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받침대 재질은 꽤 독특합니다. 스웨이드 재질이긴 한데, 손으로 쓱 만져봤을 때 빳빳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스웨이드 재질은 보통 손으로 쓸었을 때 모양이 변하면서 색이 묘하게 달라지는데, 사이즈오브[체어]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 스웨이드가 아닌 하이스웨이드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이스웨이드? 다소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생소할 수밖에 없는 게, 새롭게 개발한 스웨이드 재질이기 때문입니다. 발단은 이러합니다. 사이즈오브는 본래 PU 재질 인조가죽을 사용했습니다. PU 재질 특성상 점성이 약간 있어서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표면이 번들거리게 되고 더 쉽게 미끄러지는 노화(에이징) 현상이 고민이었다고 합니다. 우연한 계기로 '알칸타라'라고 불리는 인조 스웨이드 재질을 접했고, 적용해 보니 만족스러운 고정력을 구현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알칸타라는 스마트폰 케이스에도 많이 활용하며, 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재질입니다. 다만, 의자 하나에 원자재 값만 10만 원 정도가 들어갔고, 결정적으로 소재 자체가 늘어지는 문제점이 존재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이유로 알칸타라를 적용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열망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사이즈오브팀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만한 소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샤무드, 슈퍼 스웨어드, 아쿠아 스웨이드 등 전세계에 있는 스웨이드 재질을 모두 적용해봅니다. 하지만 조건을 충족할 만한 소재는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노력하는 자는 하늘이 알아본다고 했던가요. 한 업체가 독특한 스웨이드 재질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는 소문이라도 났는지, 국내 스웨이드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결국 새로운 스웨이드 소재를 개발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복원력을 위해 3개 층으로 레이어를 나눴고, 중간에 고무 소재를 *함침하는 방법으로 설계했습니다. 덕분에 습기가 내부에 흡수되지 않고, 오염에 강한 독특한 스웨이드를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미끄러지지 않고 복원력도 강화된 하이스웨이드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비용도 알칸타라에 비해 약 4만 원 정도를 절감했다고 하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네요.
*함침: 가스 상태나 액체로 된 물질을 물체 안에 침투하게 하여 그 물체의 특성을 사용 목적에 따라 개선함. 방부, 방습, 염색, 가연성의 감소 따위를 위하여 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