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도배하는 소식들이 있다. 마이애미 히트의 야니스 아데토쿰보 영입이나 플로리다 팬서스의 브래디 트카추크 영입을 말하는 걸까? 둘 다 필자에게는 큰 의미가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별로 안 그럴 것이다. 정말로 모두가 신경 써야 할 문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붐으로 인한 메모리·스토리지 칩의 극심한 공급 부족이다.
애플, 더 이상 TSMC의 1위 고객 아니다 믿기 어렵지만, 애플은 더 이상 TSMC의 최대 고객이 아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더 큰 빅테크 기업, 바로 엔비디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AI 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엔비디아의 놀라운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 AI 가속기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을 적층한 최적화된 GPU로, 막대한 양의 AI 데이터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엔비디아는 TSMC 매출의 약 19~22%를 차지하는 반면, 애플의 비중은 18% 수준이다. TSMC가 여전히 애플을 위해 더 많은 칩을 생산하고 있긴 하지만, 엔비디아의 칩은 워낙 복잡해서 단가가 한 개당 3만~4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와 낸드 스토리지 칩 수요 폭증, 스마트폰용 칩 가격까지 끌어올려 AI 데이터센터용 HBM 칩과 낸드 데이터 칩에 대한 현재의 막대한 수요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각각 메모리와 스토리지 칩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어렵게 물량을 구하더라도, 가격은 종종 크게 치솟은 상태다. 이는 경제학 기초 수업이나, 드라마를 통해서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한 수요-공급 원리다.
메모리·스토리지 칩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관련 부품 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애플은 백악관에 ChangXin Memory Technologies(창신메모리, CXMT)라는 회사로부터 메모리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CXMT는 중국 최대의 메모리 칩 제조사로, 바이든 행정부 국방부에 의해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되어 중국 군사 기업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상태다.
애플, CXMT로부터 칩 구매 자체는 가능하지만 정치적 이유로 허가를 구하는 것 쉽게 설명하면, CXMT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요 군사 조직인 인민해방군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애플이 CXMT로부터 칩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며, 단지 해당 기업과의 거래에 문제가 없도록 백악관의 승인을 미리 받아두려는 것이다.

애플, CXMT로부터 메모리 칩 구매를 위해 백악관 승인 요청 | 이미지 출처: CXMT
지난해 미국 상무부는 CXMT를 화웨이와 같은 제재 대상 기업 목록(Entity List)에 올리려 했다. 만약 이 조치가 실제로 시행됐다면, 미국 기업들은 상무부의 승인 없이는 해당 칩 제조사에 제품,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급할 수 없게 됐을 것이다. 당시 행정부가 중국과 협상 중이었기 때문에 상무부에 CXMT의 제재 대상 기업 목록에 추가하는 것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아이패드·맥북 등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애플 애플이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부분은 미 국방부와의 거래다. 미 국방부는 중국 군사 기업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의 부품을 사용하는 제3자 업체로부터 제품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이 한 달여 전 트럼프 행정부에 요청한 내용은, 메모리 칩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CXMT로부터 메모리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것이다.
지난주 애플은 아이패드와 맥북 등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이는 CEO 팀 쿡이 메모리·스토리지 칩 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직후 나온 조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