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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즈오브 DOS 관련 영상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규모가 2021년, 180조에 달할 거로 예상합니다. 2018년 100조 규모였던 걸 고려한다면 약 3년 정도 되는 기간 만에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룩해낸 겁니다. 한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4조 달러 규모를 돌파했으며, 2023년 정도엔 6.5조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전체 소매판매 중 22%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일시적인 성장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한번 익숙해진 소비 패턴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는 걸 고려한다면, 가파른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겁니다. 그도 그럴게 저 역시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합니다. 심지어 식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장을 볼 때도 직접 마트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앱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배달 서비스를 활용합니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물건을 집 앞으로 가져다주는데, 굳이 노동력과 시간을 분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세상이 좋아질수록 인간은 게을러진다는 말이 확 체감되는군요.
전자기기에 관심 많은 학생이 지방에 거주하면, 자연스럽게 인터넷 상거래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는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결제가 누락되거나 중복되는 등 문제가 참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벽은 부모님이었습니다. 물건을 확인하지도 않고 구매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셨고, 사기라도 당하면 어떻게 하냐는 등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곤 하셨죠. 실제로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물건을 받지 못한 적은 없지만, 잘못 구매한 경우는 꽤 많았습니다. 여러분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했을 때 실패 요인을 분석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물건을 촬영하는 사진기가 가지는 한계, 촬영본을 편집하는 모니터, 그리고 최종 결과물을 확인하는 모니터까지 단계를 거치다 보면 색상 정보는 왜곡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색상 정확도는 애초에 포기하는 게 속 편하다고 생각하여 실패라고 여기지도 않습니다. 제가 꼽은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사이즈입니다.
공간에 딱 맞는 가구를 구매할 때, 옷이나 신발을 구매할 때, 사진에 맞는 액자를 구매할 때, 바닥에 깔 러그를 구매할 때,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하물며 이어폰 소모품인 이어 팁을 구매할 때마저도 크기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소비를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물건을 구매하기 전, 줄자를 들고 최대한 꼼꼼하게 경우의 수를 계산합니다. 공간은 가로, 세로, 높이 값을 구하면 될 일이고, 몸에 착용하는 물건들은 기존에 활용하던 물건에 줄자를 대고 어느 정도 크고 작은 지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제 집에는 언제나 손에 쥘 수 있도록 곳곳에 줄자를 배치해뒀습니다. 이 습관이 생긴 후로는 실패 확률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여전히 생각과는 딴판인 물건을 받아볼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측정해놓은 숫자 옆에는 항상 오차 범위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소비자 불만 접수와 같은 여러 가지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인데요. 그런데 왜 측정 도구를 활용함에도 불구하고 왜 오차가 발생하는 걸까요? 일관성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일 겁니다. 사람마다 사고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 표준화된 측정 기준이 없다면 도구를 활용하더라도 다른 결과를 도출하게 됩니다. 인터넷으로 옷을 구매할 때는 오프라인과 다르게 직접 착용해 볼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판매자가 제공하는 사이즈 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죠. 이런 모든 위험 요소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구매했는데, 막상 옷을 받아보니 생각과 달라서 당혹스러우셨던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저 또한 그런 경험이 있고요.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총장입니다. 여러분은 총장이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시나요? 끝부분은 명확해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윗부분은 말이 다릅니다. 보통은 목덜미부터 측정하는데, 가끔 옆에 치솟아 있는 가장 높은 부분부터 측정하는 곳이 존재합니다. 총장이란 단어 뜻만 본다면 후자도 일리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들이 어떤 크기를 가장 원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측정치 왜곡은 소비자만 경험하는 게 아닙니다. 측정 방법이 제각각이라서 신중에 신중을 가하는 기업마저도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제품을 제작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냉혹한 평가를 받으며, 오랜 시간이 흘러도 팔리지 않는 악성 재고로 남게 됩니다. 즉, 사이즈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이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있으니, 기업명에서도 진심인 게 느껴지는 '사이즈오브'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사이즈오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의자를 구성하는 부품, 그리고 바른 자세에 대해서 풀어봤는데요. 이번에는 그들이 사이즈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과 제품에 녹여내는 과정을 알아볼 생각입니다. 즉, 조금 더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들이 사이즈오브를 시작한 이유 - 보러 가기
'사무실 높이까지 측정하는 그들은 도대체...' 어느 기업이든 간에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 열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분출되어 각종 논란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요.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정보 수용자들 또한 굉장히 똑똑해졌습니다. 어지간한 바이럴 마케팅은 효과는커녕, 역효과를 불러일으켜 회사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마케팅 담당자들은 더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서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직업 특성상 수많은 브랜드를 접하는데, 그중에서도 사이즈오브는 유독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기업 철학상 제품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기업에 대해 알아보면 브랜드명부터 로고까지 굉장히 치밀하게 기획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관계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케팅은 물론이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굉장히 잘 마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브랜드명과 로고가 매력적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사무실을 살펴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집을 보면 그 사람이 가진 삶의 방식을 알 수 있고, 어떤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무실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성 넘치는 구성원 개개인을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기업이 가진 철학과 목표, 감각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보여드리는 공간이 사이즈오브를 이해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과 글 대신 최상단에 첨부한 영상을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사이즈오브 사무실은 사무공간과 연구실, 그리고 체험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체험관은 굉장히 중요한 공간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의자를 체험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공간이며, 사이즈오브 입장에선 고객이 가진 신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현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잠정 중단 상태지만, 종식이 되든 위드 코로나로 국면이 전환되든 공간이 잘 활용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왔으면 합니다.
사무 공간은 회의실을 겸용합니다. 보통 회사는 분리해두겠지만, 사이즈오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일장일단이 있을 텐데, 이 공간은 직원들이 모두 머리를 모아 한 곳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구석에는 곧 만나볼 수 있는 사이즈오브[체어] 프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위 공간은 신체 치수를 측정할 수 있는 각종 도구가 있으며, 동시에 체험용으로 제작한 의자를 경험할 수 있는 데스크 셋업이 되어 있습니다. 아래에서 살펴볼 제작 공간에서 의자를 조립한 뒤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책상과 모니터 등을 배치해뒀습니다. 신체 치수 측정에 대해서는 DOS에 대해 알아보는 단락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벽면에 부착되어 있는 키와 몸무게는 실제로 체험한 분들의 키와 몸무게 정보라고 합니다.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데이터를 감각 있게 인터레어로 승화해낸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앞서 언급한 의자를 조립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신체에 맞게 제작할 수 있도록 구분해 둔 각종 파츠들을 정갈하게 배치했습니다. 사이즈오브[체어]가 어떻게 완성되는지 짐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수많은 파츠와 공구가 있는 곳이라서 정돈된 느낌을 주기 힘들었을 텐데, 마음이 편안해질 정도로 말끔합니다. 공구 트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WD-40은 한번 장착하면 잘 빠지지 않는 중심봉을 분리할 때 활용합니다. 만약 여러분도 중심봉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WD-40을 뿌린 뒤 20~30분 정도 기다렸다가 고무망치로 주변부를 쳐서 뽑아내거나, 중심봉을 파이프 렌치로 고정하여 비틀면 쉽게 분리할 수 있을 겁니다. 크게 관련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만, 제가 고생했던 경험이라서 그런지 괜히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언급해 봤습니다.
의자를 매번 조립하는 방식으로 체험관을 운영하는 건 굉장히 번거로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개인화라는 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이즈오브 본진은 여기까지 살펴보도록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각 파츠들은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보가 곧 돈이 되는 시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팔아 돈을 버는 기업이라면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은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구글 광고만 보더라도 사용자가 어떤 사이트를 봤고 어떤 거에 관심 있는지 분석하여 그에 맞는 광고를 노출합니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어떤 영상을 시청하는지에 따라 비슷하거나 관심 있을 영상을 제공하여 더 오래도록 머무르게 만듭니다. 이처럼 사용자 데이터는 현대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돈벌이 수단입니다. 하지만 유튜브나 검색 엔진, SNS 등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면 정보를 취득하는 일이 굉장히 막막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는 기업들을 보면 하나 같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각종 사업 분야에 손을 뻗치는 카카오도 좋은 예시가 될 수 있겠군요.
기업 시가총액 규모처럼 기업이 보유한 정보량 격차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K형 성장이라고 하더군요. 곳곳에서 이러한 독과점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안을 발의하고 있습니다만, 이미 시대 흐름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죠. 그렇다면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기업은 다 장사를 접어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보다 규모가 훨씬 큰 국가 힘을 빌려 솟아날 구멍을 만드는 기업들이 존재합니다. 지금 소개해드리는 사이즈오브도 그러합니다. 사이즈오브는 의자를 소비자 체형에 맞게 제작하기 때문에 그 어느 의자 기업보다도 숫자에 민감합니다. 체형에 맞는 의자를 만든다고 해서 한 명 한 명 치수를 측정해서 의자를 제작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대신 다른 의자 브랜드와는 다르게 키와 몸무게를 기반으로 한 경우의 수를 계산하여 더 적합한 크기와 형태를 갖춘 의자를 판매하는 거죠.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적어도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는 잘 맞을 확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결과물이 정교해진다는 겁니다. 사이즈오브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이 기업은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떤 방식으로 제품에 녹여내는 걸까요?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방대한 데이터는 국가로부터 얻어냈습니다. 그 기관은 바로 '사이즈 코리아'라는 곳입니다.
사이즈 코리아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79년에 처음으로 시행한 한국인 인체치수조사보급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체치수조사보급사업은 5~7년 주기로 한국인 인체를 측정하여 185만 종의 인체치수, 2만 종의 동적치수 및 12만 종의 3D 인체형상 자료, 이로부터 도출된 각종 가공자료 및 활용기술로 구성된 한국인 인체표준정보를 구축하여 산업계에 보급하는 일을 말합니다. 인체 표준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인이 쓰기 편한 제품 개발과 미래형 산업구조인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MassCustomization, 대량 생산(mass production)과 고객화(customization)의 합성어] 패러다임 구현을 통해 국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러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사이트에 접속하시면 어떤 신체부위를 측정하는지 알 수 있는데요. 키는 물론이고 어깨 너비, 손목 너비, 손가락 길이, 팔 길이 등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통계를 내고 있습니다. 2015년에 7차 인체 치수 조사를 시행했으며, 현시점인 2020~2021년에 8차 인체 치수 조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MassCustomization과 사이즈오브
미래형 산업구조라고 일컫는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은 뭘까요? 이는 특정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정된 시장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세스입니다. 맞춤형 제품의 유연성 및 개인화와 대량 생산과 관련된 낮은 단가를 결합한 마케팅 및 제조 기술을 뜻하는 겁니다.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을 표현하는 다른 방식으로는 made-to-order 혹은 built-to-order가 있습니다. 산업 혁명 이후 소비자들은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구매한다기보다는 가장 적합할 거 같은 제품을 구매한 뒤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곤 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는 없지만,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이유 덕분에 주류로 자리를 잡게 된 건데요. 개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현시점과 미래는 다시 사람을 중심에 두는 산업이 각광받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화에 집중하다 보면 대량 생산이 어려워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방책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모듈화인데, 사이즈오브가 택한 생산 방식이기도 합니다. 모듈화란 미리 제작한 파츠를 기반으로 주문이 접수되면 제품을 조립해서 완성합니다. 맞춤 정장처럼 완벽한 커스터마이징은 불가능하지만, 대량 생산 방식과 비슷한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세미 커스텀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인해 주류가 될 확률이 높은 방식입니다. 그리고 세미 커스텀이라고 할지라도 소비자 데이터를 정교하게 가공할 수만 있다면, 완성도를 계속해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즉, 사이즈오브는 벌써부터 미래 산업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모듈형 주택이 있겠군요.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수집한 설문조사 원본, RAW 프로파일로 찍은 사진, 그리고 사이즈오브가 사이즈 코리아로부터 얻어낸 6420명의 신체 치수 등 원본 데이터가 가지는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합니다. 원본 데이터가 정확해야 올바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원본 데이터가 훌륭하다고 해서 모두가 올바른 결과로 귀결되는 건 아닙니다. 분석과 결과물 완성은 전적으로 데이터를 취급하는 사람 혹은 기업이 가진 역량에 달렸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고찰과 시행 착오를 경험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힘든 결과물이 탄생하게 됩니다.
사이즈오브는 이와 같은 상황을 경계합니다. 첫 번째 질문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떤 의자가 좋은 의자인 걸까?' 사람은 신체 구조상 앉아 있는 행위 자체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해외 논문에서는 의자병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언급되기도 하는데요. 싱턴 대학교 스포츠 의학 박사, 엘리엇 오코너는 '앉아 있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흡연이다.'라며 강한 표현을 활용하여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사이즈오브는 의자를 만드는 기업이지만, 사용자 건강에 모든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용자가 최대한 몰입해서 일을 빠르게 끝낼 수 있는 의자를 만들자. 그들이 사이즈오브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그저 말뿐인 마케팅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의자에서 일어나라는 스탠드업 캠페인을 지원할 정도로 그들은 진심입니다. 그리고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도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바른 자세를 유도하는 측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이죠.
바르게 앉아야 하는 이유, 의자에서 일어나야 하는 이유 - 보러 가기
그래서 사이즈오브는 신체 치수를 다양한 경우의 수로 구분하여 파츠를 제작했을 뿐만 아니라,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소재를 찾는 데도 큰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제가 어떤 질문을 던지든지 간에 막힘 없이 답변할 정도로 의자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습니다. 결코 사이즈 코리아가 제공한 자료만으로 완성된 의자가 아니라는 거죠. 그들이 가진 의자에 대한 열정이 아니었다면, 사이즈 코리아가 열심히 조사해서 기재해둔 신체 치수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을 겁니다.
사이즈오브[체어]는 어떤 부품으로 만들었을까? - 보러 가기
▲ 세 번째 사진: 사이즈오브가 허벅지 길이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
'어떤 자세가 올바른 자세인 걸까?' 사이즈오브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했습니다. 의학적으로 알려진 자료도 의미 있지만, 골치 아프게도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직접 움직였습니다. 길거리에서 의자에 앉아본 뒤 소감을 들어본다든가, 앞서 소개해드린 체험관을 통해 소비자를 관찰하면서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그리고 타협점과 반드시 지켜야 할 부분을 구분하여 사이즈오브[체어]를 보완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사이즈 코리아가 제공하는 자료와 사이즈오브가 10,000개 이상 제품을 제작하며 쌓아 올린 경험은 DOS(Data Of Size)로 정의되어 그들의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 잡습니다. 의자 조립과 분해를 반복해야 하는 고달픈 체험관이지만, 사이즈오브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사이즈오브가 지금 활용하는 DOS 버전은 3.0이라고 합니다. 처음 DOS를 고안한 이후로 큰 업데이트가 두 번 이뤄졌다는 뜻인데요. 현재 사이즈 코리아에서 8차 인체치수조사사업이 진행 중에 있으므로, 또 한 번 대대적인 데이터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DOS 버전 업데이트는 단순히 수치를 추가해서 오차 범위를 줄이고 정교함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그에 맞게 파츠 소재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이 수반된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3.0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몇몇 파츠는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DOS] 3.0: 사이즈 코리아 데이터와 10,000개 이상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더욱 정교한 맞춤 데이터로 제작
2. S메쉬: 원사 두께와 밀도를 변경하여 탄성을 기존 대비 20% 향상(요추를 더욱 힘 있게 지지함)
3. 하이스웨이드: 기모 길이를 조정하여 미끄러짐 현상을 더더욱 억제하고 부드러운 감촉을 강조
4. 틸트메커니즘: 틸트 내부 파츠를 변경하여 1단계 고정시 유격량을 80% 이상 줄임
5. 캐스터: 바퀴가 더 잘 굴러가도록 조절했으며, 소음 개선도 이뤄냄
6. 프레임: 원료 비율을 조정하여 강도를 10% 이상 높임
7. 2중 레이어 스펀지: 탄탄한 고밀도폼 위에 쿠션감이 좋은 그린폼 추가(더 효율적인 체중 분산 효과)
자, 그렇다면 DOS 3.0을 기반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총 몇 가지가 되는 걸까요? 전체적인 크기를 좌우하는 좌판과 등받이는 각각 3가지 사이즈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키에 맞게 설치할 수 있는 중심봉 또한 세 가지로 크기를 구분합니다. 헤드레스트 쿠션 두께도 총 세 가지입니다. 몸 크기와 어깨너비를 고려하여 팔걸이 간격은 총 여섯 가지로 구분하며, 허벅지 길이에 따라 틸트를 좌판에 설치하는 위치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1.5 cm씩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준비한 사이즈 파츠가 여섯 가지 있는데요. 이건 좌판과 틸트 사이에 집어넣어서 앉은키에 대응합니다. 그래서 3 x 3 x 3 x 3 x 6 x 3 x 6을 계산해 보면, 총 8,748가지라는 경우의 수가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제조사 의자처럼 헤드레스트와 팔걸이, 중심봉은 상태를 변경할 수 있으므로 어지간한 체형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사이즈오브[체어]가 가지는 특장점입니다.
지금도 굉장히 많은 표본으로 정교한 의자를 만들고 있지만, 설문조사와 마찬가지로 표본은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사이즈오브 측은 DOS를 4.0으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며, 사이즈오브[체어] 프로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사이즈 코리아 자료가 추가되든, 사용자 데이터가 추가되든지 간에 분명한 건 DOS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더욱 정교해진다는 겁니다. 의자 업계에서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이즈오브는 출발선을 이미 떠난 상태이며, 미래로 갈수록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거로 예상합니다. 후발주자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긴 세월이 선물하는 노하우는 쉬이 따라 잡기 어려울 겁니다.
맞춤 정장까지는 아니겠지만, 주문이 접수되면 제품을 만들고 발송한다는 측면에서 현대 산업과는 거리가 먼 방식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고전적인 방법으로 묵묵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알면 알수록 사이즈오브는 영리한 기업입니다. 본문에서 언급했던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을 그 어떤 의자 제조 기업보다 빠르게 적용했으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금 이 순간까지도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하게 시간이 흐르고 정보가 쌓이면서 오차율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물론, DOS 3.0도 엄청나게 많은 표본을 기반으로 만든 시스템이며, 의자 특성상 높낮이나 목 받침 등은 조절이 가능하므로 지금 이 시점에도 굉장히 훌륭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사이즈오브의 미래가 더더욱 궁금해집니다. 과연 지금 형태보다 더 진보한 의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사이즈오브는 어떤 기업으로 성장해 있을까요?
머지않은 시일에 만나볼 수 있는 큰 변경점은 두 가지입니다. DOS 버전을 4.0으로 업데이트하고, 부품 문제로 인해 출시를 연기한 사이즈오브[체어] 프로를 곧 만나볼 수 있다는 건데요. 저는 출시 연기 결정을 하기 이전에 프로 버전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걸 다 풀어드리지는 못하겠지만, 기존 사이즈오브[체어]가 가진 강점은 유지하면서 파츠 별로 추가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추가되어 더더욱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이 되었다는 사실 정도는 언급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재미있는 요소들도 곳곳에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정식 출시를 굉장히 기대하는 제품입니다. 그리고 그날이 온다면 퀘이사존에서도 소개를 해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수많은 제품을 접하다 보니, 저 나름대로 제품을 판단하는 기준이 생겼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제품보다는 기업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해야겠습니다. 이전에는 사양 하나하나에 집착했지만, 지금은 제품을 만들어낸 기업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철학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더더욱 흥미롭습니다. 그들이 믿는 신념과 그걸 이뤄내기 위한 열정이 만들어낸 제품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성패는 소비자들이 결정할 일이라서 속단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확고한 철학을 갖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사이즈오브라면 능히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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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오브의 DOS란 무엇일까?
댓글: 296개 (응모: 0/1)
아싸~ 정리할 케이블이 줄어들었다!
darkFlash C6S 5V SYNC & Fan Control 통합 케이블
어? 쿨링이?
ASRock 라데온 RX 6600 CHALLENGER D 8GB 에즈윈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가 매력적인 이유
LG전자 38WP8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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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는 무슨뜻인가요? SUPE....
GIGABYTE X570S AORUS ELITE
늦가을에 맞이하는 봄
VARMILO MA108M 매화 컬렉션
전기 조금 먹는 독수리
GIGABYTE 라데온 RX 6600 EAGLE 8GB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어봤어, 조금 무거워진 건 이해해 줘
EVGA X17 - Gaming Mouse
WHITE 모델 추가와 세부 구성이 바뀌어서 돌아왔다!
JONSBO TW4-360 COLOR WHITE
키캡 아래에 마그마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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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lower SF-850F14TP LEADEX V PRO PLATI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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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게 가성비로 승부하냐?
왜 이걸 이제 샀을까...
차세대 쿨러 대거 등장! 좋았-쓰!!
라이젠 CPU 잘 팔려서 같이 떡상
야 이거 팀킬 아냐? (PMA2X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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