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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단순히 외관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으신가요? 주로 의류나 인테리어 용품을 구매할 때 이런 소비를 하게 되실 텐데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전자 제품도 예외는 아닌 듯합니다. 물론, 전자 제품은 몇몇 품목을 제외한다면 성능 순으로 나열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형보다는 성능이 주목받아왔죠. 그런데 오늘날은 이전과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제 주변에도 성능보다는 외형을 우선시하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제품별 성능 차가 크지 않아서 외형이나 사회적으로 형성된 이미지(브랜드 파워)를 따지는 게 더 합리적으로 여겨진다는 답변을 하더군요. 합리적이다? 제가 알고 있는 합리란 주어진 예산에서 최대 효율을 내는 건데, 그들이 말하는 합리는 의미가 조금 다른 듯합니다.
제가 언급한 해석은 철저하게 경제적 이론에 입각한 의견입니다. 반대로 성능 외적인 면을 중시했다는 이들은 조금 더 다각적으로 접근한 해석인데요. 전자 제품도 의류 혹은 명품처럼 사회적으로 합의된 가치가 존재한다고 여기는 겁니다.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나를 더 잘 나타낼 수 있게 된다면, 그게 바로 합리적인 소비라고 주장하는 거죠. 마치 자동차처럼 말입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마트폰 이야기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이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운영체제가 다른 만큼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손에 익기만 한다면 어떠한 작업을 하든지 간에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기능을 쾌적하게 구현해냅니다. 그런데 두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과 극으로 갈립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아이폰. 아재폰 갤럭시.
너무나도 극단적인 표현이라서 반감을 가지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저 역시도 언급한 구분법에 딱히 공감하지 않으니까요. 단지, 개인에게 놓인 상황과 성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저렇게 생각했으니 말이 나왔을 테고, 많은 이가 공감했기 때문에 밈meme이 형성됐을 겁니다. 이러한 관념이 생겨난 데에는 외관이 한몫했습니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만들기 이전부터 간결하고 감각 있는 외형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다소 마니악한 분야라서 대중성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애플이 가진 디자인 철학을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게 됐죠. 그리고 애플은 분야, 국가 불문 돈이 가장 많은 기업에 등극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포스트 애플을 꿈꾸며 디자인에 열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게이밍 기어 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물론, 주변 기기는 도구 중에서도 연장과 비슷한 개념이라서 사용하기 편리하거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는 필수 전제가 바닥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이를 충족하고 나면, 책상 위에 올려두는 특성으로 인해 외관이 중요해집니다.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인테리어 역할도 겸한다는 뜻이죠. 이런 측면에서 커세어는 굉장한 강점을 지닌 기업입니다. 게이밍 기어가 추구하는 날렵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보다는 고급스러움에 방점을 두기 때문인데요. 오랜 기간 케이스, 메모리 등과 같이 PC를 구성하는 부품은 물론이고, 주변기기 시장에서까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철학을 가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제품 역시 10년 뒤에 보더라도, '깔끔하니 예쁜데?'라는 말이 나올 만한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헤드셋입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커세어 헤드셋 중 최상급을 담당하는 제품답게 포장도 심상치 않습니다. 외부 상자 앞면에선 제품 옆모습과 제품명, Dolby Atmos 음장 지원, 2.4 GHz RF 무선과 블루투스로 연결한다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뒷면에서는 aptX HD 코덱과 iCUE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관련한 기술을 4개 국어로 요약해뒀는데, 이 중에서 한국어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안쪽 상자는 옆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꺼낼 수 있습니다. 그전에 앞면에 부착되어 있는 밀봉 테이프를 제거해야 합니다. 빨간 삼각형이 그려진 부분을 손으로 잡고 뜯어내면 되는데요. 새 제품을 개봉하는 맛을 살림과 동시에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앞면에만 붙어 있어서 뒷부분이 들뜨는 현상이 있는데, 모든 모서리에 테이프를 부착했다면 더 큰 감동이 있었을 거 같습니다. 이런 걸 커세어가 모를 리는 없고, 단순히 개봉 편의성을 고려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내부 상자는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종이를 활용했습니다. 커세어를 상징하는 노란색 포인트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역시 감성을 아는 기업답습니다. 헤드셋 위는 상자에 부착해둔 완충재가, 아래는 파우치가 완충재 역할을 대신합니다. 이어 컵끼리 부딪히면서 생기는 흠집을 방지하기 위한 플라스틱 재질 구조물로 분리해뒀습니다.
구성품은 별도 상자에 구획까지 나눠서 깔끔하게 모아놨습니다. 심지어 단순히 종이가 아닌 완충재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려고 작정한 듯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구성품은 탈부착 가능한 마이크, 무선 신호 송수신기dongle, 3.5 mm AUX 케이블, USB Type-A to C 케이블과 관련 문서를 제공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자 안에서 헤드셋 아랫면을 보호하던 파우치입니다. 부드러운 소재와 퀼팅 마감, 앞면에 있는 커세어 로고가 아주 잘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데요. 사용 패턴에 따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책상 서랍에 들어가서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구성품입니다. XT 버전은 블루투스를 지원하니, SE 버전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만한 조건은 갖췄습니다.
약 2년 전에 SE 버전을 소개해드렸을 때도 느꼈지만, 참 멋진 외관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이 크게 변하지 않은 거로 볼 때.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10년 뒤에 보더라도 멋지다고 말할 만한 외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헤드 밴드에 활용한 인조 가죽은 다른 제품에서 느끼기 어려운 고급스러운 질감이며, 간결하고 작은 폰트로 새겨 둔 CORSAIR 로고가 '굳이 내세우지 않아도 다 알잖아?'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이어 패드도 헤드 밴드와 마찬가지로 재질이 좋습니다. 외부 상자 앞면에 새겨놓은 패턴을 이어 컵 내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상자를 꾸미기 위한 패턴이 아닌, 커세어가 적극적으로 제품에 녹여낼 패턴이라고 받아들이면 되는 걸까요?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따르는 헤드셋이지만,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재질덕분일 겁니다. 이어 컵 바깥 부분과 그곳을 잡고 있는 프레임 모두 철재를 활용했는데요. 재질감을 잘 살리는 표면 마감뿐만 아니라 프레임 모서리를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마감하여 밋밋함을 덜어냈습니다. 휠과 버튼에도 다이아몬드 커팅을 적용하여 통일감을 살린 게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헤드셋 이어 컵 아랫부분에는 뭔가를 가득 배치했습니다. 기능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우선, 오른쪽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각인 사이에 있는 휠은 로렛 가공과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마감했습니다. 굴리는 느낌은 마우스 휠보다 뻑뻑한데, 볼륨 조절 기능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수긍할 수 있는 설계입니다. 그 옆으로 스위치가 있는데, 유선과 무선을 전환하는 스위치 겸 전원 스위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선으로 스위치를 옮긴 뒤, 그 옆에 있는 +/- 사이에 있는 버튼을 길게 누르면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로 진입합니다. 파란색과 빨간색 LED가 번갈아가며 점등하는데, 페어링을 완료하면 파란색만 깜빡입니다. 블루투스 버튼 양쪽에 있는 +/- 버튼 역시 음량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데,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만 작동합니다. 전원 및 연결 방식을 전환하는 스위치라든가 휠을 굴려서 음량을 조절하는 방식 자체가 직관적이라서 만족스럽게 사용했습니다.
오른쪽이 조작부였다면, 왼쪽은 각종 포트를 배치했습니다. 순서대로 마이크, 3.5 mm 아날로그 AUX 케이블, 충전/USB 연결 포트입니다. 마이크는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사각형으로 설계했습니다. Type-C 포트 옆에는 헤드셋 상태를 안내하는 LED 인디케이터를 배치했는데, 색상에 따라 배터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이 충분하다면 초록, 중간은 주황, 충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빨강으로 표시합니다.
VIRTUOSO RGB WIRELESS XT 헤드셋은 다양한 연결 방식을 지원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호환성이 좋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3.5 mm 아날로그 연결을 지원하기 때문에 호환성으로 인한 제약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무선 또한 블루투스 기능을 추가하여 호환성을 단단히 챙긴 모습입니다. 다만, 2.4 GHz RF 무선 신호는 PC, PlayStation과 호환되지만. Xbox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Type-C 포트는 충전뿐만 아니라 USB 유선 연결을 지원하며, 기본으로 제공하는 3.5 mm AUX 케이블에는 리모트 컨트롤이 있어서 직관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동글에도 범선 로고가 있는데, 여기에도 LED가 점등합니다. 인디케이터 역할을 하는 거죠. 동글이 다소 길긴 하지만, 디자인이나 마감은 좋습니다. AUX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이어 컵 하우징 안으로 파고드는 형태가 아니라서 일체감이 다소 떨어지는데, Type-C 포트처럼 살짝 밀어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마이크는 탈부착이 가능해서 분리하면 헤드폰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는 만큼 야외에서 사용하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예측할 수 있는데, 이때 마이크가 달려있다면 다소 애매해졌을 겁니다. 탈부착을 지원하는 건 분명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크 유닛 외형이나 정교함도 수준급입니다. 다이아몬드 커팅과 로렛 가공을 활용하여 헤드셋과 일체감을 높였으며, 음소거 버튼까지 배치했습니다. 구부러지는 정도나 그 형태를 유지하는 기능 또한 훌륭하고요. 외형적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총 다섯 곳에서 LED가 점등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동글과 이어 컵 범선 로고, 마이크 인디케이터, 이어 컵 하단에 있는 인디케이터 2개가 이에 해당하는데요. 이어 컵을 제외하면 헤드셋 상태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어 컵에 있는 로고는 도트 느낌을 강조했는데요. LED를 수직 방향에서 쏘아 올려 부드러운 색감을 구현함과 동시에 그러데이션을 잘 살렸습니다. RGB LED를 잘 다루는 기업답게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습니다.
이 제품은 스위블 기능을 지원해서 이어 컵 움직임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다만, 이어 컵을 돌렸을 때 꽤 뻑뻑한 편이었는데요. 사용하다 보면 부드러워지겠지만, 처음 착용했을 때는 이 뻑뻑함 때문에 다소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착용한 뒤에 손으로 각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는 한쪽에 3.5 cm, 합해서 7 cm 정도가 늘어나는데요. 평범한 수준이지만, 총 8~9cm 정도가 늘어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유는 머리가 큰 편에 속하는 사람이 착용했을 때 귀 아랫부분이 뜨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두상 모양에 따라 손으로 이어 컵 위치를 잘 조절하면 해결되기도 하더군요. 즉, 이어 컵이 다소 뻑뻑하게 움직이는 게 문제가 되는 듯합니다.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헐거워질 텐데, 오래 사용할수록 착용감이 편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제품입니다.
헤드 밴드나 이어 패드 재질은 굉장히 좋습니다. 제가 사용해본 인조 가죽 재질 중 손에 꼽을 정도인데요. 굉장히 부드러워서 피부에 자극이 없을뿐더러 닿는 느낌 자체도 좋습니다. 이어 패드는 원형이며, 직경이 5.5 cm 정도로 큰 편에 속합니다. 귀가 아주 큰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쏙 들어가는 형태로 착용할 수 있을 겁니다. 쿠션감도 좋아서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조 가죽 재질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분들도 많으셔서, 이에 따른 호불호가 갈릴 거로 예상합니다.
무게는 약 383 g, 마이크를 부착하면 400 g입니다. 무선 헤드셋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고 묵직한 편인데요. 무게 중심이 이어 컵에 몰려있다는 점도 약점입니다. 장력이나 쿠션감 덕분에 처음 착용했을 때는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목이 뻐근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게를 덜어낼 방도가 없으니,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어 패드는 돌려서 빼낼 수 있는데, 체결이 굉장히 강하게 되어 있어서 분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조금씩 흔들어가면서 돌리면 한결 수월합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어 패드를 고정하는 방식부터 내부 설계까지 굉장히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게 느껴집니다.
배터리 용량은 3.7 V, 1500 mAh, 5.5 Wh입니다. 사용 시간은 완전 충전을 기준으로 최대 15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직접 테스트한 결과 18시간 정도 되니까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되더군요. 기재한 사양보다 더 좋은 배터리 성능입니다. 충전을 잊지만 않는다면 배터리 사용 시간으로 인해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을 겁니다. 다만, 사용 시간은 주변 환경과 음량, 사용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정도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판을 보면 dialog가 제조한 DA14195[데이터시트] 오디오 보조 프로세서가 눈에 들어옵니다. 블루투스, USB, 아날로그 연결을 통합 관장하기 때문에 VIRTUOSO RGB WIRELESS XT 헤드셋처럼 다양한 연결을 지원하는 헤드셋에 제격인 칩세트인데요. 듀얼 입력 10비트 ADC(Analog to Digital Converter) 기능과 리튬 이온 혹은 리튬 폴리머 배터리 통합 관리까지 해냅니다. 고해상도 음원 재생 및 노이즈 캔슬링, 음성 신호 향상에도 특징이 있다고 하는군요.
DA14195 칩 옆을 보면 NORDIC Semiconductor가 설계한 nRF52832[데이터시트] 칩이 있습니다. 다른 제조사는 보통 블루투스 기능까지 nRF 시리즈 원칩으로 해결하는데, 커세어는 Qualcomm이 제조한 QCC3034[데이터시트] 칩을 추가로 탑재했습니다. aptX HD 코덱을 제공하기 위함이었을 테죠. 즉, 3.5 mm 아날로그와 USB로 연결하는 유선 방식과 2.4 GHz RF 신호, 블루투스를 각각 다른 칩이 담당하는 겁니다. aptX HD 코덱 지원이 꽤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본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 측정값은 제품 전체 특성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한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VIRTUOSO 시리즈는 소리 성향이 독특합니다. 밀폐형이지만 착용 방법에 따라 극 저음역이 살짝 빠진다고 느낄 수 있는데요. 완벽하게 정착용을 했을 경우 하늘색이 아닌 주황색 그래프처럼 저음역 양감이 살아납니다. 200 Hz 부근이 부풀어 있어서 중음역에 영향(마스킹 현상 존재)을 미치는데요. 중음역 역시 2 kHz까지 상승하는 형태라서 중립적인 소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3~5 kHz에는 깊게 파인 웅덩이가 존재하는데, 귀가 워낙 예민한 부분이라서 소리가 안 들리는 현상은 없을 겁니다. 다만, 해당 대역을 듣는 훈련이 잘 되어 있거나 평소 레퍼런스급 음향 기기를 활용해온 분이라면 다소 답답한 소리가 들린다고 느낄 수도 있겠군요. 귀에 거슬릴 만한 치찰음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역폭이 넓은 드라이버를 활용했다는 걸 강조하는데, 가청영역 내 주파수 응답에 조금 더 신경 썼으면 좋았을 겁니다.
마이크는 훌륭한 외형만큼 성능도 좋습니다. 지향각이 전지향 방식이라서 다소 의아하긴 했으나, 막상 사용해보니 품질이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무선 헤드셋은 노이즈에 취약한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은데, VIRTUOSO 시리즈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미세하게 깔리는 화이트 노이즈가 있습니다만, 대화를 나누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전지향각이라서 주변 소음에 다소 취약하기는 하나, 거리에 따른 소리 감쇄가 큰 편입니다. 그래서 주변 소리와 목소리를 구분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왜곡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이 마이크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인데요. 왜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저음역부터 목소리에 해당하는 중음역대까지 굉장히 고른 주파수 응답을 가졌을 거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지원했다면 참 좋았겠지만, 무선 헤드셋끼리 비교했을 때 VIRTUOSO 만큼 좋은 품질을 제공하는 제품은 흔치 않을 겁니다.
iCUE가 외관을 싹 바꾸긴 했습니다만, 기능 면에서 바뀐 점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VIRTUOSO RGB WIRELESS XT 헤드셋은 RGB LED 색상 및 효과를 변경할 수 있으며, 오디오 이퀄라이저 설정이 가능합니다. 또한, 마이크 입력 볼륨 및 모니터링 기능에 대한 설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헤드폰은 Dolby Atmos 음장을 지원하는데, iCUE 외에 설치해야할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Dolby Access라는 프로그램을 검색한 뒤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한 뒤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위 자료처럼 'Corsair VIRTUOSO XT'가 오른쪽 구석에 표기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제어판에서 공간 음향 탭에 Dolby Atmos for Headphones가 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여기까지 모두 확인하셨다면 음장 효과를 즐길 준비가 된 건데요. 극적인 효과를 경험하려면, 해당 음장을 잘 지원하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다룬 XT 버전을 SE 버전과 비교한다면 추가된 기능을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 지원과 Dolby Atmos 음장 지원. 누군가는 두 팔 벌려 반길만한 기능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기능입니다. 커세어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VIRTUOSO를 여러 버전으로 출시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따져봐야 할 건 가격 대비 효용 가치입니다. 과연 추가금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블루투스 연결과 Dolby Atmos 기능이 필요한가를 고려해봐야 하는 거죠. 음장 효과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영역이며, 오히려 이전 버전에 탑재했던 단순한 가상 7.1채널 서라운드 기능을 더 선호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Dolby Atmos 음장 효과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콘텐츠라면 SE 버전 기능이 힘을 발휘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다음으로 블루투스 연결입니다. 이 방식은 소비 전력이 낮고,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디바이스와 연결이 아주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긴 동글을 따로 연결하지 않아도 되고요. 하지만 게임을 즐기기에는 신호 전송 속도가 느립니다. 즉, 음악 감상에 적합하며, 동영상이나 게임에선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저는 블루투스 연결이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VIRTUOSO를 포터블용으로 활용하고 싶은 분이라면 XT 버전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동 보관용 파우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근사한 외형 덕분에 아웃도어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없고, 야외는 이어폰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일 겁니다. VIRTUOSO를 어느 범위까지 활용할 건지를 잘 생각해 보신다면, 저울질이 한결 쉬워질 겁니다.
제품을 테스트할 때, 디자인이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를 분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이라기보다는 저절로 알게 되는 건데요. 많은 QM이 관심을 보인다면 디자인이 좋은 제품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VIRTUOSO는 2년 전에도, 지금도 변함없이 관심을 보이는 동료들이 많았습니다. 관심을 보인 이들은 하나같이 외관이 멋지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수많은 음향기기를 오랫동안 접해온 제가 보더라도 확실히 멋집니다.
개인적으로 소리 성향이 살짝 아쉽긴 했습니다만, 대역폭 자체가 워낙 넓고 마이크 성능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납니다. 버튼과 포트 배치, LED 인디케이터 등 직관적이어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연결 방식을 지원하여 호환성도 알뜰살뜰하게 챙겼죠.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순 있겠지만, 제품 하나로 많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정도로 정돈된 외형과 말끔한 마감을 제공하는 제품은 쉽게 찾아보기 힘듭니다. 소비자들이 왜 커세어에 열광하는 걸까? 이 제품을 다뤄보면서 공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VIRTUOSO RGB WIRELESS XT 헤드셋은 책상 위에 올려두기만 하더라도 존재감을 뽐내는 제품입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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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세어 VIRTUOSO XT - RGB 무선 게이밍 헤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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