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9

Shure MV5C    학창 시절 방송부였던 저는 자연스럽게 방송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교 방송실은 KBS 지역 방송사가 장비를 교체하면서 남는 제품 중 상태가 괜찮은 걸 받아 환경을 꾸렸는데요. 마이크 한편에 붙어있던 로고가 바로 'Shure'였습니다. 슈어는 젠하이저와 자주 묶여 언급되곤 하는데, 긴 역사를 통해 쌓은 신뢰도를 기반으로 방송국에 프로페셔널 등급 제품을 납품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오늘날 두 제조사를 비교한다면 결이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젠하이저가 헤드폰, 이어폰 쪽으로 선택받았다면, 슈어는 SM57/58, SM7B의 성공에 힘입어 마이크로폰 시장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습니다. 수많은 카피 제품이 생겨날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일까요? 팬데믹 사태로 인해 마이크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을 때, 제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슈어 마이크를 구매했습니다. 몇몇에게 슈어 제품을 택한 이유를 물으니 '익숙해서'라고 답하더군요. 간결하지만 브랜드 파워를 절감하게 하는 답변이었습니다. 물론, 이번 글로 소개할 제품인 MV5C는 슈어가 표준으로 자리 잡은 분야와는 거리가 있는 PC용 USB 마이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을 안고 상자를 개봉했는데요. 앞서 사례로 제시한 팬데믹 시절 제 지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 제품 상세 스펙(눌러서 펼치기) 목차 1. 테스트(녹음, 측정) 2. 외형 및 기능 3. 의견 요약뒤로가기를 누르면 목차로 되돌아옵니다.     테스트 TEST[카트리지 타입] 16 mm 일렉트릿 콘덴서    슈어는 회의를 진행할 경우 추천하는 입과 마이크 간 거리를 약 30~46 cm 정도로, 스피치 모드를 활성화한 상태로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46 cm는 생각보다 거리가 꽤 먼 편인데, 스피치 모드를 활성화할 경우 소리가 증폭되기 때문입니다. 스피치 모드는 '스, 츠'와 같은 거친 소리를 완화하며, 레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컴프레션과 EQ 프로세싱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다만, 노이즈 측면에서는 플랫 모드보다 좋지 못한 특성을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이크와 입 거리를 30 cm 이내로 좁힐 수 있다면 플랫 모드로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가깝게 배치할수록 저음 반응이 높아지면서 마치 라디오 방송 음성처럼 목소리에 윤기가 도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슈어 마이크답게 기본 성능이 좋습니다. 그들이 제공한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 목소리 음역과 관련 있는 부분에서 딱히 튀는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게이밍 기어 제조사가 판매하는 마이크처럼 노이즈 리덕션 관련을 제공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여과 없이 마이크를 통과하여 듣는 이에게 전달하게 되는데요. PC 주변은 마이크와 가까운 곳에서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폴라 패턴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폴라 패턴] 단방향(카디오이드)    폴라 패턴이 단방향이라고 할지라도 마이크 뒤편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완전히 걸러내지는 못합니다. 소리가 발생하는 지점에서 휘발되는 게 아니니 당연한 일입니다. 초지향성 마이크는 단방향보다 주변 소리를 효과적으로 걸러내긴 합니다만, 손으로 쥐고 사용하지 않을 경우 목소리까지 작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PC 환경에서 스피커나 키보드, 마우스 소리를 하드웨어 단에서 완벽하게 걸러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PC 마이크를 제조하는 타 제조사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통한 노이즈 리덕션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MV5C는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없으므로 서드 파티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합니다. 디스코드 Krisp나 NVIDIA RTX Voice 등이 있을 겁니다. 동영상 편집 단계에선 노이즈 리덕션 플러그인을 통해 후처리로 주변 소리를 제거하면 됩니다. 모니터링 아웃풋 측정 HEADPHONE OUT MEASUREMENT[측정 장비] Audio Precision APx555B[측정 대상 장비] Shure MV5C 모니터링용 헤드폰 아웃 포트 - 샘플 1개를 측정한 결과로 모든 특성을 대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하여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3.5 mm 싱글엔드 최대 출력    벤치 모드에선 출력(RMS Level)과 SINAD를 확인하면 됩니다. MV5C와 운영체제 볼륨을 최대로 설정했을 때 무부하 기준 1.18 Vrms까지 출력을 확보합니다. 다만, 노이즈가 치솟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때 전기적 노이즈를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슈어 역시 노이즈가 발생할 경우 휠이 피크로 향했는지를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마이크 뒤편에 있는 휠을 굴려 음량을 낮추면 한결 개선된 상태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Vrms / 700 mVrms    출력을 1 Vrms까지 낮추면 SINAD가 53~57 dB 정도로 좋아집니다만, 좌우 불균형이 발생하는군요. 700 mVrms로 조금 더 낮췄더니 좌우 모두 57.5 dB 정도로 개선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DAC이나 사운드 카드를 대체할 만한 성능은 아닙니다만, 모니터링을 하는 데 불편함은 없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주파수 응답    20 Hz부터 20 kHz까지 대역폭이 잘 확보되어 있습니다. 초고음역에서 조금씩 튀어 오르는 부분이 있으나 체감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즉, 모니터링을 진행할 때 주파수 응답 특성으로 인한 왜곡된 소리를 들을 일은 없을 겁니다.구성품 BOX & COMPONENTS[구성품] MV5C 마이크, 마이크 스탠드, USB Micro-B to Type-A 케이블, USB Micro-B to Type-C 케이블, 관련 문서외형 DESIGN    마이크와 스탠드는 분리된 형태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나사산에 나사를 맞춘 뒤 밑 부분에 있는 원형 구조물을 굴려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 마이크    마이크 하우징은 플라스틱으로 설계했습니다. 안쪽으로 유닛을 보호함과 동시에 강한 소리를 완화하는 스크린이 있으며, 뒤편으로 1/4″ 규격 나사산이 있습니다.    왼쪽으로 모드 버튼과 음소거 버튼이 있습니다. 스탠드에 설치할 경우 눈으로 보지 않고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이는 인디케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직관성 부분에서 아쉽습니다. 또한, 모드 변경보다는 음소거를 많이 활용할 거 같은데, 누르기 편한 건 모드 버튼입니다. 이런 사소한 부분은 사용 만족도와 이어지기 때문에 개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진 자료 기준 오른편으로 모니터링용 헤드폰 아웃 포트가 있습니다. 규격은 일반적인 3.5 mm라서 보유하고 있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하면 됩니다. 전원 공급과 데이터 전송은 USB Micro-B 포트를 활용합니다. USB 포트 역시 Type-C 규격이 아닌 점이 아쉽습니다.     포트 간 거리가 좁은 편이라 케이블에 따라 이어폰/헤드폰 케이블과 USB 케이블 간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어지간하면 위 사진 자료처럼 문제없이 연결할 수 있을 겁니다.     버튼과 포트 위로 모니터링 음량을 조절하는 휠이 있습니다. 휠이 양옆에 있는 구조물보다 안으로 들어간 형태라서 편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의도하지 않은 조절을 피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 음량뿐만 아니라 마이크 음량 조절도 하드웨어적으로 가능하게 설계했으면 더 좋았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게임보다는 회의용으로 설계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스탠드는 높이가 약 7.5 cm 정도이며, 자체 높이 조절은 불가능합니다. 배치를 통해 입과 거리를 조절해야 합니다. 기능적인 측면에선 다소 아쉽지만, 면적을 크게 차지하지 않아 배치가 쉽고 휴대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회의실에 배치하는 용도로는 딱입니다.        바닥에는 부드러운 패드를 부착했으며, 미끄러짐 방지 효과가 있습니다. [무게] 스탠드 포함: 164.1 g / 스탠드 미포함: 96.4 g    스탠드를 포함한 무게는 약 164 g 정도입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번들 케이블이 두껍고 뻣뻣한 편이라서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스탠드가 들리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조금 더 무겁게 설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크 유닛부는 96.4 g 정도로 가벼운 삼각대에 설치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겁니다.        기본 스탠드와 결합하면 위와 같은 형태가 됩니다. S 로고를 마주 보게 되며 'SHURE' 로고와 인디케이터, 버튼은 뒤편에 배치되는 형태입니다.     마이크는 기본 성능도 중요하지만 배치 용이성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입과 거리가 멀어지면 소리를 수음해 내는 성능이 떨어지는 건 매한가지이기 때문입니다. MV5C 마이크 유닛은 나사산 규격이 1/4″라서 대부분 삼각대와 호환됩니다. 위 사진 자료처럼 삼각대에 설치할 수도 있죠. 책상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억제하기 위함이라면 마이크를 공중에 띄우는 걸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호환성 COMPATIBILITY□ macOS    MV5C를 PC에 처음 연결하면 Playback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쉽게 출력(마이크 모니터링) 기능이 꺼진 상태로 연결되어 기존에 활용하던 음향 장치에서 소리가 나온다는 뜻입니다. 케이블을 분리한 뒤 모드 버튼을 누른 상태로 다시 연결하면 출력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맥북에서 정상 작동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Windows 11▲ 헤드폰 아웃(다이렉트 모니터링 아웃풋)▲ 마이크 입력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도 출력, 입력 모두 정상 작동합니다. 입출력 모두 24-bit / 48,000 Hz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 안드로이드, iPad OS    슈어는 MV5C 사양표에 공식적으로 스마트폰과의 호환성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보수적으로 작성한 건데요. 테스트를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연결했을 때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USB 마이크 인식 여부가 다릅니다. 앱에 따라 작동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테스트에 활용한 엑스페리아 1 IV는 기본 앱에선 인식하지 못했지만, 서드 파티 앱에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11형(3세대, M1 프로세서)에 연결하여 테스트를 진행해 봤습니다. 기본 음성 메모 앱에서 마이크를 바로 인식하더군요. 모니터링 기능과 스피치 모드 전환도 정상 작동했습니다. 인디케이터 조명 INDICATOR LIGHTING    세 칸이 모두 녹색으로 점등한 경우입니다. 모니터링 기능 활성화와 스피치 모드로 전환되어 있음을 뜻합니다.    사진 자료 기준 왼쪽 인디케이터가 빨강으로 변한 상태입니다. 이는 다이렉트 모니터링 기능이 비활성화되어 있음을 알리는 겁니다.     사진 자료 기준 오른쪽 인디케이터가 꺼진 상태입니다. 플랫 모드로 소리를 수음한다는 뜻입니다.         음소거 버튼을 누르거나 운영체제에서 음소거 설정을 하면 빨강 LED가 점등합니다.의견 요약 SUMMARY OF OPINIONS   - 주변 소음 제거 기능 부재- 마이크 레벨은 운영체제나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로 조정해야 함+ 간편한 설치+ 간단한 조작+ 콤팩트한 크기(디자인)+ 왜곡 없이 깔끔한 음성 전달+ 스피치 모드 지원* 본문에 첨부한 모든 사진은 눌러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퀘이사존 로고가 없는 사진은 해당 제품 브랜드 자료입니다.퀘이사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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