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에서 새롭게 준비한 메인스트림-퍼포먼스 급 그래픽 카드 지난 2020년 4분기, AMD에서 새롭게 선보인 그래픽 카드는 4K 게이밍을 지향하는 하이엔드 제품군 라데온 RX 6000 시리즈였다. 경쟁사 대비 두 세대가량 그래픽 카드 성능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이 등장한 라데온 RX 6000 시리즈는 3D 성능에서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위협할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라데온 RX 6700 XT는 Navi 22 칩을 사용한 미들 나비(?) 제품으로, 전반적인 구성은 라데온 RX 6900 XT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상위 제품군이 하이엔드를 표방하는 만큼, Navi 22 칩을 탑재한 이번 그래픽 카드는 퍼포먼스-메인스트림 급에 해당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온라인에서 선공개한 성능 지표는 지포스 RTX 3070 급을 표방하며, MSRP는 $479로 책정했다. 물론 최근 국내외 그래픽 카드 시장은 정상적인 가격과 거리가 멀기에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아닐까 한다.
■ 한층 높아진 게임 클록을 보여준다 라데온 RX 6700 XT를 보면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바로 코어 클록이다. 기존 라데온 RX 6000 시리즈는 실제 작동하는 부스트 클록이 2,100~2,200 MHz 수준으로 경쟁사보다는 평균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라데온 RX 6700 XT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400~2,500 MHz 수준까지 부스트 클록을 끌어 올렸다. 특히 RDNA 아키텍처 제품군은 게임 클록/부스트 클록으로 나뉘어 있는데, 라데온 RX 6700 XT는 게임 클록 = 최소 부스트 클록 개념을 만족하는 클록으로 작동한다. 흡사 경쟁사 표기 부스트 클록과 비슷하게 보이는데, 덕분에 표기상 게임 클록인 2,424 MHz를 훌쩍 넘어서는 2,500 MHz 영역에서 부스트 클록을 유지한다. 일반적으로 레퍼런스 제품보다 조금 더 높은 부스트 클록을 적용하는 비레퍼런스 상위급 제품에서는 조금 더 높은 부스트 클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 RTX 3060 Ti와 비슷한 깡 성능, SAM 적용 시 일부 게임은 RTX 3070 급 성능
퀘이사존에서 진행한 테스트를 기준으로 했을 때 라데온 RX 6700 XT는 지포스 RTX 3060 Ti FE와 비슷한 게임 성능을 보여준다. 20종 게임으로 진행한 테스트이며, 게임 종류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비교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 AMD에서 언급했던 내용처럼 지포스 RTX 3070 수준까지 게임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SAM 기능이 필수적이다. 단, 타사 플랫폼이나 구형 CPU 등을 활용하고 있는 시스템에서는 SAM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라데온 RX 6700 XT 게임 성능은 지포스 RTX 3060 Ti FE와 RTX 3070 FE 중간 정도에 위치하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MSRP와 성능을 고려해보면 게임 성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일반 게임 성능과 달리 레이 트레이싱 성능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FidelityFX Super Resolution과 같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조금 더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까.
■ 230W TBP, 소비전력은 RX 5700 XT와 동급 AMD 라데온 6000 시리즈에서는 그래픽 카드 전체 소비전력을 의미하는 TBP(Total Board Power)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 라데온 RX 6700 XT는 TBP가 230W에 해당하는데, 실제 퀘이사존에서 측정해본 결과 소비전력은 평균 208 W 정도를 기록했다. 이는 라데온 RX 5700 XT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동급 소비전력을 요구하면서 성능 차이가 30% 정도 발생하는 셈. 지포스 RTX 3060 Ti FE보다는 소폭 높은 수치이다. SAM 기능 활성화와 오버클록 적용이 소비전력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도 관심사였는데, 퀘이사존 테스트 결과상으로는 SAM 기능이 오히려 더 높은 소비전력 수치를 보였다. 기본 상태와 비교한다면 평균 11 W 정도 늘어난 셈인데, 많은 게임에서 성능 향상이 있고 소비전력 수치가 매우 크게 늘어나는 건 아니니 시스템이 지원한다면 활성화해두는 편이 낫겠다.
■ 오버클록, 충분히 시도할 만한 값어치가 있다 퀘이사존에서 입수한 라데온 RX 6700 XT 샘플은 표기 부스트 클록 기준 2,700 MHz까지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했다. 전압 수치는 1,200mV 이상 적용할 수 없으므로 사실상 한계치에 해당했으며, 게임 테스트로 살펴본 평균 부스트 클록은 2,591.1 MHz 수준. 그래픽 카드에서 2,600 MHz에 달하는 부스트 클록은 쉽게 볼 수 없는 수치이기에 인상적이었으며, 소비전력 상승도 거의 오차 범위 수준이었다. 특히 오버클록과 SAM을 동시에 적용하면 일부 게임에서는 큰 폭으로 성능 향상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부분. 라데온 RX 6700 XT는 쿨링팬 속도가 기본적으로는 제법 낮게 설정(66%/1,500 RPM 수준)되어 있는데, 적절히 쿨링 성능을 올리고자 한다면 조금 높이는 방향도 고려해보자.
■ RX 6700 XT, 현시점에서 퍼포먼스 급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그래픽 카드는 성능과 가격으로 등급을 나누고 사용자는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비용 내에서 최상의 제품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간 AMD 그래픽 카드는 메인스트림-퍼포먼스 라인업에서 경쟁하는 전략을 취해 왔고, 이번 세대에 와서는 하이엔드 라인업에서도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4K 게이밍을 원하고 있다면 라데온 RX 6700 XT보다는 라데온 RX 6800 이상을 노리는 게 적절하다. 192-bit로 줄어든 메모리 버스와 96MB 인피니티 캐시는 4K 테스트에서 성능 하락 폭을 조금 더 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시선을 FHD나 QHD로 돌린다면 라데온 RX 6700 XT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제공한다. 지포스 RTX 2080 Ti FE에 근접하는 성능은 SAM 기능과 잘 맞물리는 게임에서 충분한 가치를 입증하기도 했다. 하이엔드 제품이 부담스럽고 메인스트림 급 제품으로는 성능 만족도가 2% 아쉬운 사용자라면, 4세대 라이젠 + 500 시리즈 마더보드를 활용하고 있다면 SAM 기능과 함께 주목할 만한 그래픽 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MSRP는 $479,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얼마? 벤치마크 칼럼을 등록하는 현시점에서 국내 그래픽 카드 시장을 돌아보자. 현재 라데온 RX 6800(MSRP $579)은 약 160~190만 원대, 지포스 RTX 3060(MSRP $329)은 약 70~90만 원대, 지포스 RTX 3060 Ti(MSRP $399)는 약 140~170만 원대, 지포스 RTX 3070(MSRP $499)은 약 140~180만 원대를 호가한다. 이쯤 되면 제조사 권장 소비자가인 MSRP(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가 크게 의미 없는 수준이다. 라데온 RX 6700 XT는 MSRP를 $479로 책정했는데, 이 제품 역시 정상적인 가격에 유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반대로 생각하면, 초기 국내 출시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가능하다면 충분히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대적하는 위치에 있는 지포스 RTX 3060 Ti와 지포스 RTX 3070 제품군은 100만 원을 호가한 지 오래다. 상대적으로 라데온 RX 6700 XT가 조금 더 저렴한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면 그래픽 카드 구매에 목마른 유저들이 충분히 환호성을 지를 수 있는 상황. 그렇기에 라데온 RX 6700 XT가 어느 정도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할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