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폰의 배터리를 담당하는 삼성SDI가 2027년 말까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소식은 오늘 한국 일간지 중앙일보를 통해 처음 보도됐다.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이 새로운 배터리의 주요 적용 분야는 전기차, 로봇, 그리고 모바일 기기다. 즉, 다음 갤럭시폰에서 며칠씩 가는 배터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내년 등장한다 
삼성 SDI 부사장 겸 전고체 배터리 생산 개발 그룹장인 김은하. | 사진 출처: 삼성 SDI
삼성은 거의 10년 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왔다. 2017년에는 2세대 후 갤럭시 스마트폰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이 지나도록 "꿈의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폰은 나오지 않았다.
- 삼성 SDI는 현재 해당 기술을 개발 중이며,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 글로벌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샘플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며,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김은하, 삼성SDI 부사장 겸 전고체 배터리 개발 그룹장-
최근 삼성SDI가 전기차와 로보틱스 분야의 잠재 고객사들에게 현재 개발 상황을 직접 공개했고, 이들이 진행 상황과 목표 양산 시기에 모두 만족을 표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상황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가 무엇이고, 왜 "꿈의 배터리"인가? 
고체 배터리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가격은 그중 하나가 아니다. | 이미지 출처: PhoneArena
전고체 배터리의 장점은 여러 가지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높은 에너지 밀도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리튬 금속 음극과 더 얇은 설계가 가능해져, 더 작고 가벼운 배터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두 번째로 큰 장점은 더 빠른 충전이다. 고체 전해질의 높은 이온 전도성과 우수한 열 관리 덕분에 충전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져, 잠재적으로는 단 몇 분 만에 충전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여기에 안전성 측면의 추가적인 장점도 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는 충격을 받으면 발화하거나 유독성 물질을 방출할 수 있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적인 고체 소재를 사용해 화재와 폭발 위험을 크게 낮춘다.
삼성, 이미 자동차와 소형 전자기기에서 꿈의 배터리 테스트 중 
삼성과 BMW는 2025년 10월 BMW 전기차에 고체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 이미지 출처: BMW 블로그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자동차와 전자기기 소식이 갑작스럽게 나온 것은 아니다. 삼성SDI는 2023년 3월 경기도 수원의 연구개발센터에 전고체 배터리 전용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한 첫 번째 기업이 됐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옆에 놓인 고체 배터리 파우치. | 이미지 출처: BMW 블로그
2024년에는 소형 전자기기를 담당하는 삼성전기가 웨어러블 기기용 세계 최초 소형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2026년 말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웨어러블 제품이 양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말에는 삼성이 미국 콜로라도 기반의 Solid Power와 협력해 전고체 셀을 BMW 전기차에 탑재, 실제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갤럭시폰에 "꿈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시기와 가격은? 
갤럭시 링 2는 아마도 최초로 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기기가 될 것이다. | 이미지 출처: PhoneArena
쉽지 않은 질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갤럭시폰이 나올 것은 확실하지만, 시기와 가격은 미지수다. 이 "꿈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는 적어도 양산 초기 단계에서 상당한 비용이 든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전고체 배터리 가격은 kWh당 400~600 달러 수준인 반면,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는 kWh당 약 81 달러에 불과하다. 양산 후 가격이 크게 내려가더라도, 이 기술을 처음 탑재하는 제품은 꽤 비쌀 가능성이 높다.
-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다른 소재와 공정이 사용되는 만큼 초기 생산 단계는 필연적으로 높은 비용을 수반합니다. -김은하, 삼성SDI 부사장 겸 전고체 배터리 개발 그룹장-
다만 모든 것은 생산량과 기술 보급 속도에 달려 있다. 삼성SDI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은 그 시점에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전고체 배터리를 최초로 탑재하는 삼성 제품은 갤럭시 워치 10이나 갤럭시 링 2 같은 소형 전자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매년 1월 말이나 2월 초에 출시되는 만큼, 갤럭시 S27 시리즈에는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되기 어렵다. 하지만 2028년 초 출시될 갤럭시 S28 시리즈가 며칠씩 가는 배터리와 단 몇 분 만의 충전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소식은 정말 신뢰할 만하고, 배터리 기술의 미래가 처음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