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시리즈 APEX PRO, APEX 7

무슨 키보드에 기능이 이렇게 많아?

QM코리
829 3054 2020.11.18 18:03




스틸시리즈의 키보드는 어떨까?



 국내 게이밍 기어 시장에는 수많은 제조사가 각자만의 강점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그중 기계식 키보드는 키감을 최우선시하는 제품인 만큼 좋은 키감을 가장 앞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CNC 알루미늄 가공을 들 수 있는데요. 키보드 상판과 하판을 정교하게 가공해 딱 맞물리도록 만들어 잡다한 소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 밖에 대중적인 체리 MX 스위치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 스위치를 개발, 생산하여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키감을 경험시키고자 합니다. 독자 스위치가 훌륭한 키감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이제는 평범하게 느껴지는 MX 스위치가 질린다면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용자가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할 때 키감을 제1순위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키보드가 제공하는 부가 기능을 조목조목 따지거나, 혹은 RGB LED 효과가 얼마큼 퀄리티가 좋은지 살펴보곤 합니다. 아니면 단순히 브랜드만 보고 키보드를 구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 충성심은 흔히 깔맞춤으로 이어지곤 하는데요. 모든 게이밍 기어를 단일 제조사로 꾸리는 데에는 글로벌 게이밍 제조사만큼 좋은 선택지가 없습니다. 헤드셋부터 마우스, 키보드. 심지어 마우스 패드까지 말이죠. 이렇게 맞춘다고 해서 세트 효과마냥 성능이 더 좋아지거나 게임 실력이 더 나아지지는 않지만, 특유의 소속감과 일관된 디자인으로 인해 심리적 만족감이 배가 됩니다. 덕분에 퀘이사존 데스크 셋업 게시판에 깔맞춤을 콘셉트로 한 게시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steelseries




 스틸시리즈는 2001년에 설립돼 올해로 19년이나 된 긴 역사를 자랑하는 게이밍 기어 제조사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여러 게이밍 기어를 선보이는 만큼 제품군도 다양한데요. 그중 마우스는 옛날부터 KINZU와 KANA 그리고 SENSEI 등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습니다. 저도 8년 전 처음 사용한 게이밍 마우스가 KINZU 였을 만큼 스틸시리즈는 오랫동안 게이머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보여왔습니다. 최근에는 라인업이 정리되면서 RIVAL과 SENSEI만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키보드도 양상이 비슷합니다. 초기에는 G시리즈를 내세우며 G6, G7 등의 키보드가 있었지만, 현재는 APEX 시리즈로 정리되며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스틸시리즈의 키보드 중 최상위 제품에 속하는 APEX 7과 옴니포인트라는 독특한 스위치를 적용한 APEX PRO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 사양


* 칼럼 작성일 기준 할인 이벤트 진행 중





패키지



 APEX PRO는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61키(문자열)에 스틸시리즈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사용했을 뿐 APEX 7과 구성은 같습니다. 그래서 패키지를 보더라도 스위치에 대한 언급만 다를 뿐, 대부분 기재돼있는 내용이 비슷합니다. 흰색과 주황색을 고루 사용한 모습이 마치 퀘이사존 사이트의 밝은 버전 같네요.


APEX PRO는 검은색으로 표시된 61키에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사용했다.




 APEX PRO와 APEX 7은 제품 개봉하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APEX 7은 기존 키보드 패키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뚜껑 여닫이 방식이라면, APEX PRO는 속박스를 옆으로 밀어 개봉하는 방식이죠. 패키지 개봉 방식에 따라 제품 품질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적축과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APEX PRO를 중점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성품은 키보드 본체, 팜레스트, 사용설명서를 제공합니다. 키캡을 분리하기 위한 리무버나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막아주는 루프를 제공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제품 외형



 측면에서 볼 때 스위치가 그대로 노출되는 비키스타일 하우징을 채택했습니다. 덕분에 백라이트 LED를 켜면 극대화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색상은 전체적으로 검은색과 짙은 회색을 적절히 사용하여 중후하고 묵직해 보입니다. 배열은 104키 풀배열을 사용했습니다. 우측에 넘패드가 있어 숫자를 입력하거나 계산할 때 편리하지만 FPS처럼 마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을 즐긴다면 마우스 이동 반경이 좁아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단 배열은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ANSI(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 배열을 사용해 추후 키캡을 교체하더라도 배열로 인해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어 보입니다.




<위: APEX 7 / 아래: APEX PRO>


 무게는 실측했을 때 APEX 7은 834g, APEX PRO는 828g으로 측정됐습니다. 조금 무게가 다르기는 하지만, 약 6g 정도로 적어 오차 범위 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풀배열 기계식 키보드임을 고려하면 꽤 가벼운 편에 속합니다.





 LED 인디케이터가 있어야 할 자리에 볼륨 레버와 버튼, OLED 스크린이 있습니다. 아래 버튼을 길게 눌러 설정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설정에는 ILLUMINATION, MACROS, ACTUATION, PROFILES, SETTINGS가 있으며, 소프트웨어가 따로 필요 없을 만큼 직관적이고 세밀한 설정이 가능합니다. 물론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복잡한 설정을 원활히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키캡 높이는 OEM 프로파일을 사용했습니다. 주변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프로파일인 만큼 익숙합니다. 스텝스컬쳐2를 적용해 가로열마다 높이가 다릅니다. ESC와 F1 사이에는 USB 포트가 하나 있습니다. 왼쪽 구석에 있어 포트를 사용할 때 시너지가 다소 반감됩니다. 오른쪽에 있었더라면 마우스를 연결하는 등 활용 범위가 더 넓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키보드 바닥이 역동적으로 생겼습니다. 마치 근육으로 몸이 다져진 사람의 핏줄 돋은 팔뚝을 보는 듯싶네요. 케이블은 바닥 홀을 따라 세 방향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끄럼 방지 패드는 아래 세 곳에 부착돼있으며, 높이 조절 다리에 미끄럼 방지 패드가 넓게 부착돼있어 접은 상태에서도 미끄럼 방지 기능에 일조합니다. 높이는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팜레스트



 팜레스트는 푹신하지 않고 단단합니다. 표면은 고무를 사용해 플라스틱과 비교해서 피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습니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패드는 무려 8곳에나 부착돼있습니다. 앞서 본 키보드 바닥과 마찬가지로 팜레스트 바닥에도 역동적인 모양으로 마감돼있습니다. 측면에는 키보드에 부착할 수 있도록 자석이 노출돼있습니다. 꽤 자력이 강해 키보드에 붙이고 나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높이가 조금 낮은 편으로 손목을 받칠 때 다소 아쉽지만, 키보드 외형과 일체감이 좋습니다. 측면에서 봤을 때는 키보드 각도를 그대로 잇습니다.






RGB LED



 키보드 전체에 점등되는 RGB LED 효과가 매우 밝고 자연스럽습니다. LED 효과는 넘패드 위에 있는 OLED 패널과 버튼 혹은 스틸시리즈 엔진 3 소프트웨어를 통해 변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시 점등하는 배경 효과와 키를 입력할 때 연출되는 효과를 따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 및 스테빌라이저


<위: APEX 7 / 아래: APEX PRO>




 APEX 7은 스틸시리즈 독자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합니다. 축은 적축과 청축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칼럼에서는 적축을 사용했습니다. APEX PRO 역시 스틸시리즈 독자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한 것은 동일하지만, 주로 사용하는 61키(문자열)에 옴니포인트 스위치(흰색)를 적용했습니다. 옴니포인트 스위치는 물리적 금속 접점으로 입력 여부를 판단하는 기계식 스위치와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내부 자석과 슬라이더 위치 간의 정전 용량을 측정하여 입력 여부를 정하는데요. 이런 입력 방식은 정전 용량 무접점 방식과 같습니다. 그러나 기존 무접점 방식은 반발력을 만들기 위해 러버돔과 스프링을 모두 사용했다면, 옴니포인트 스위치는 기계식 스위치처럼 스프링만 사용했죠. 이러한 입력 방식 덕분에 입력 지점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61키 외에는 모두 스틸시리즈 독자 스위치 적축을 사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방향키까지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적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스위치 방향은 역방향으로 체결했습니다. 아무래도 효율적으로 RGB LED 효과를 연출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LED는 SMD가 아닌 DIP를 사용했는데요. DIP RGB LED는 소자가 매우 커서 기계식 키보드에 사용하려면 스위치 금형을 새로 만들어야 하므로 의외로 접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SMD RGB LED를 사용하지만, DIP LED를 사용하면 광량 확보에 유리해 몇몇 제조사에서 사용하곤 하죠. APEX 7, APEX PRO LED 광량이 유독 밝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요. 스테빌라이저는 철심이 보강판 아래에 있는 체리식을 사용했습니다. 윤활 처리가 안 돼 있어서 철심 소리가 조금 들리긴 했지만, 거의 이질감 없는 키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키캡



 재질은 ABS, 각인은 영문과 한글 모두 레이저 투과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흔히 글로벌 게이밍 기어 제조사에서 접할 수 있는 키캡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구성은 장기간 사용하면 키캡 표면이 쉽게 반질반질해지고 코팅이 벗겨지는 일이 잦죠. 이러한 한계로 인해 최근 몇몇 글로벌 기업에서도 PBT 재질과 이중사출 각인을 사용해 기대 수명을 크게 늘린 제품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스틸시리즈는 아직 이러한 변화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키캡 두께


문자열




시프트




스페이스 바



 두께는 0.73 ~ 1.08mm로 측정됐습니다. 전체적으로 얇은 편에 속합니다. 흔히 키캡이 두꺼우면 정갈한 키감을, 얇으면 스위치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키감을 구현하는 데 유리합니다. 이러한 특성이 칼럼에서 소개해드리는 리니어 스위치와 다소 잘 안 어울릴 수 있으나, 스틸시리즈 자체 스위치가 훌륭해서 그런지 키캡이 얇다고 해서 키감이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번쯤 두꺼운 키캡으로도 사용해보고 싶네요.






분해 및 내부


 키보드 분해는 APEX PRO만 진행했습니다. 보강판과 하판을 고정하는 나사 15개만 분리하면 키보드를 분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키보드가 보강판과 하판을 서로 고정하기 위해 걸쇠를 곳곳에 사용하는데, 스틸시리즈 APEX 7, APEX PRO 키보드는 이러한 걸쇠가 없어 분해하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허브 역할을 하는 USB 포트는 기판이 완전히 분리돼있습니다. 덕분에 USB 포트가 고장 나더라도 PCB 전체를 교체할 필요가 없습니다.





 MCU는 무려 2개를 사용했습니다. 앞서 OLED 패널을 통해 여러 설정을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납득되는 구성입니다. 왼쪽에 큰 MCU는 Arm® Cortex®-M3 32-bit 기반 ST STM32F103VC입니다. 오른쪽에 작은 MCU 역시 Arm® Cortex®-M3 32-bit 기반 ST STM32F103RC입니다. 두 MCU 모두 키보드에 사용하는 MCU치고는 꽤 사양이 높습니다. 자세한 사양은 데이터시트(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왼쪽이 일반적인 기계식 스위치, 오른쪽이 옴니포인트 스위치입니다. 금속 접점이 생략됐으며, 정전용량 방식답게 가운데 슬라이더 기둥 대신 커패시터를 포함한 갖가지 회로가 추가돼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스틸시리즈의 통합 소프트웨어 스틸시리즈 엔진 3에서 다양한 설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모든 키와 Fn 조합 키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으며, 키마다 매크로를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밖에 조명 탭에서 다양하고 세세하게 LED 효과를 연출 할 수 있습니다. OLED는 완전한 흰색과 검은색만 표현할 수 있으며, 별도로 사용자가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습니다. JPG, PNG같이 정적인 사진은 물론이고 GIF처럼 동적인 사진도 적용할 수 있죠. 동작에서는 스위치 입력 지점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은 APEX PRO에서만 제공합니다. 1부터 10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지정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타건 영상



 타건 영상은 주변 소음이 통제된 방음 부스에서 진행됐으며, 방음 부스의 자세한 정보는 소개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이크는 SONY A7S3 기본 마이크 대신 ZOOM H6 레코더를 사용하여 타건 소리 녹음을 진행하였습니다. 키보드와 마이크 간의 거리는 약 30cm이며 책상으로 전해지는 잔진동이 녹음되지 않도록 별도로 삼각대를 활용하였습니다. 영상은 SONY A7S3로 녹화하였습니다. 녹음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2020년 5월 이전에 작성된 칼럼 및 리포트와 1대1 비교가 어려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방음 부스 소개 리포트 보러 가기<<



 해당 영상 소리는 청취자 환경에 따라 실제 소리와 비교하여 성향, 음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점 고려하여 영상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칼럼에서 소개해드리는 키보드는 옴니포인트(APEX PRO)와 적축(APEX 7)을 사용했습니다. 두 스위치는 자석을 이용한 정전 용량 방식이냐, 혹은 물리적 금속 접점을 갖고 있냐에 따른 차이입니다. 키감 성향은 두 스위치 모두 리니어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리니어라도 키압과 내부 구조에 따라 키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요. 이번 APEX PRO와 APEX 7에서도 그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APEX PRO는 키압이 비교적 높고 부드럽게 눌리지만, APEX PRO는 가볍고 경쾌하게 눌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사용한 APEX PRO의 키감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특정 61키에만 적용한 만큼 해당 스위치를 사용하지 않은 곳과의 키감 차이가 발생해 다소 아쉬웠습니다. 통울림이 약간 들리긴 했지만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이상 체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스테빌라이저는 윤활 처리가 안 돼 있어 약간 철심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이질감은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조금만 윤활하면 꽤 훌륭한 키감을 경험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치며



 키보드는 처음 등장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키보드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타자기를 보더라도 요즘 키보드에 사용하는 QWERTY 배열이 그대로 적용돼있음을 알 수 있죠. 이런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하고자 몇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키보드 배열에 관해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존재조차 알지 못할 만큼 실패한 시도입니다. 분명 더 효율적이고 문자를 입력하는데 편리하게 설계했음에도요.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보다는 현재 익숙해져 있는 것을 선호하는 심리가 담겨있습니다. 당장 QWERTY 배열을 사용하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굳이 새로운 배열을 채택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죠.


 이런 보수적인 흐름으로 인해 키보드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건 큰 용기를 요구합니다. 시도하는 건 좋으나 도전이 곧 성공으로 이루어지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일 텐데요. 마냥 딱딱해 보이는 키보드 시장이지만 기초적인 틀은 최대한 유지한 채 조금이라도 차별점을 보이고자 수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스틸시리즈는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OLED를 앞세워 차별화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스틸시리즈의 OLED를 접한 건 라이벌 700이었습니다. 좌클릭 옆에 작은 OLED가 있었는데, "과연 쓸모가 있는 기능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죠. 이내 그저 커스터마이징을 위한 소소한 기능이라고 단정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이번 APEX 키보드를 다뤄보면서 그 생각이 매우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중에 판매 중인 기계식 키보드 대부분은 커스터마이징을 하기 위해, 마치 코나미 커맨드처럼 정해진 단축키를 입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Fn과 L을 눌러 LED 모드에 진입하고 Fn과 1, 2, 3을 눌러 RGB 색상을 지정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APEX 7과 PRO는 이런 불편한 방법 대신 OLED를 통해 사용자가 어느 설정에서 어떤 값을 바꾸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점이 매우 편리했는데, 모름지기 RGB LED를 탑재한 게이밍 키보드라면 섬세한 LED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여겨온 제 생각을 뜯어 고쳐줬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APEX PRO에서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통해 다시 한번 특이점을 선사해줬습니다. 기계식 스위치 특유의 깔끔한 키감을 유지한 채 자석을 이용한 정전용량 방식을 채택하여 여러 장점을 갖췄습니다. 기존 물리적 접점이 있는 기계식 스위치보다 긴 기대 수명을 자랑하고, 입력 지점을 사용자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키보드와 차별점이 한눈에 띄는 제품이지만, 칼럼 작성일 기준 가격이 267,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에 속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스틸시리즈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한 APEX 7의 가격이 189,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옴니포인트 스위치가 상당히 값비싸다는 점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과연 이 가격 차이가 제값을 할지는 사용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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