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라이젠 9 3900X는 작업 성능 면에서 인텔 코어 i9-9900K를 큰 폭으로 따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렌더링 성능과 인코딩 성능에서는 12개의 물리적인 코어가 지닌 이점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면서, 현시점에서는 최고의 작업용 프로세서로 발돋움하게 되었네요. 반면 게임 성능에서는 여전히 경쟁사보다 소폭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1세대 및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비교한다면 제법 큰 폭으로 성능이 상승되었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경쟁사의 동 가격대 제품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5~8%가량 성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1세대 및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는 달리, 이제는 말 그대로 '경쟁'이 가능한 위치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1440p 해상도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입장에서는 이제 AMD CPU나 인텔 CPU 중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펼쳐진 셈이죠.
12개의 물리적인 코어 그리고 오버클록보다는 PBO(Precision Boost Overdrive)나 오토 오버클러킹과 같은 편의 기능만으로 최대의 효율을 보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는 현시점에서 대체할 수 없는 강력한 제품이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투자 금액을 60만 원 선에서 40만 원 선으로 낮춘다면 아마 이 두 제품이 직접적으로 경쟁 체계를 이루리라 생각이 드는데요. 큰 맥락에서 보자면 라이젠 7 3700X vs. 코어 i7-9700K와 비슷한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작업 성능에서는 경쟁사 대비 강력한 모습을, 게이밍 성능에서는 경쟁사 대비 소폭 떨어지는 수준을 유지했죠.
SMT 옵션을 비활성화함으로 인해 성능이 오르는 게임도 존재하기 때문에 논리 스레드가 제외된 인텔 코어 i7-9700K는 최고의 게임용 CPU로 평가받기도 하는데요. 라이젠 7 3700X는 여전히 게임 성능에서 경쟁사보다 소폭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제는 제법 비슷한 위치까지 게이밍 성능을 끌어올렸습니다. 따라서 작업과 게임을 병행하는 프로슈머나 발열량이 비교적 낮은 8코어 모델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네요. 다만 강력한 게이밍 성능만을 추구하는 사용자라면, 여전히 코어 i7-9700K는 넘보기 어려운 벽처럼 작용할 것입니다.
메인스트림 데스크톱 프로세서 중 막내 역할을 담당하는 두 프로세서, 라이젠 5 3600과 코어 i5-9600K는 20만 원대에서 구매할 수 있기에 실제로 많은 유저가 활용하리라 생각이 드는 제품군입니다. 인텔이 9세대 코어 시리즈에서 i5 시리즈뿐만 아니라 i7 시리즈까지도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을 비활성화한 것에 반해, AMD는 대다수의 라인업에 SMT를 적용하고 있기에 작업 성능에서의 이점은 분명한 편이었죠. 라이젠 5 3600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서 라이젠 7 1800X와 비슷한 수준의 작업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경쟁사의 코어 i5-9600K보다는 확실히 뛰어난 작업 성능을 자랑하는군요.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게임 성능인데요. 역시나 이번에도 경쟁사 제품보다는 게임 성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지만, 이제는 그 폭이 5% 이내로 좁혀졌습니다. 이는 라이젠 5 3600이 게임 성능에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는 뜻이지만, 바꿔 말한다면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의 상위 라인업은 게이밍 성능에서 가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라이젠 5 3600은 20만 원대에서 작업과 게임 혹은 어느 한 쪽만을 원하는 사용자라도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지로 비추어집니다.
금액대별 비교에 이어, 라이젠 7 라인업끼리도 작업 성능과 게임 성능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라이젠 7 3800x는 최대 부스트 클록이 4.5 GHz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중에서는 유일하게 올코어 클록이 4.2 GHz에 달하는 제품입니다. 작업 성능에서는 이러한 부스트 클록 차이가 제법 유효한 것인지, 실제로도 1~3%가량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죠.
하지만 게임 성능은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두 제품의 가격이 상당히 벌어짐에도 불구하고 게임 성능에서는 대부분 1 FPS 이내의 평균값 차이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백분율로 환산해 보면 약 0.3% 이내에 불과하죠. 조금이라도 더 높은 오버클록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격 대비 성능 효율은 라이젠 7 3700X 쪽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중 라이젠 5 라인업을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작업 성능에서는 라이젠 7 라인업보다 오히려 작업 성능 차이가 조금 더 벌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라이젠 5 3600의 경우 최대 부스트 클록이 4.2 GHz 수준에 그치기에 고스란히 성능 차로 반영됩니다. 오히려 라이젠 7 라인업의 경우 부스트 클록 차이가 적음에도 작업 성능 차가 은근히 발생한다고 해석할 수 있죠.
하지만 라이젠 7 라인업 비교와 달리 라이젠 5 라인업은 게임 성능에서도 확실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라이젠 5 3600의 게임 성능 효율은 1세대 및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비교한다면 높은 수준까지 향상된 셈이지만,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중에서는 다소 낮은 코어 클록으로 동작하기에 게이밍 성능에서도 조금은 차이를 보이고 있죠. 2% 내외 수준의 수치 차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용자라면 라이젠 5 3600도 충분히 균형 잡힌 성능을 보여주는 셈이지만, 게이밍 환경에 조금 더 초점을 두는 사용자라면 라이젠 5 3600X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 제품 간 가격 차이는 국내가 기준으로 약 6만 원 수준이라는 점도 참고할 부분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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