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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elSeries RIVAL 5
다재다능한 멀티 장르 게이밍 마우스
'한 권으로 끝내는 영단어', 'All-in-One 행정법' 등과 같은 수험 서적을 한 번쯤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이러한 책으로 직접 공부해보신 분들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결코 한 권만으로 공부를 끝낼 수 없다는 걸 말이죠. 저자와 출판사가 거짓말을 한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올인원 타이틀을 달고 내놓은 책을 보면, 수험에 필요한 모든 이론을 잘 정리해놨습니다. 다만, 수험생은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입장이라서 이론을 단번에 체화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기출문제나 O/X 퀴즈 등을 풀어보면서 약점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그러고 나서 다시 올인원 참고서를 펼치면 엄청난 도움을 받게 됩니다. 즉,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책이 가치가 극과 극으로 갈리게 되는 겁니다.
전자기기 중에도 올인원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용도가 다양한 만큼 잘 활용한다면 높은 가성비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깃이 명확하지 않은 제품은 용도가 모호해질 때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참고서처럼 사용자에 따라 제품이 가지는 가치가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제품들은 명확한 용도를 산정한 뒤 구매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틸시리즈가 내놓은 RIVAL 5도 그러합니다. 'Versatile', 다재다능함을 내세운 이 제품은 다양한 장르를 한 번에 아우르는 걸 목표로 설계했습니다. 과연 스틸시리즈가 의도한 거처럼 다양한 장르를 즐기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제품일까요?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RIVAL 5 제품 상자는 뚜껑을 여는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 개봉할 때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아서 선호합니다. 또한, 이 방식은 상자를 두껍게 만들기 때문에 제품 보호 측면에서도 좋습니다. 상자 외관은 스틸시리즈가 주로 활용하는 주황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회색과 조합하니 저희 퀘이사존과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구성품은 RIVAL 5 본품과 관련 문서로 단출합니다. 추가 테플론 피트를 제공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경량화 추세가 자리 잡음에 따라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은 케이블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선이 무겁고 뻣뻣하면 본체를 가볍게 만들더라도 체감 무게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낙하산 줄이라고 불리는 파라코드를 채용한 마우스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RIVAL 5는 파라코드 케이블보다는 조직이 촘촘한 편입니다. 그래서 유연성이나 무게 측면에선 다소 불리함이 있지만, 내구성은 더 좋을 확률이 높습니다. 내구성도 중요한 요소이므로 적절한 선에서 잘 타협한 케이블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대칭형 마우스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튼부 왼쪽이 높고 오른쪽 끝으로 향할수록 높이가 낮아지는 형태입니다. 확실한 비대칭이 아니라서 다소 애매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부피 자체가 커서 그런지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립감에 및 그립 방법에 대해선 별도 단락으로 조금 더 자세하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색을 바탕으로 흰색과 반투명 플라스틱 그리고 은색 버튼이 밋밋함을 떨쳐내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옆면에 있는 은색 버튼은 기능적으로도 역할을 담당하지만, 외형적으로도 중요한 포인트 요소입니다. 검은색에 은색이 조합되면 왠지 고급스러운 느낌이 배가 되는데, RIVAL 5도 마찬가지입니다. 표면은 오돌토돌하게 마감하긴 했으나 미세한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손에 닿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는데요. 지문 등 오염에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스틸시리즈는 언제나 표면 코팅이 참 좋습니다.
RIVAL 5는 왼쪽 옆면이 가장 중요합니다. 외관상 버튼은 4개지만, 사실상 5개로 봐야 합니다. 가장 상단에 있는 버튼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스위치 두 개를 누릅니다. 마치 틸트 휠처럼 말이죠.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사용하다 보니 꽤 편한 요소였습니다. 앞쪽에 있는 은색 버튼은 누르기가 살짝 어려웠는데, 제 손이 작은 탓도 있을 겁니다.
▲ 사용 예시(출처: SteelSeries 공식 홈페이지)
버튼은 총 9개이며, 메인 버튼은 변경할 일이 크게 없을 겁니다. 주로 휠 버튼이나 옆면 버튼을 커스터마이징하게 될 텐데요. 막상 어떤 기능을 활용해야 하는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스틸시리즈가 제안하는 방법을 활용해보고 난 뒤, 불편한 부분이 있을 때 변경해서 사용하는 방법을 써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메인 버튼에는 Golden Micro IP54 스위치를 탑재했습니다. 스위치 색상이나 사양을 보면 Aerox 3 Wireless 마우스에 탑재한 스위치와 같은 부품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요. TTC가 제조했으며, 방진 기능이 있어서 먼지가 유입되는 걸 방지합니다. 그래서 클릭 보증도 8천 만회로 굉장히 수치가 높습니다. 마우스 버튼은 내구성을 높일수록 클릭 압력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TTC 골든 스위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클릭 압력이 낮아서 손가락이나 손등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며, 반발력도 좋아서 반복 클릭이 수월합니다.
스틸시리즈가 공개한 사양표를 보면, LED가 10개 영역에서 점등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휠과 로고에 각각 하나씩, 상판 양쪽에 총 8개 LED 모듈이 배치된 듯하군요. 그래서 LED 전환 효과가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광량이 강한 편이라서 색감 또한 또렷합니다. 기본 효과도 멋있지만, 소프트웨어로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해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최근 출시하는 마우스는 최대한 간결하게 외형을 설계하는 편인데, RIVAL 5는 대척점에 있는 마우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화려한 마우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제품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실 겁니다.
손 크기가 비슷하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모양이나 마우스를 쥐는 습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달하는 내용이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저는 위와 같은 손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클로 그립을 활용해서 마우스를 쥐는 편입니다. 물론, 마우스 모양과 무게에 따라 쥐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무게는 약 88 g으로 측정됐습니다. 비대칭형이고 부피가 꽤 큰 편이라서 팜 그립이 가장 편했는데요. 무게가 아주 무거운 편은 아니라서 클로 그립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핑거 그립은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는데요. 부피와 무게도 한몫한 건 사실이지만, 결정적으로 옆면 버튼 조작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선 엄지손가락을 정위치에 올려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손에 힘을 최대한 빼는 핑거 그립은 마우스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텐데, RIVAL 5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스틸시리즈다운 그립감을 제공하는 마우스입니다.
소프트웨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GG라는 걸 다운로드한 후 설치하면 됩니다. 그 후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내부 탭에 Engine이라는 항목이 있을 텐데요. 이를 통해 마우스 설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Engine이 좋은 점은 기능과 조명으로 굉장히 간결하게 탭을 구분해놓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목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지 않아도 됩니다. TrueMove Air 센서를 활용하기 때문에 LOD는 설정할 수 없지만, 각도 스내핑(직선 보정)이나 가속/감속 등을 꽤 세밀하고 조정할 수 있습니다. 타사 소프트웨어 대비 스틸시리즈가 내세울 수 있는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또한, CPI(DPI) 수치를 키보드 숫자 버튼으로 입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분류하고 싶군요. RIVAL 5는 버튼이 주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Engine을 통해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 익숙함과 다재다능함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주로 즐기던 저는 버튼이 많은 마우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앞뒤 버튼이 없는 대칭형 마우스를 선호했죠. 하지만 게임 장르 편식을 하지 않게 되면서 버튼이 많은 마우스에 대한 의의를 깨닫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버튼을 빼곡하게 배치한 마우스는 적응하지 못하고 있긴 합니다. 다행스러운 건 RIVAL 5는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차이점이 있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요? 아무래도 엄지손가락을 올려두는 그립부 차이가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숫자 버튼이 많은 마우스는 옆면을 버튼으로 가득 채웠기 때문에 그립감이 다소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RIVAL 5는 일반 마우스처럼 버튼을 배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질감이 덜 합니다.
물론, 그립감을 유지하기 위해선 버튼 수를 타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스틸시리즈는 단 두 개 버튼만 추가할 수 있었는데요. 그중 하나를 틸트 방식으로 처리하여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이 버튼은 엄지손가락을 위아래로 쓸면서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앞부분에 있는 은색 버튼은 손가락이 잘 닿지 않아서 활용이 쉽지 않았는데, 클로 그립으로 바꿔 쥐니 한결 편했습니다. 손이 큰 분이라면 팜 그립을 활용하더라도 쉽게 누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용자 성향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만, 이 버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게임 주요 기능을 매핑한다면 AOS(MOBA)나 FPS 장르까지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거로 예상합니다. 다만, MMORPG 장르는 게임에 따라 버튼 수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트렌드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방법
최근 추세는 누가 뭐라 해도 무선화와 경량화입니다. 제조사들은 그중에서 경량화에 조금 더 힘을 쏟고 있는데요. RIVAL 5도 이 추세 속에 포함된 마우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88 g이나 되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시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부피가 크고, 화려한 조명을 갖췄습니다. 게다가 버튼도 많죠. 이런 사양을 가진 마우스 중에 이 정도로 가벼운 마우스가 있었던가요? 개인적인 욕심으론 조명까지 과감하게 제거하여 조금 더 가볍게 만들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막상 전원을 연결하면 외형 만족도가 높아서 이러한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이렇듯 RIVAL 5는 많은 부분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제품입니다. 무작정 트렌드를 따르기보단 본인들이 가진 철학을 녹여내려는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지금까지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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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시리즈 라이벌 5 게이밍 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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