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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을 통과한 빛처럼
여러분은 암실에 들어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분명 눈을 뜨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앞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경험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습니다. 흔히 사람은 세상을 본다고 말합니다. 이 표현에는 사람. 즉, 눈이 주체가 됩니다. 눈이 있으니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전제가 바탕이 되죠. 하지만 건강한 눈이 있더라도 빛, 그중에서도 가시광선이 없다면 세상을 볼 수 없습니다. 앞서 암실에서의 예처럼 말이죠.
프리즘을 이용한 빛의 분산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Prism
과거 학교에서 프리즘을 사용해 빛을 분산시키는 실험을 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흰색 빛을 삼각형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마치 무지개처럼 빨간색부터 파란색까지 빛이 분산됩니다. 이 실험에서 빛은 파장에 따라 색깔이 다르고, 그만큼 굴절도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빛은 단일 색상이 아닌 여러 색이 섞여 있음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실험이기도 하죠. 프리즘을 이용해 빛을 분산시킬 수 있다면 빛을 합칠 수도 있습니다. 합치는 과정은 분산시키는 것보다 훨씬 간편한데요. 말 그대로 두 가지 이상 빛을 겹치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빛의 삼원색인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만 가지고 형형색색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 보고 있는 디스플레이도 멀리서 보면 고유한 색깔처럼 보이지만, 카메라로 화면을 촬영해보면 픽셀 하나당 RGB 소자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데스크톱 내부를 RGB LED로 꾸밀 때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프리즘이 빛을 분산 시켜 빨간색부터 파란색까지 어여쁜 스펙트럼을 보여줬던 것처럼 V-COLOR에서 PRISM PRO라는 메모리를 선보였습니다. 과연 이름처럼 다채로운 LED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죠.
패키지 전면에는 제품 이미지와 제품명을 크게 프린팅했습니다. 대체로 전면에 제품 이미지는 물론이고 내세울 특징들을 함께 기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인지 깔끔해 보이기까지도 합니다. 그렇다면 제조사에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어디에 있을까요? 전부 뒤쪽에 있습니다. 메모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시작으로 특징과 RGB SYNC를 지원한다는 심볼까지 기재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용량과 클록, 세부 타이밍은 스티커에 별도로 표기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커다란 금속 방열판을 사용했는데, 색상이 조금 차갑습니다. 별다른 무늬나 마감을 하지 않아 심플하면서도 깔끔해 보입니다. 그밖에 다른 메모리와 비교했을 때 방열판에 유독 눈에 띄는 점이 있는데요. 바로 제품 사양 표기입니다. 시중에 구매할 수 있는 메모리는 대부분 스티커에 작동 속도, 용량, 타이밍을 기재하는 반면 V-Color PRISM PRO RGB는 모든 걸 방열판에 각인했습니다. 스티커로 표기할 때 보다 디자인 일체감 있어 더 나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LED 바는 방열판과 상반되게 역동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마치 프리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LED 바와 함께 측면부 삼각형 부분에도 LED가 발광합니다.
전원을 켜면 길쭉한 LED 바와 가운데 삼각형 부분에 RGB LED가 점등합니다. LED 전환이 부드럽고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색이 진하지 않고 은은하죠. LED 효과를 바꾸기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ASUS, GIGABYTE, MSI, ASRock에서 제공하는 RGB SYNC를 통해 다른 PC 컴포넌트와 연동하거나 LED 효과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V-Color PRISM PRO RGB 메모리는 XMP 2.0(eXtreme Memory Profile 2.0)을 지원합니다. 메모리 자체에 최적화한 오버클록 설정이 저장되어 있어 마더보드 UEFI BIOS에서 XMP 항목을 선택하면 바로 오버클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사용자가 직접 번거롭게 오버클록 설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XMP 2.0은 Intel 메모리 프로필에 해당하므로 Intel 플랫폼 기반 마더보드에서만 지원되지만, 일부 AMD 마더보드에서도 XMP 값을 불러오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번 퀘이사 칼럼에 사용한 V-Color PRISM PRO RGB 메모리는 3,200 MHz 작동 속도와 16-20-20-38 타이밍, 그리고 1.35 V 전압이 적용됐습니다. 메모리 칩세트는 SK Hynix H6AN8G8NDJR-VKC(D-die)를 사용했습니다. 그밖에 온도 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Thaiphoon Burner에서 Thermal Sensor 항목이 있고, HWInfo 같은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에서 메모리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버클록
퀘이사존에서 V-Color PRISM PRO RGB 패키지 1개를 대상으로 오버클록을 시도한 결과 최대 4,133 MHz(18-22-22-42, 1.47 V)까지 작동 속도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오버클록 안정화는 메모리에 높은 부하를 주는 AIDA64 Extreme 시스템 안정성 검사 환경에서 약 20분간 진행했습니다. 단, 오버클록은 패키지 1개로만 시도한 결과이므로 같은 제품이더라도 생산 주차, 칩, 주변 환경이나 하드웨어 구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버클록을 적용한 4,133 MHz는 XMP 2.0을 적용한 3,200 MHz와 비교하면 29.2% 높은 수치입니다. 인텔 10세대 i9 프로세서가 제공하는 기본 메모리 작동 속도인 2,933 MHz와 비교하면 40.9%, 마더보드에서 아무런 설정을 하지 않은 값인 2,666 MHz와 비교하면 55.0%나 더 높습니다. 메모리 작동 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작업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으므로 렌더링, 인코딩 등 작업 환경과 게임 성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메모리 기본 성능은 AIDA64 Extreme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메모리 벤치마크를 통해 측정했습니다. XMP 2.0을 적용해 3,200 MHz로 작동하는 V-Color PRISM PRO RGB 메모리의 복사 속도는 2,133 MHz보다 35.0% 빨랐으며, 지연 시간은 13.5% 더 짧습니다.
V-Color PRISM PRO RGB 메모리를 4,133 MHz로 오버클록했을 때, 복사 속도는 2,133 MHz보다 67.5% 더 빨랐으며, 지연 시간은 28.8% 더 짧습니다. 오버클록을 적용한 만큼 AIDA64 테스트에서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DA64는 메모리가 발휘할 수 있는 성능을 온전히 보여주는 테스트이며, 실사용 시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종 소프트웨어와 게임 테스트도 함께 진행했는데요. 이어서 보도록 하죠.
다음은 실제로 PC를 사용하면서 체감할 수 있는 압축 프로그램, 인코딩, 렌더링을 통해 메모리 성능을 가늠해봤습니다. XMP 2.0을 적용한 3,200 MHz 환경에서는 JEDEC 표준 2,133 MHz보다 13.5%, 오버클록을 적용한 4,133 MHz 환경에서는 16.9%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AIDA64 테스트와 비교하면 작은 차이지만, 소프트웨어에 따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 벤치마크 및 렌더링 테스트 보러 가기
마지막은 게임 성능입니다. JEDEC 표준을 만족하는 2,133 MHz 작동 속도를 기준(100%)으로 두었을 때 XMP 2.0을 적용한 3,200 MHz 환경에서는 7.7%, 추가로 오버클록한 4,133 MHz 환경에서는 10.5% 더 높은 프레임이 측정되었습니다. 게임에 따라서 프레임 변화가 다르게 나타나므로 아래 링크를 통해 자세한 결과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게임 종합 성능 보러 가기
■ 스티커 대신 각인
다른 PC 컴포넌트도 비슷하지만, 유독 메모리는 단일 외형에 사양이 다양한 편입니다. 작동 속도와 용량별로 세세하게 분류해놨는데, 사용자마다 원하는 클록과 용량이 제각각이니 자연스레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세부 사양을 표기하기 위해 대체로 스티커에 클록과 용량 그리고 타이밍을 기재합니다.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방법이므로 지금까지도 많이 사용하는 표기 방식입니다. 그러나 온전히 제품 외관에만 집중한다면 스티커가 유독 겉도는 느낌을 줍니다. 그렇다고 스티커를 제거하면 AS 서비스를 받는데 불리할 수 있어 섣불리 건드리지 못했는데요. V-Color PRISM PRO RGB는 금속 방열판에 각종 사양을 각인해놓았습니다. 어차피 스티커를 제거하지 못할 거라면 이렇게 각인하는 방식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 온도 센서 탑재
오버클록 할 때 온도가 가지는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온도가 높으면 시스템이 불안정해지고 임계점을 넘기면 안전을 위해 시스템 전원을 끄기도 하죠. 그런데 CPU만큼이나 오버클록을 많이 하는 메모리에 온도 센서를 탑재하는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몇몇 고가 제품이나 브랜드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데, V-COLOR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온도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덕분에 동 가격대 다른 제품보다 오버클록 할 때 온도를 확인하며 더 안전하고 원활하게 클록을 높일 수 있죠.
■ SK Hynix D-die
온도 센서를 탑재해 오버클록 접근성을 높였다고 할지라도 애초에 오버클록 마진율이 높지 않다면 원하는 만큼 높은 클록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버클록 좀 한다는 사람은 메모리에 사용한 칩이 어디 제조사의 무슨 다이die인지부터 확인해보죠. V-Color PRISM PRO RGB는 SK Hynix H6AN8G8NDJR-VKC, 일명 D-die를 사용했습니다. 과거 SK Hynix는 낮은 오버클록 마진율로 인해 오버클로커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칩이 아녔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 등장한 D-die는 얘기가 다릅니다. 여러 검증의 과정을 거치면서 훌륭한 칩이라고 평가가 바뀌었는데요. 오버클록 마진율이 높다고 알려진 칩을 사용해서 그런지, 퀘이사존 자체 테스트에서도 4,133 MHz를 달성하며 높은 상승 폭을 보여줬습니다.(오버클록 결과는 퀘이사존에 입고된 패키지 1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모든 제품을 대변하지 못합니다.)
퀘이사존의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V-Color DDR4-3200 CL16 PRISM PRO RGB
메모리 벤치마크 및 렌더링 테스트
메모리 게임 성능 테스트
댓글: 5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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