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CEO 런정페이(Ren Zhengfei)는 자사의 Ascend 칩 제품군이 미국이 생각하는 만큼 강력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으로, 2025년 6월 10일 해당 내용은 신문 1면에 실려 화웨이 CEO의 발언이 당과 국가 정책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인터뷰 중 두 번째 질문은, 미국이 수출 통제 위반을 이유로 화웨이의 Ascend 칩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과 그것이 화웨이에 미친 영향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런정페이는 이렇게 답했다. “중국에는 칩을 만드는 기업이 많고, 그중 잘하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화웨이는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미국은 화웨이의 성과를 과장하고 있어요 — 우리는 아직 그렇게 강력한 회사가 아닙니다. 그들의 평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의 단일 칩은 여전히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전 세계 기술 패권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핵심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의 입장에서 매우 중대한 자인이다. 더욱이 이러한 발언이 공산당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 1면에 실렸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은 크다. 《인민일보》는 중국 정부가 아니라 공산당이 직접 통제하는 매체로, 여론 형성, 당 정책 전달, 국내 반응 탐색, 국제 사회의 반응 시험 등을 위한 도구로 종종 활용된다. 이는 중국이 향후 공식 정책 변화를 시행하기 전, 기조를 조율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중국은 수년간 미국의 기술 분야 제재가 자국의 발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작년에 네덜란드 총리에게 “ASML이 필요 없다”고까지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어떤 나라도 섬처럼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 중국이 미국에 자국 제품을 수출하지 않거나 수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상품과 서비스를 보낼 국제 시장은 필요하다. 게다가 이번 인터뷰는 특히 화웨이의 Ascend 프로세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가 미국과 그 동맹국의 경계를 넘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베이징이 전략적으로 자국의 취약성을 드러낸 보기 드문 사례다.
최근 양국은 관세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서로 보복 관세를 주고받다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45%,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수준까지 치달았다. 다행히도 양국 모두 그 여파를 실감하면서, 결국 양국 무역 대표들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을 통해 양측은 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관세율은 각각 30%와 10%로 낮아졌다.
이번 인터뷰는 베이징이 미국과 일부 사안에 대해 타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을 금지했는데, 이는 TSMC 및 기타 반도체 공장에서 칩을 설계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다. 그러나 이 제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고위 통화 이후 곧 해제되었다.
물론 중국도 여전히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칩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의 최대 공급국 중 하나이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자국산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희토류가 없으면 반도체 공급망은 큰 차질을 빚게 되고, 현재의 비용으로 칩을 생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은 자국 및 유럽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 정부가 화웨이 고객사들을 제재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미국 기업에도 희토류 접근을 다시 허용하는 등의 중대한 양보를 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