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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이사존 컴퓨텍스 2024 특집 기사 바로가기 + Point
왜 이렇게 많은 분이 Razer라는 브랜드를 사랑하는 걸까요? 오랜 기간 저는 Razer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같은 값이라면 기술력과 공대 감성을 물씬 풍기는 Logitech 쪽이 취향에 맞았죠. 퀘이사존에 입사하고 나서 제 의도와는 관계없이 Razer 제품을 많이 접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나 물건, 브랜드 등 무언가를 한 번 좋아하면 어지간한 사건이 없는 한 오래도록 좋아하는 습성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Razer 마우스 세대교체의 시작점 Viper를 접하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모두 집어던졌습니다. 훌륭한 센서 튜닝은 기본이고,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광학 스위치가 저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표면 코팅까지 완벽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으며, 집에서 사용하던 Logitech 마우스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뒤이어 출시한 Basilisk 시리즈와 DeathAdder 시리즈 또한 완성도가 훌륭해서 Razer라는 브랜드에 대한 시선이 완전히 달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Razer를 게이밍 기어 업계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멋진 기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여러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가격이 그냥 형성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내놓으면,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문제가 됩니다. 시장 조사를 했을 때 적절하게 대결할 수 있는 가격대를 비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요. Razer도 이 작업을 굉장히 정교하게 하는 기업입니다. 처음에는 Razer 제품이 비싸서 망설여지다가도 두 눈 꼭 감고 한번 구매해보면 그 진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새 PC 주변이 형광 녹색으로 물들게 되는 거죠. 이번에 소개해드릴 제품이 그 시작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패밀리룩을 유지하는 Razer는 콘솔 전용 기기에서는 정체성을 살짝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알아보는 Kaira X도 그러한데요. PlayStation 버전은 파란색으로, Xbox 버전은 검은색에 녹색 띠를 두른 형태로 꾸몄습니다. 콘솔 기기를 상징하는 색상으로 상자를 꾸민 셈이죠. Xbox는 비슷한 면이 있어서 크게 색다른 느낌은 없지만, 레이저와 파란색 조합은 마주할 때마다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비교적 저렴한 제품이라고 해서 패키지에 차별을 두지 않았습니다. 외부 상자는 얇지만, 내부 상자가 두꺼운 편입니다. 구조물이 제품을 감싼 형태는 아니지만, 크기가 딱 맞는 편이라서 배송 중에 흔들리거나 흠집이 발생하는 일도 없을 겁니다. 마이크와 케이블을 별도로 포장해둔 세심함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 for Xbox Ver.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외형 자체는 Razer Opus처럼 단정한 형태지만, 녹색 포인트 덕분에 밋밋하지 않습니다. 바깥보다는 안쪽에 배색하여 부담스러운 느낌은 없습니다. 외형적으로도 Kaira Pro와 비교했을 때 딱히 저렴해 보이지 않더군요. 심지어 플라스틱 표면 코팅도 같다고 해도 될 정도로 비슷하고, 마감이 훌륭해서 같은 가격대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외형 만족도가 높을 거로 예상합니다. 다만, 마이크와 케이블은 탈부착이 불가능합니다. 케이블은 직조로 마감했으며, 얇고 부드러워서 헤드셋을 착용했을 때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길이는 약 1.2~3 m 정도로 짧은 편인데, 게임 컨트롤러에 연결하는 용도라는 걸 고려한다면 합리적인 길이입니다. 만약 PC와 함께 활용하실 생각이라면 외장 DAC/AMP나 사운드 카드를 활용하거나 연장 케이블을 연결해서 마더보드에 연결하면 됩니다. 연장 케이블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4극을 3극으로 바꿔주는 어댑터 케이블을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 for PlayStation Ver.
PlayStation용 제품이라는 게 한눈에 느껴지는 색상 배합입니다. 녹색은 온데간데없고, 흰색과 검정, 파랑을 조합했는데요. 깔끔함을 넘어 눈이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가 은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마감한 점도 Razer의 세심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보통 이 부분을 놓치는 기업들이 매우 많거든요. Xbox 버전에서 따로 언급하진 않았는데, 역시나 검은색으로 잘 마감했습니다. 아무튼 흰색을 좋아하시거나, PlayStation으로 게임을 즐기는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만한 외형과 마감으로 완성된 제품입니다.
마이크와 케이블은 왼쪽 이어 컵 하우징에서부터 빠져나옵니다. 단선 방지를 위한 장치도 꼼꼼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음량 조절 휠과 음소거 스위치가 있습니다. 음소거 기능을 버튼이 아닌 스위치 방식을 택한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높낮이를 구분해야 하는 버튼 방식보다 훨씬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는 한쪽당 3.5 cm 정도 늘어납니다. 양쪽을 합치면 약 7 cm 정도로, 늘어나는 폭은 평범한 수준입니다. 그 대신 기본 크기가 큰 편이라서 두상이 큰 분이라고 할지라도 잘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두상이 작은 분이라면 단단하게 고정되지 않아 흘러내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이어 패드 내부 직경은 세로 6.5 cm, 가로 4.5 cm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크기입니다. 이어 패드와 헤드 밴드는 온도 상승이나 땀 흡수에 유리한 천 재질을 활용했습니다. 메모리폼은 쿠션감을 고려하여 밀도가 낮은 걸 사용했군요. 실제로 사용해봐도 인조 가죽이나 벨루어 재질에 비해서 오랜 시간 쾌적함을 유지했습니다.
스위블 기능을 지원함과 동시에 이어 컵을 고정하는 부분도 각도가 바뀌므로 얼굴 모양에 잘 적응하는 제품입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착용 상태에 따라 소리 성향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Kaira X처럼 관절이 많은 헤드셋은 얼굴에 잘 밀착되는 특성이 있어서 이런 현상에 자유로운 편입니다. 헤드폰 무게는 약 267 g으로 330 g 정도였던 무선 버전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무게가 가벼우면 정수리에 가해지는 압박이 작아지므로,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재와 장력 등 많은 요소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Kaira X가 착용감이 훨씬 좋았습니다.
본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 측정값은 제품 전체 특성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한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본래 리포트는 측정치를 첨부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이전에 테스트했던 Kaira Pro for Xbox와 달라진 점이 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여전히 4 kHz에 딥이 존재하는 형태로 성향 자체는 비슷하지만, 밸런스는 Kaira X가 더 좋습니다. 드라이버는 같지만, 내부 설계가 달라서 발생하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Kaira X가 Pro 버전보다 더 단단하고 시원스러운 음을 내주며, 유선 제품이라서 노이즈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Razer Kaira Pro for Xbox 칼럼 보러 가기
소비력에 차이가 있고 가격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아서 어지간하면 가격에 대한 평가를 기피하는 편입니다. 제가 납득이 안 되거나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될 때 정도만 잠깐 언급하는 정도에 그치는데요. 이 제품은 가성비가 꽤 괜찮습니다. 1~3만 원 정도 하는 헤드셋을 사용하던 분이라면 79,000원이라는 가격은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그들이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노하우, 그리고 성능과 마감을 고려한다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심지어 외관을 구성하는 요소와 드라이버 등에서 원가절감을 하지 않아서, 보급형 시장을 작정하고 겨냥한 제품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가격대 제품과 비교했을 때 딱히 꿇릴 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습니다.
Xbox와 PlayStation 전용기기처럼 되어 있지만, 3.5 mm 아날로그 연결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호환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요즘 스마트폰처럼 3.5 mm 아날로그 포트가 없는 기기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마저도 어댑터만 있다면 한계를 극복해낼 수 있습니다. 즉, PlayStation 버전이라고 할지라도 Xbox 게임 컨트롤러에 연결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Kaira X 구매를 고려하신다면, 어떤 색이 더 마음에 드는지 정도만 고민하시면 되겠습니다.
퀘이사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Razer Kaira X - 게이밍 헤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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