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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k
11-08
2020.02.24 18:56
2020년에 샌드브릿지를 사는 사람이 있다? 사실 저 말고도 많으시리라 봅니다.
최근에 친구의 샌디브릿지 i5 2500 컴퓨터에 SSD를 달아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낀 점은 10년이 다 되어가는 CPU임에도 괜찮네? 였습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컴퓨터 커뮤니티를 뒤적이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고
그렇게 샌디브릿지 i5 2500 컴퓨터 세트를 구매하러 서울 나들이를 가게 되었습니다.
구성은 파워를 뺀 본체 전부입니다.
낡은 컴퓨터 케이스
샌디브릿지 i5 2500
삼성 DDR3 4GB x2 합 8GB
ASRock H67M 메인보드
가격은 당연히 4달라는...아니고
무려 4만원입니다.
네, 4만원이요.
여기서 반응은 아마 둘로 갈라집니다.
저걸 4만원이나 줬다고?
혹은
4만원으로 저걸 살 수 있다고?
어느 쪽이신지 문득 궁금하네요.
10년 다 되가는 컴퓨터를 무슨, 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카비레이크 이하의 인텔 쿼드코어 CPU들은 거의 다 i3 8100에게도 밟아 으스러지는 또이또이한 허접한 퍼포먼스로 천천히 발전해왔는데 의외로 중고 가격이 방어가 잘 된 편입니다. 이는 머나먼 옛날의 샌디브릿지도 마찬가지.
물론 제 스카이레이크랑만 같이 두어도 성능이 후달리기는 하지만, 쿼드코어 인텔 CPU의 기반은 샌디브릿지 시절에 다져두고 계속 우려왔다는 사실은 컴퓨터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리라 봅니다.
당장 중고나라에 가도 양산형 케이스에 파워와 SSD만 얹어서 i5 2500+8기가 램 구성을 16만원에 팔아재끼는 업자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이라면 당연히 i3 9100나 최강 가성비 라이젠 2200G 등으로 발을 돌리시겠지요.
잡설이 길었고, 여튼 그렇게 받아왔습니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메인보드 박스에 SSD 가이드와 심지어 CD롬 부분에 쓰이는 5.25 베이 커버와 나사들까지 주셨습니다.
케이스에도 USB 3.0 포트가 하나 꼬리처럼 달렸는데 이 기믹은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애즈락 H67M 메인보드에는 윈도우 7 지원과 추억의 인텔 스티커 그림이 그려진 모습입니다. 무려 2011년!
그리고 컴퓨터 내부도 그 연식을 잘 보여주는 상태입니다. 엄청난 먼지가 반겨줍니다.
매번 4핀 전원 메인보드만 이용하다가 처음으로 95W TDP의 CPU라 그런지 어쩐지 모르겠으나 8핀을 보고 당황했습니다.
굴러다니던 폐품 삼성 뻥파워를 껴주려다가 거실의 스카이레이크 HTPC를 꺼내와서 파워를 변경했습니다.
어떻게 한 선 정리(??)인데 ㅠㅠ
가볍게 부팅만 해보려다가 야매 종이박스 HTPC를 뜯으며 일이 커졌습니다
그렇게 아이언맨 심장처럼 (다른 몸에서 떼오기도 했구) 파워에 불이 들어오며 부팅!
다행히 큰 문제없이 윈도우를 잘 켜냅니다.
근데 사실 제가 4만원의 샌디브릿지를 보고 한걸음에 달려간 이유는 샌디브릿지가 아니었습니다.
8기가 램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케이스였죠.
샌디브릿지만 작동해도 본전이다-라는 계산으로 달려가 받아온 컴퓨터를 부팅해보는 제게는 케이스 기능들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기믹 수준이지만 전혀 기대도 하지 않던 CD롬. 나름 LG 고급형 DVD롬
오래 사용하지 않은 탓인지 그륵그륵 소리를 내지만 무사히 작동해줍니다.
그러나 메인은 이겁니다.
먼지가 묵어서 단자는 괜찮을지 우려되는 SATA 연결부.
컴퓨터 뒷면에 달랑이는 USB 단자의 정체도 이것입니다.
요즘 케이스는 LED나 번쩍이지 이런 실용적(?)인 기능은 찾기 힘들지요. ㅠㅠ
두근거리는 순간,
컴퓨터를 끄지 않은 채 핫스왑으로 하드디스크를 밀어넣습니다.
4TB도 무사히 읽어냅니다.
바로 일어나서 방방 뛰고, 판매자님께 감사 문자를 보냈습니다.
2020년에 게임하기 너무 힘든 사양이라 바꾸면서 그냥 헐값에 넘기셨다는 판매자님.
"잘 작동하니 다행이네요. 잘 쓰세요!"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먼지가 신경쓰여서 꽉 채워둔 8TB부터는 불안해서 못 꼽아봅니다. ^^;
이제 케이스를 다 뜯어서 먼지를 청소하고 본격적으로 재조립을 해줄 차례입니다.
그런데 어디를 후 불어도 먼지가 나올 정도라 아직은 엄두가 나지 않네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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