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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헤드셋은 밀폐형 방식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음악 감상을 위한 헤드폰은 개방감을 고려하여 대부분 오픈형으로 설계합니다. 게임이든 음악이든 간에 소리 정보를 전달한다는 목적 자체는 다르지 않은데,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여 극과 극으로 갈리게 됐을 텐데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웃도어용 헤드폰을 들여다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웃도어 헤드폰은 음악 감상이 주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40 mm 크기 드라이버를 활용한 밀폐형 방식으로 설계합니다. 오픈형이 아무리 음악 콘텐츠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주변 소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간섭하는 순간 모든 의미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외부 소음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는 밀폐형으로 설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죠. 또한, 주변 사람에게 원치 않는 소리 정도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밀폐형 설계를 강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아웃도어용 헤드폰은 주변 환경과 나를 분리하는 역할을 겸합니다.
게임은 주로 실내에서 즐길 텐데, 아웃도어 헤드폰을 예시로 드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건 아니고, 주변 환경과 나를 분리한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습니다. 게이머가 헤드셋을 통해 주변과 본인을 격리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리 정보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인데요. 폭발음은 물론이고, 들릴 듯 말 듯 한 발소리를 알아채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본인이 가진 최고의 능력을 그대로 녹여내기 위해 키보드와 마우스에 큰돈을 투자하는 거라면, 헤드셋은 능력 자체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인 셈이죠. 그래서 게이밍 헤드셋은 음악 감상용 헤드폰처럼 음을 아름답게 표현하기보다는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외부와 게이머를 철저하게 격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PC 케이스에서 발생하는 팬 소음마저도 방해요소가 되니까요.
다만, 모든 게임이 승부를 가르는 건 아닙니다. 제작사가 정해놓은 스토리를 따라가는 방식도 있고, 디아블로처럼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게임도 있습니다. 심지어 현실을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한 시뮬레이션 장르도 있죠. 이런 게임들은 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해 치열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승리욕을 배제한 만큼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요소로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에 큰 공을 들이곤 하죠. 이러한 경우 탁 트인 개방감이 느껴지는 오픈형 헤드폰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이크가 달린 게이밍 헤드셋 시장에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제품을 구하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죄다 밀폐형으로 설계할 뿐만 아니라, 토널 밸런스tonal balance1)를 간과하여 음악 감상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젠하이저와 오랜 기간 협업해온 EPOS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동안 플래그십 헤드셋을 밀폐형과 오픈형으로 구분해서 출시하곤 했는데, 이번 신제품에도 그 전통을 이어갑니다.
1) 토널 밸런스(tonal balance): 저음, 중저음, 중음, 중고음, 고음 등 여러 진동수 영역에서, 음의 크기의 상대적인 균형.
오픈형도 밀폐형과 마찬가지로 세 가지 색상 옵션을 제공합니다. 색상 표기를 따로 해두진 않았지만, 상자 색상과 앞면에 있는 헤드셋 프린팅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Green 옵션과 Sebring Black 옵션은 상자 색이 같아서 헷갈릴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만, 녹색과 함께 조합된 금색이 워낙 강렬해서 구분이 어렵진 않습니다. 상자는 어지간한 충격은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두껍게 제작했습니다. 또한, 제품을 완충재로 완벽하게 감싸는 형태로 포장해서 배송 중 흔들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흠집이나 파손을 방지합니다. 모든 구성품을 긴 검은색 상자에 모아둔 점도 마음에 듭니다. 포장만큼은 흠잡을 만한 구석이 없습니다.
구성품은 헤드셋 본품, PC 연결용 3극 케이블(길이 2.5 m), 콘솔 및 포터블 연결용 4극 케이블(길이 1.4 m), 커버 플레이트 2개, 관련 문서로 되어 있습니다. 케이블은 기존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직조로 마감했으며, GSP 시리즈에 동봉했던 케이블보다 두꺼워졌습니다. 이전 케이블이 부드럽고 가벼운 편이었다면, 이번 케이블은 탄성이 조금 더 좋아졌는데요. 편의성은 이전 케이블이 미세하게나마 좋고, 내구성 측면에선 H6PRO에 동봉한 케이블이 좋을 거로 예상합니다.
▲ 자료 출처: 필스 전자(EPOS 공식 유통사)
헤드폰 혹은 헤드셋을 설계할 때는 드라이버 방식을 다르게 할 수도 있지만, 이어 컵 설계를 다르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어 컵이 완전히 막혀 있으면 밀폐형, 소리가 새어 나가도록 구멍이 뚫려있으면 오픈형이라고 칭하는데요. 두 가지 방식은 장점과 단점이 확실해서 사용 환경 및 용도 또한 완전히 갈리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비교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EPOS는 푸른빛이 감도는 H6PRO를 Sebring Black이라는 옵션명으로 분류합니다. 왜 파랑이 아닌 검정 계열로 구분했을까요? 다른 색상 옵션과 비교하면 답을 추측할 수 있는데요. 마이크 부착부와 볼륨 다이얼을 감싸고 있는 링, 제품명을 인쇄한 길이 조절 슬라이드 부분의 포인트 색상으로 검정을 활용했다는 이유일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H6PRO는 장력 조절 기능을 제거하면서 GSP 시리즈보다 헤드 밴드 부분이 훨씬 간결해졌습니다. 그 대신 화려한 색상과 고급스러운 재질감을 활용하여 평범하지 않은 외관을 완성했습니다. 그중에서 Sebring Black 색상은 가장 차분한 느낌을 주는 옵션입니다. 다만, 밀폐형과 비교했을 때 살짝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이크 부착부와 볼륨 다이얼 위를 검은색 철망으로 마감하여 밀폐형이 보여줬던 깔끔한 맛은 사라지고 무언가 가득 차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군요.
Green 옵션은 헤드셋 시장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색상 조합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QM은 이 제품을 보고 BMW M5 CS가 떠오른다는 말을 해줬는데요. 메탈릭한 녹색과 BMW를 상징하는 키드니(Kidney, BMW 자동차 앞면 그릴 모양을 뜻함. 신장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데에서 유례.)를 감싸고 있는 금색 띠 부분을 보니 정말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니 조금 더 세련돼 보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확실한 건 헤드셋 시장에서 이러한 과감한 색상과 배합을 활용한 제품은 없다는 겁니다. 한눈에 봐도 특별해 보이도록 설계한 GSP 시리즈 특징을 다른 방식으로 살려낸 셈인데요. 생소하지만 결코 저렴해 보이지 않는 외관입니다. 개인적으로 H6PRO 시리즈는 녹색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White 제품은 밀폐형과 오픈형을 비교했을 때 색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순백에 가깝지만, 오픈형이 색온도가 조금 더 낮습니다. 이는 이어 패드와 헤드 밴드도 마찬가지인데요. 재질이 다른 부분까지 균일하게 색온도가 낮아서 '의도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색온도가 높은 밀폐형 색감을 선호하긴 합니다만, 큰 차이는 아닙니다. 흰색은 색상이 가지는 이미지처럼 깔끔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오염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피부나 머리카락에 닿는 부분을 회색으로 마감하는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회색은 밋밋함을 덜어내는 요소로 작용하여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꽤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인트로 활용한 은색도 생뚱맞지 않고 잘 어우러집니다.
케이블은 2.5 mm 단자를 이어 컵 하우징 안으로 밀어 넣는 방식입니다. 외관상 일체감이 훌륭하고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단자가 꺾이지 않아서 내구성이 좋습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서드 파티 케이블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 정도겠죠. 하지만 기본 케이블 품질이 좋고, 추가 구매도 어렵지 않아서 치명적인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 케이블은 EPOS | Sennheiser 시절에 만든 제품과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EPOS가 단독으로 제품을 내놓게 되면서 크게 개선한 부분이 외관과 마이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마이크 품질이 훌륭하긴 했지만, 부피가 커서 다소 거추장스럽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EPOS는 H3 Hybrid 제품부터 마이크를 떼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떼낸 후 커버 플레이트를 부착하면 깔끔하게 헤드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거죠. 고정은 자석을 활용하는데, 자력이 꽤 강력한 편이라서 억지로 힘을 가하지 않는 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극성을 다르게 하여 올바른 방향이 아니면 부착이 안되도록 세심함을 발휘한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켜고 끄는 방식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직관적인 플립 방식을 택했습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는 4 cm, 양쪽을 합치면 8 cm 정도 늘어납니다. 늘어나는 폭 자체도 큰 편이며, 이어 컵까지 커서 머리가 작은 분보다는 보통 크기 이상인 분에게 적합한 헤드셋입니다. 작은 분이 착용하더라도 2축 힌지 덕분에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겠지만, 머리를 움직일 때 헤드셋이 흘러내릴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이어 패드는 밀폐형과 차이가 있습니다. 밀폐형은 인조 가죽과 스웨이드, 천 소재를 섞었는데, 오픈형은 천 소재로만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3면을 색상이나 직조 방향, 밀도 등을 다르게 하여 밀폐형처럼 꼼꼼하게 설계한 티가 납니다. 인조 가죽을 배제한 이유는 통풍 성능을 잡기 위함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사용해 보니 밀폐형보다 열이 늦게 축적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으로 이어 패드를 마감하면 까슬까슬한 느낌이 있기 마련인데, EPOS는 표면을 굉장히 부드럽게 하여 피부에 자극이 생기지 않도록 마감했습니다. 오픈형 방식과 잘 어울리며, 일반적인 천 재질 이어 패드와는 궤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POS 헤드셋이 가지는 특장점 중 하나가 2축 힌지입니다. 그동안 이 부분을 꽤 강조해왔는데요. 글만으로는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는 문의를 개인적으로 해온 분들이 있으셔서 간단하게 gif 자료를 만들어 봤습니다. 스위블처럼 이어 컵이 돌아가는 각도가 작지만, 힌지 자체에 장력이 있어서 얼굴형과 관계없이 잘 밀착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밀착이 잘 된다는 건 제조사가 의도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된다는 뜻이며, 밀폐형 제품은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과 누음 차단 성능이 좋다는 걸 의미합니다.
마이크를 부착한 상태로 무게를 측정하면 약 310~311 g으로 측정됩니다. 마이크를 떼고 커버를 부착하면 290~291 g 정도이고요. 즉, 마이크 무게는 약 20 g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오픈형이 밀폐형보다 약 20 g 정도 가볍다는 겁니다. 이어 컵 일부분을 타공했으며, 이어 패드 소재를 바꾼 덕분에 발생한 이득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통풍 성능도 좋아서 장시간 착용하기엔 오픈형이 밀폐형보다 낫습니다.
마이크 유닛은 밀폐형 H6PRO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작동 상태는 플립 방식을 활용하며 마이크를 움직이다 보면 짤깍하고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 지점을 중심으로 상태가 전환합니다. 직관적인 방식이라서 많은 분이 선호하긴 합니다만, 버튼 방식보다 빠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죠. 이전 GSP 시리즈보다 길이가 길고 얇아져서 사용감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낫습니다. 마이크를 활용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떼낸 후 커버 플레이트를 부착하여 헤드폰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마이크 부피가 큰 편이라서 쉽게 분실할 일은 없을 거로 예상합니다만, 그래도 관리를 꼼꼼하게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게이밍 헤드셋은 보통 단일 지향성으로 설계합니다. 하지만 EPOS는 언젠가부터 양방향성 방식을 활용하는데요. PC를 활용할 때 주변 소리라 함은 키보드나 마우스,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대부분일 겁니다. 이 제품들은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배치할 수밖에 없어서 지향각으로 소리를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차라리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이득이 크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실제로 헤드셋 시장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품질을 선사해서 마이크로 인한 불만이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주변 소리 차단 성능은 떨어지기 때문에 노이즈 게이트 기능이 있는 사운드 카드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든가 노이즈 캔슬링 관련 서드 파티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방법을 곁들인다면 성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 마이크 테스트 환경 / 자료 출처: 필스 전자(EPOS 공식 유통사)
본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 측정값은 제품 전체 특성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한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오픈형답게 극저음역이 부족한 모습이지만, 실제로 양감이 느껴지는 음역부터 1 kHz까지 서서히 내려오는 웜틸트 성향으로 튜닝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음역이 부족하긴 커녕 풍부하게 느껴지며, 중음역 또한 또렷하게 잘 들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2~3 kHz에 피크로 인해 목소리가 조금 더 강조되어 들리는 특성이 있고 스테이지가 좁게 형성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픈형이 가지는 장점을 상쇄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보이스 채팅 및 게임에서 주로 활용하는 음역이라서 도움이 되는 상황도 있겠습니다. 그 이후 음역에도 딥과 피크가 존재하여 소리가 깨끗하진 않지만, 다른 대역에 비해 절제되어 있어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2~3 kHz에 존재하는 피크로 인해 스테이지가 좁게 형성되는 느낌을 받았다고는 했는데, 물리적인 구조가 가지는 특성으로 인해 밀폐형보다는 넓게 형성된다는 걸 단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소리 정보가 이어 컵 안에서 귀로 쏟아지는 밀폐형과는 다르게 소리가 자연스럽게 퍼지며, 극저음역에서 발생하는 차이로 인해 재미가 덜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자연스러움을 원한다면 오픈형이 적합하며, 저음을 선호하거나 소리 정보 자체가 중요하다면 역시나 밀폐형이 좋겠습니다.
서두에서 승리가 목적인 게임은 밀폐형 헤드셋이 어울린다는 의견을 언급했습니다. 이론상 틀린 말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통용된다고 할 수도 없는데요. 당장 저만하더라도 장르보다는 공간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실내에서는 스피커나 오픈형 헤드폰을 쭉 활용해왔으며, 실외는 이어폰을 고집합니다. 밀폐형 헤드셋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던 셈이죠. 퀘이사존을 통해 밀폐형 헤드셋을 본격적으로 접하게 됐는데, 여전히 필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누적된 개인적 경험과 기호가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로 작용한 듯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의견과 경험을 듣다 보니 밀폐형 헤드셋이 가지는 존재 의의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집 주변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오토바이 굉음이나 급브레이크 소리는 몰입 상태를 순식간에 깨버리는 요소인데, 밀폐형 헤드셋을 활용하면 이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어서 즐겨 활용한다고 하더군요. 또한, 숙소 생활을 하는 대학생이나 프로게이머들은 필수품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분명 장르도 중요한 요소입니다만, 본인이 그 공간의 일부가 돼도 괜찮은 상황인지 혹은 철저하게 분리해야 하는 상황인지 판단하여 설계 방식을 택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H6PRO 오픈형 헤드셋은 엄밀히 따졌을 때 세미 오픈형에 가깝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간에 밀폐형보다 개방감이 느껴지는 제품이니 오픈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개방감은 드라이버에서 발생한 소리가 그릴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느껴지는 감각인데요. 이로 인해 소리가 밀폐형보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리가 가벼운 건 아닙니다. 저음역에서부터 1 kHz까지 웜틸트 튜닝을 한 덕분에 풍부한 소리를 내줍니다. 정보를 모아 모아 귀안으로 쏟아내는 느낌인 밀폐형이 취향에 맞지 않는 분이라면, H6Pro 오픈형 헤드셋을 경험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제품은 소리 특성뿐만 아니라 착용감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밀폐형보다 약 20 g 정도 가볍고, 천 소재 위주로 설계한 이어 패드 덕분에 착용감이 한결 산뜻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열감이 이어 패드나 이어 컵 안에 머물러 있지 않아서 오랜 시간 착용하기에도 좋고요. 즉, 사용할 만한 상황과 소리 취향이 알맞게 맞아 떨어진다면 밀폐형보다 많은 면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방식입니다. 다만, 계속해서 언급했듯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본인을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밀폐형 제품을 선택하는 게 더 올바른 선택일 확률이 높습니다.
EPOS는 보청기 제조사인 Demant 산하에 있는 자회사로, 젠하이저와 오랜 기간 협업 관계에 있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리를 인지하는 방식, 귀 구조 등을 연구하며 쌓은 노하우와 음향 산업 전반에 걸쳐 명성을 쌓아올린 젠하이저의 노하우가 만나 게이머를 위한 음향 기기를 만들어 낸 겁니다. 게이밍 기어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소리에 대한 철학이나 목표한 소리를 구현해 내는 실력만큼은 그 어느 기업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혹은 시장 조사는 충분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미 GSP 370이나 GSP 670과 같은 무선 헤드셋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유선 제품에 큰 비중을 두는 걸 보면 기업이 가진 철학을 고수하는 중이라는 인상을 받곤 합니다. 당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내놓고 싶은 건 기업이 가진 당연한 욕심일 텐데, EPOS는 급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그들이 가진 철학을 대중들이 알아줄 거라는 굳은 믿음마저 보이는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EPOS가 걸어나가는 이 흥미로운 행보를 쭉 함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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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OS H6PRO 오픈형 게이밍 헤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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