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구매 예시 TEXAMPLE OF BUYING A KEYBOARD
이번엔 제가 최근 구매한 Qwertykeys QK60 R2로 구매하는 과정을 복기해 보겠습니다. 판매 기간은 2023년 6월 18일까지고 배송 예정일은 2023년 7월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 배송은 7월 20일에 받았습니다. 약 한 달 정도 기다린 셈인데, R2(Round 2)라서 그런지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 구성품 확인
구매하려는 키보드를 골랐다면 구성품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키캡, 스위치, 스태빌라이저는 서드파티 제품을 구매해도 되니 구성품에 없더라도 무관합니다. 하지만 하우징(상판, 하판, 무게추, 베지 등)과 보강판, PCB는 없으면 키보드를 구성할 수 없으므로 별도 구매해야 합니다. 이 저점으로 인해 앞서 키보드를 실제로 구매해보기 전 키보드의 구조에 대해 간략히 알아봤던 것입니다. QK60 R2는 하우징(상판, 하판, 무게추)과 하부 흡음재, 가스켓(개스킷), 범폰, 가방, 드라이버, 도터 보드를 제공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강판과 PCB를 추가로 구매해야 합니다.
좌: 탑 마운트 / 우: 가스켓 마운트 (출처: https://www.keyboard.university/200-courses/keyboard-mounting-styles-4lpp7)
구성품에 가스켓이 있는 걸 통해 가스켓 마운트를 채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 커스텀 키보드는 대부분 탑 마운트를 활용했었는데, 최근에는 가스켓 마운트가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독특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키감을 만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마운트보다 생산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제 이것도 옛말인 게, 20만 원 초반인 QK60은 물론이고 이제는 10만 원 미만 가격대에서도 가스켓 마운트를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습니다. 그밖에 도터 보드(Daughter board)는 마더 보드(Mother board)와 연결하는 작은 PCB를 의미합니다. 보통 도터 보드는 USB 포트를 원하는 위치에 배치시키기 위해 사용합니다.
QK60의 도터 보드
□ 배열 선택
구성품을 모두 확인했다면 어떤 키보드를 만들지 골라야 합니다. 저마다 보는 순서는 다르지만 저는 보통 배열부터 고릅니다. 배열은 단순히 어떤 키를 사용할지 선택하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상판 형상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QK60은 60%에 해당하는 윈키, 윈키리스, 해피 해킹 배열을 지원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61키(포커) 배열과는 조금 다릅니다. 오른쪽 Shift가 1.75u 크기이고 옆에 Fn이 있습니다. 하단 배열 역시 Alt, Windows(Super), Ctrl이 1.25u가 아닌 순서대로 1.5u, 1u, 1.5u로 조금 다릅니다. 이런 소소한 차이로 인해 스페이스 바 길이 역시 7u입니다. 변태 중에서도 변태 배열인데요. 키캡을 구매할 때 이점을 고려해야 하니 잘 살펴봐야 합니다. 저는 세 배열 중 해피 해킹(HHKB)을 택했습니다.
□ 하우징 선택
배열을 선택했다면 다음으론 색상을 골라보겠습니다. 색상은 상판과 하판으로 나뉩니다. 상판은 스모키 아크릴, 블랙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화이트 전기영동 알루미늄이 있습니다. 이미지에는 블랙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화이트 전기영동 알루미늄만 있네요. 여기서 아노다이징과 전기영동의 차이를 알면 좋습니다. 아노다이징은 일반적으로 금속 표면을 처리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입니다. 금속 재질감이 잘 드러나며 상대적으로 어두운색을 표현하기 용이합니다. 하지만 흰색처럼 밝은색은 구현하기는 어려운데, 이때 활용하는 게 전기영동입니다. 상대적으로 금속 재질감이 묻히긴 하지만 밝은색을 만들기 좋은 방식 중 하나입니다. 다만, 아노다이징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알고 하판을 살펴보면 블랙을 제외한 그린, 라일락, 옐로우, 아이스 화이트 모두 전기영동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상판은 블랙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하판은 전기영동 옐로우를 선택했습니다.
무게추는 바닥에 Qwertykeys라고 세긴 부분을 말합니다. 키보드에 따라 하우징 안쪽에 무게추를 배치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알루미늄만으로는 너무 가벼운 경우 무게를 더하거나 단순 미적인 이유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전기영동 블랙, 전기영동 아이스 화이트, 미러 PVD 더스트, 샌드블라스트 PVD 골든이 있으며 이 중 전기영동 블랙을 선택했습니다.
□ PCB 선택
이젠 추가 구매해야 하는 부속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구성품에 보강판과 PCB가 없으니 두 부속품을 추가로 구매해야 합니다. 보통 판매 페이지에 별도 구매 박스가 있거나, 추가 부속품 판매 페이지를 통해 따로 구매해야 합니다. PCB는 흔히 핫스왑 여부, 무선 지원 여부에 따라 나뉩니다. QK60 R2는 모두 핫스왑 기판이고 연결 방식만 유무선인지 유선 전용인지에 따라 나뉩니다. 핫스왑 기판은 납땜 없이 손쉽게 키보드를 조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핫스왑 소켓으로 인해 공간 확보가 안돼서 배열이 제한됩니다. 솔더링 기판은 조립 난도가 오르긴 하지만 핫스왑과 비교해서 스위치와 PCB 간에 고정력이 강하고 하나의 기판으로 여러 배열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PCB를 선택할 때 어떤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MK 혹은 VIA가 일반적인데, QMK를 지원하면 보통 VIA도 같이 지원합니다. 다만 키보드에 따라 VIA를 인식시키는 방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VIA를 활용하지 못하면 매핑이 번거롭거나 원하는 기능을 매핑하지 못할 수 있으니 중요한 요소입니다. QK60 R2는 무선 버전의 경우 자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유선 버전은 QMK, VIA, Vial 지원한다고 명시돼있습니다. 전용 소프트웨어는 브랜드가 같더라도 제품에 따라 매핑할 수 있는 기능이 다른 경우가 있으니 구매하려는 키보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보강판 선택
보강판은 키감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부속품이며 알루미늄, PC, FR4 등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또한 같은 재질을 사용하더라도 기판이나 보강판에 구멍(Flex-cut)을 뚫어 또 다른 키감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가장 무난한 선택은 알루미늄 보강판 이지만 색다른 키감을 원한다면 보강판을 여러 종류 구매해 교체해 보는 것도 재미입니다. 그 밖에 보강판의 형태에 따라 PCB 고정형 스태빌라이저와 보강판 고정형 스태빌라이저로 나뉩니다. 이 부분은 스태빌라이저를 구매할 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PC, 카본 파이버 보강판을 선택했습니다. 여기까지 약 23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