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wikimedia
클록을 끌어올린다는 발상으로 넷버스트 이후 아키텍처도 개발하고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이런 선택은 망해버립니다. 다시 처음부터 설계하기에는 수년이 걸릴 게 분명했고, 인텔은 눈을 펜티엄 III로 돌립니다. 펜티엄 4는 모바일용으로 도저히 사용될 수 없을 정도로 소비전력이 높아서 인텔은 모바일에서는 펜티엄 III을 계승한 펜티엄 M을 출시하고 있었습니다. 펜티엄 M은 펜티엄 III를 기반으로 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새로 만드는 수준으로 재설계를 거친 CPU입니다. 모바일 시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전력 저발열이 필수적이므로 펜티엄 4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펜티엄 M 1.4, 출처: wikimedia
하지만 성능을 높여 달라는 요구는 꾸준히 있었고, 펜티엄 M을 듀얼코어로 만들기로 합니다. 하지만 펜티엄이라는 이름은 이미 펜티엄 4에서 한계에 봉착했고,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2006년, 마침내 코어 듀오가 출시됩니다.
코어2 듀오 E6300 콘로, 출처: wikimedia
코어 듀오 출시로부터 6개월 뒤, 인텔은 펜티엄 4를 잇는 새로운 CPU를 출시합니다. 바로 코어2 듀오입니다. 데스크톱에서 콘로로 이름 붙여진 코어2 듀오는 코어 듀오에서 명령어를 강화한 CPU로 AMD와 벌어져 있던 격차를 단숨에 역전시킵니다. 그리고 2006년 말에는 콘로 2개를 MCM으로 묶은 쿼드코어 CPU, 켄츠필드가 출시됩니다.
AMD 패넘 X4 9500 아제나, 출처: CPU-World
AMD도 쿼드코어 CPU를 준비하고 있었고, 2007년 AMD 최초의 쿼드코어 CPU, 패넘 X4 아제나를 선보입니다. K10 아키텍처를 사용한 아제나는 같은 65nm CPU인 인텔의 코어2 쿼드보다 설계상으로 나은 점이 많았습니다. 듀얼코어 2개를 MCM으로 묶은 켄츠필드에 비해 원칩 쿼드코어로 완성되었으며, L3 캐시를 탑재했습니다. 이런 개선으로 애슬론 64 X2보다는 당연히 성능이 좋았지만, 코어2 쿼드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성능보다 문제가 되었던 건 소비전력과 발열이었습니다. 클록이 2 GHz밖에 안 되는데 소비전력은 이전 세대의 2배가 넘을 지경이었죠. 심지어 L2 캐시와 L3 캐시 사이에 버그가 있음이 밝혀져서 치명타가 됩니다. 버그를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한 AMD는 공정 재검토로 소비전력과 발열을 낮출 시간을 잃어버립니다.
인텔은 코어2 기반으로 하위 라인업으로 펜티엄과 셀러론을 출시하며 모든 등급에서 AMD를 압도합니다. 그리고 2008년에는 공정을 45nm로 미세화하고 L2 캐시를 늘린 코어2 듀오 울프데일과 역시 MCM으로 2개 묶은, 코어2 쿼드 요크필드를 출시합니다.
출처: newegg
망해버린 65nm 대신 AMD도 인텔처럼 공정 변환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고, 아제나의 코어를 비활성화하는 형태로 하위 제품을 출시합니다. 이렇게 하면 소비전력과 발열을 줄이면서 코어가 몇 개 불량이어도 제품을 출시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트리플코어인 패넘 X3과 듀얼코어인 애슬론 X2을 출시합니다. 사실 이는 AMD뿐 아니라 인텔이나 그래픽카드 시장, 모바일 CPU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므로 크게 새로울 건 없는데, 인텔에는 없는 트리플코어 CPU로 잠깐 주목받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번 AMD는 2009년 K10 아키텍처를 45nm로 만든 패넘II X4 데네브를 출시합니다. 공정을 미세화해서 소비전력과 발열은 낮추면서, L3 캐시를 최대 3배로 늘리고 클록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데네브는 아제나의 모든 단점을 해결한 CPU입니다. 아제나와 마찬가지로 코어를 비활성화하여 패넘II X3, 패넘II X2를, L3 캐시를 없애거나 비활성화하여 애슬론II X4, 애슬론II X3을 출시합니다. 인텔은 하이엔드에 쿼드코어, 메인스트림에 듀얼코어로 라인업하고 있었는데, AMD는 메인스트림까지 쿼드코어 제품을 출시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 시기까지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를 가지고 있던 AMD는 아제나의 실패와 공정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파운드리를 분리하게 됩니다. 그렇게 2009년, AMD로부터 떨어져나간 파운드리 부분이 글로벌파운드리로 설립하고 AMD는 완벽한 팹리스(생산 시설 없이 설계만하는) 기업이 됩니다.
디아블로2, 강령술사 스킬 리바이브, 출처: 유튜브
AMD 패넘과 짝을 맞추던 7시리즈 칩세트에는 ACC(Advanced Clock Calibration)라는 기능이 있어 바이오스에서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K10 아키텍처 기반 CPU의 클록을 높게 유지하는 기능인데, 이를 활성화한 트리플코어, 듀얼코어 CPU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견됩니다. 분명 코어가 2~3개 뿐이어야 할 CPU들의 코어가 늘어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회자되는 코어 부활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패넘II X2 칼리스토가 칼네브(칼리스토+데네브)로, 패넘II X3 헤카가 헤네브(헤카+데네브)로 쿼드코어가 됩니다. 이는 애슬론II도 다를 바 없어서, 애슬론II X3도 쿼드코어가 되는 제품이 발견됩니다. 여기에서 한술 더 떠서 L3 캐시까지 활성화되어 데네브가 되어버리는 애슬론II X3까지 나올 지경이었죠. AMD는 ACC 기능을 서둘러 빼버렸지만, 메인보드 제조사는 오히려 이를 마케팅 삼아 코어 부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에 이릅니다.
45nm 공정으로 한숨 돌린 AMD지만, 인텔과의 대결을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AMD는 블랙에디션이라는 배수 잠금을 해제해서 오버클록이 수월한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격차를 만회하고자 합니다. 인텔은 이런 배수 해제 모델이 익스트림 에디션이라는 최상위 모델 1개 제품만 제공하고 있었는데, 배수가 해제된 모델을 폭넓게 출시해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전략입니다.
인텔 코어 i7-920 블룸필드, 출처: wikimedia
2008년 말, 인텔은 지금까지 세대를 더하며 라인업되는 브랜드, 최초의 코어 i시리즈 CPU인 네할렘 아키텍처를 출시합니다. 동시에 인텔 최초의 원칩 쿼드코어 CPU이기도 한 네할렘은 주변 구성이 일반적인 데스크톱보다는 서버/워크스테이션에 가까운 무시무시한 제품입니다. 듀얼 채널 구성이던 메모리는 트리플 채널이 되었고, 엄청난 수의 확장카드를 지원했습니다. 그만큼 가격이 비쌌으므로 한동안은 코어2 제품과 공존하는 시기가 이어집니다. 2009년에 구성을 간소화한 린필드가 출시되어 코어2를 완전히 대체합니다. 동시에 2010년까지 네할렘 아키텍처를 사용한 펜티엄, 코어 i3, 코어 i5 등을 출시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습니다. 동시에 AMD 오버클록 모델, 블랙에디션에 대항하기 위해 배수가 해제된 K시리즈를 처음으로 출시합니다.
AMD 패넘II X6 1090T 투반, 출처: wikimedia
짧은 전성기 후에 인텔에 뒤져있던 AMD는 오랜 기간 사용해온 K7 아키텍처 기반 설계를 버리기로 마음먹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벌어야 했고, 패넘II의 코어 수를 늘리기로 합니다. 그렇게 2010년, 패넘II X6 투반이 출시됩니다. 동시에 투반 코어에서 코어 2개를 비활성화한 패넘II X4를 출시하는데, 이제는 숨기기보다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로 생각했는지, 여기서도 코어 부활이 가능한 제품이 등장합니다. 인텔 6코어 CPU는 가격이 1,000달러를 넘나들었는데, AMD 6코어 CPU는 저렴한 가격으로 나름대로 판매량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패넘II는 1세대 코어 시리즈 CPU와 장기적인 싸움은 할 수 없었으므로, 2011년 존재해서는 안 될 CPU를 출시하고 맙니다.
출처: arstechnica
AMD는 2011년 말, 불도저 아키텍처 CPU를 출시합니다. 최대한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설계를 하는데, 바로 2개 코어가 한 개의 묶음으로 된 모듈 구성입니다. 결과만 말하자면, 이런 설계는 망해버립니다.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CPU 구성을 간단하게라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1개 코어 안에는 정수 연산기와 부동소수점 연산기가 있는데, 부동소수점 연산기(FPU)는 일부 복잡한 계산에만 사용되어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사용률이 높지 않습니다. 2개 정수 연산기가 1개의 FPU를 공유하면 같은 크기에서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바로 이게 모듈 구조의 설계 배경입니다. 따라서 1개의 모듈에는 2개의 정수 연산기와 1개의 FPU를 넣어서 2개 코어가 1개의 FPU를 공유하게 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텔 4코어와 비슷한 가격으로 8코어 CPU를 출시하는 데 성공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문제를 불러왔는데, 1개의 정수 연산기만 사용할 때 FPU의 절반만 사용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당시 OS인 윈도우7에서는 이런 모듈 구조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서, 8코어를 모두 사용하지 않으면 그 절반인 4코어만 사용하는 문제까지 생깁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AMD CPU를 제조하던 글로벌파운드리의 32nm 공정의 전력 효율이 떨어져서 클록을 높이면 전력이 급증하는 문제까지 발생합니다. 그런데 불도저는 클록을 높이면서 성능을 올리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전력 효율을 높이면 성능이 떨어지고, 성능을 높이면 소비전력이 증가하는 진퇴양난에 빠집니다. 효율을 중시해서 설계한 CPU에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한두 개가 아닌 상황이었죠.
반면 인텔은 2011년 2세대 코어 i시리즈인 샌디브릿지에 이어서 3세대 코어 i시리즈 CPU, 아이비브릿지를 연달아 출시하며, AMD와의 격차를 더 벌립니다. AMD 8코어 CPU는 인텔 4코어 CPU에도 미치지 못했으니 사태는 매우 심각했습니다. 기나긴 암흑기의 시작이었습니다.
AMD FX-9590 비쉐라, 출처: 나 자신
이 시기 AMD는 괴작을 하나 만들어 내는데, 불도저를 조금 손본 2세대 CPU에서 무려 최대 클록이 5.0 GHz에 달하는 FX-9590을 출시합니다. TDP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에 필적하는 220W 설정되어 소비전력과 발열은 굉장한데, 정작 성능은 당시 인텔 CPU에 뒤지는 골때리는 제품입니다.
인텔 틱-톡 전략, 출처: 인텔
2013년, 인텔은 4번째 코어 i시리즈 CPU, 하스웰을 출시합니다. 인텔은 65nm 시절부터 틱-톡 전략으로 불리는 공정 미세화와 아키텍처 변경을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틱에서는 공정 미세화, 톡에서는 아키텍처를 변경하는 거죠. 45nm 공정부터 꼽자면 코어2(틱)-네할렘(톡), 32nm 공정 네할렘(웨스트미어, 틱)-샌디브릿지(톡), 22nm 공정 아이비브릿지(틱)-하스웰(톡)까지 큰 문제 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부터 이 전략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2014년, 14nm 공정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해야 했으나, 점점 늘어지다가 2015년이 되어서야 겨우 브로드웰이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5세대, 브로드웰이 출시한 지 몇 달만에 14nm 공정에서 아키텍처가 바뀐 6세대, 스카이레이크가 출시됩니다. 동시에 인텔은 공정 개발에 난항을 겪습니다.
하지만 경쟁자인 AMD는 불도저 실패 후, 2006년 인수한 그래픽카드 회사, ATi의 라데온 그래픽을 CPU에 통합한 APU라는 메인스트림 이하 제품군만 출시하며 산소호흡기만 달고 있는 상황이었고, 여전히 CPU 시장은 인텔의 독주 체재였습니다. 사람들은 별다른 반감 없이, 여전히 성능 좋은 인텔 CPU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던 인텔은 얼마 가지 않아 종말을 맞이합니다.
인텔 코어 i7-6700K 스카이레이크, 출처: wikimedia
2015년 출시한 6세대 코어 i시리즈, 스카이레이크는 여러모로 역사적인 제품입니다. 좋든 싫든 말이죠. 최초로 메인스트림 플랫폼에서 DDR4 메모리를 채용했으며(하이엔드 플랫폼에서는 2014년, 하스웰-E로 최초 도입), 무려 5년 동안 우려지는 장수 아키텍처입니다. 공정 개발이 계속 지연되던 인텔은 스카이레이크의 클록을 높인 카비레이크를 2016년 출시합니다. 이 시기 인텔은 틱톡 대신 P-A-O(공정 미세화-아키텍처 변경-최적화)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제품 출시를 예고하는데, 이 전략도 불과 몇 년 만에 지키지 못하고 실패합니다.
인텔은 4코어 CPU를 코어2 쿼드로 2006년부터 출시했습니다. 다만, 당시에 4코어 CPU는 하이엔드에 속했고, 메인스트림 등급까지 떨어진 건 2009년, 1세대 코어 i시리즈인 린필드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2016년까지 하이엔드 플랫폼을 제외하면 모조리 4코어 CPU가 메인스트림의 끝이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인텔 CPU의 성능이 가장 좋았으므로 여기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많이 없었습니다. AMD가 6코어, 8코어 CPU를 출시하긴 했지만, 성능이 처참했으니 더 문제가 없다고 여겨졌죠.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4코어 이상이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많아졌고 이렇게 4코어에 안주하고 있던 인텔은 큰 도전을 받게 됩니다.
짐 캘러, 출처: wccftech
2012년, 불도저의 실패가 기정사실로 되자 AMD는 인텔에 빅엿을 먹인 애슬론 64의 개발 엔지니어, 짐 켈러를 다시 영입하여 새로운 아키텍처의 설계를 맞깁니다. 그렇게 새로운 아키텍처가 2015년 완성되고, 2016년 젠(Zen) 아키텍처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불도저와 달리 보수적인 CPU 설계로 돌아오고 14nm 공정, 인텔 하이퍼스레딩 같은 멀티 스레드 기술, 최대 8코어라는 파격적인 구성의 CPU로 주목받습니다. 그리고 2017년 1세대 라이젠 CPU가 출시되자 의심스러운 눈으로 새로운 AMD CPU를 지켜보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비록 게임 성능은 아직 인텔 CPU에 뒤지지만, 가격 대비 더 많은 코어를 통해 멀티코어 환경에서 강점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라이젠 발표 후, 인텔은 4코어 CPU로 일관하던 메인스트림 시장에서도 6코어, 8코어 CPU를 연달아 출시했으나, 갑자기 급성장한 AMD CPU에 턱밑까지 추격당합니다. 동시에 그동안 인텔이 독점하던 하이엔드 플랫폼 시장에서는 무려 16코어를 가진 라이젠 스레드리퍼로 쉴 틈 없이 인텔을 압박합니다. 그리고 2018년 등장한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최대 32코어 제품을 출시하며 순식간에 승패를 결정짓습니다.
출처: meltdownattack
인텔에는 최악의 시기였는데, 2018년, 보안 이슈가 터집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텔 CPU는 1995년 출시된 P6 아키텍처에 뿌리를 두고 있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한 거의 모든 CPU에 보안 취약점이 있다는 점이 발견된 사건입니다. 인텔은 업데이트를 배포하는 동시에 보안 취약점을 하드웨어적으로 해결한 CPU를 출시하여 대응했으나 신뢰를 너무 많이 잃어버립니다.
2019년, 10세대 코어 i시리즈에서는 코어 수를 10개까지 늘리지만, AMD는 메인스트림 플랫폼에서 16코어 CPU를 출시합니다. 불과 몇 년 만에 전세가 역전된 겁니다. 다행히 이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게임에서는 인텔이 미세하게나마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얼마 후 AMD는 새로운 라이젠을 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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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말, AMD는 젠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4세대 라이젠 CPU를 출시합니다. 이미 이전 세대에서 7nm 공정으로 이행한 AMD는 여기에서 승리의 쐐기를 박습니다. 젠3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4+4코어로 나뉘어 있던 구조를 단일 8코어로 바꿉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부 지연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었죠. 이렇게 출시된 라이젠 5000시리즈는 그동안 뒤져있던 게임 성능까지 인텔을 압도하기에 이릅니다.
모래 낭비, 출처: Gamers Nexus 유튜브
인텔은 2015년부터 사용하던 스카이레이크 기반 CPU대신 드디어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한 CPU를 2021년 출시합니다. 11세대 코어 i시리즈인 로켓레이크입니다. 하지만 공정에 다시 발목이 잡히면서 14nm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10세대보다 코어 수가 2개 줄어든 8코어가 최상위 제품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했음에도 믿었던 게임 성능은 여전히 라이젠 5000 시리즈에 미치지 못합니다. 심지어 11세대는 모래 낭비라는 불명예까지 쓰고 말죠. 바로 10년 전 AMD가 불도저로 같은 별명을 얻었는데,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텔 코어 i9-12900K 엘더레이크
인텔 11세대 코어 i시리즈 출시로부터 8개월 후인 2021년 11월, 드디어 14nm 공정을 탈피한 12세대, 엘더레이크가 출시됩니다. 데스크톱 플랫폼 최초로 DDR5 메모리를 지원하는 CPU입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만한 변화로는 코어를 고성능 코어인 P-코어와 고효율 코어인 E-Core로 나누는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는 점입니다. P-Core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코어 종류이며, E-Core는 부하가 낮은 작업을 담당해서, P-Core가 좀 더 작업에 집중해서 성능을 높이고 소비전력을 줄이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이퍼스레딩은 P-Core에만 지원되며, 최대 8+8코어까지, 즉 16코어 24스레드가 최고 사양 CPU가 됩니다.
AMD 라이젠 7 5800X3D 버미어
이렇게 여러 가지 개선점으로 무장한 12세대 코어 i시리즈 CPU는 그동안 라이젠 5000 시리즈가 차지하던 멀티코어 성능, 게임 성능 모두를 빼앗으면서 다시 한번 인텔 CPU를 최고의 자리로 올려놓습니다. 하지만 AMD도 여기에 뒤지지 않고, 64 MB라는 엄청난 용량의 3D V-캐시를 탑재한 CPU를 출시하며 게임 성능에서 인텔의 간담을 서늘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