 불쑥 나옴과 동시에좌한자, 우한영 두 놈에게도 끼워줄 무각 키캡도 같이 구매해줬습니다.모든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이제 정발 커세어 K70은 꽉찬 키캡 배열과 함께 그 위용을 자랑할 것이며그 위에서 스타인웨이 건반을 두드리는 피아니스트마냥 현란하게 뻘글을 작성하고 있을 제 모습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그러면 된 것이었습니다.그래야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아니 왜!!!!도당체 커세어 문제인지 키캡 제조사 문제인지 모를,아니 애시당초 이건 이런 키보드를 만든 놈들이나 이런 키캡을 팔 생각을 하는 놈들이나양쪽의 쌍방과실이라 해야 이치에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와 어떻게 이런 일이?여튼 이 맞지 않는 스태빌라이저 구멍 때문에 일은 배로 늘어났습니다.일단 들어맞지를 않으니 가운데 거 빼고 좌우 두개는 잘라버렸습니다.이대로 쓰면 되지 않음? 하는 분들은지금 당장 쓰는 키보드의 스페이스바를 적출하고 그 아래 철심을 뺀 다음에 다시 껴보기 바랍니다.아래 문구가 절로 나올 겁니다."아, 내가 잘못했구나!"
이젠 모르겠고, 그저 컴퓨터로 스케치업을 킬 뿐이었습니다.키보드 좌우 스태빌라이저 간격과 키캡 구멍 직경을 대충 버니어캘리퍼스로 잽니다.거리가 딱 떨어지는게 아니라 0.0mm 단위로 나오는게, 이것조차 참 근본이 없구나!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누구를 탓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신제품도 아니고 출시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판에이미 온라인 바다 속엔 미리 정발 K70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신 무수한 선지자들이 가득했습니다.저는 그만 깨닫고 말았습니다.이건 면밀히 살피지 못한 나의 죄가 분명하다. 결국 내가 오롯이 감수해야하는구나!사용자에게 깨우침을 주는 브랜드, 이런 브랜드가 또 있을까요?커세어 사장은 최소 싯다르타의 제자 중 하나의 환생임이 분명합니다.아직도 열반에 들지 못하다니, 괘씸하다 데바닷타!
막상 뽑아보니 원채 얇아 출력 시간도 별로 안 걸립니다.
수치만 대충 입력해서 만들었는데 한 번에 딱들어 맞습니다. 완전 럭키잖앙?방금까지 신나게 욕해놓고 이런 모먼트에 다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이런걸 커세어적 사고인가 뭔가 하는건가? (아님)
끼워보니 생각보다 더 괜찮습니다?좌우 끝을 눌러도 슥삭하고 잘만 들어갑니다.이야 내가 만들었지만 진짜 어떻게 한거냐.
칙칙한 올블랙 키캡에서휘황찬란 총천연색 카-라 키보드로 재탄생한 커세어 K70 입니다.진짜 이거 보여주려고 지금까지 어그로끌었다.그렇게 ㅎㅎ 유감, 하고 끝날 뻔한 정발 커세어 K70 복구 대작전은 이렇게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사실 이렇게 만들어놨지만 지금 쓰는 키보드는 또 따로 있어서 이대로 다시 장롱행이 되어버리긴 했지만,그래도 언젠가 꺼내 쓸 일이 다시 생기지 않을런지? 추후를 기약하며 이만 마무리해봅니다.
그럼
*이 글은 커세어 K70으로부터 소정의 분노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행성: 명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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