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CAT 제품답게 이번에도 그립감이 참 마음에 듭니다. 너비와 높이 그리고 툭 튀어나온 부분 곡률까지, 클로 그립을 주로 사용하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인 제품입니다. 한 가지 살짝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옆면 마감 방식입니다. 벌집 모양 패턴을 유광으로 마감했는데, 손이 건조할 경우 미끄럽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너비가 적절해서 사용 중에 미끄러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아, 벌집 모양이 보이는 반투명 하우징은 호불호가 갈리겠군요.
정말 중요한 부분은 바로 스위치입니다. 오래전부터 OMRON 스위치에 의존하던 게이밍 기어 업체들은 스위치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HUANO나 Kailh 등 새로운 제조사 스위치를 찾아 나서는 추세인데요.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Razer는 광학 방식을 활용해서 내구성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ROCCAT 역시 뒤이어 자체 제작 스위치를 탑재했는데요. 역시 ROCCAT답게 1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버튼을 누를 때 흔들리지 않게 원형 모양이 맞물리도록 설계한 디테일은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또한, 클릭감이 이질적이지 않아서 적응 기간이 필요 없습니다. 구분감이 확실하다는 장점도 존재하고요. 대칭형 유선 마우스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BURST PRO를 목록에 밀어 넣을 겁니다.
BURST PRO는 정말 잘 만든 마우스입니다. 그립감, 표면 질감, 무게, 센서 정밀도, 클릭할 때 들어가는 힘, 내구성을 비약적으로 개선한 스위치까지. 딱히 흠잡을 만한 구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선 제품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표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ROCCAT이 생각하는 무선 기술의 마지노선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과도하게 신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선 마우스인 KAIN202를 보면, 분명 무선 제품이 출시되긴 할 겁니다.'라며 버틴 시간이 꽤 길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KONE PURE 무선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전 이제 BURST PRO 무선도 기다리게 될 듯합니다. 완벽주의 ROCCAT, 소비자들의 기다림은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상 QM깜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